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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1만 곳 오늘부터 이틀간 집단 휴원 예고

서울 강남구에 사는 워킹맘 송모(32)씨는 22일 세 살 된 딸이 다니는 어린이집으로부터 “23~24일 맞춤형 보육에 반대하는 집단 휴원에 동참할 예정”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어린이집 원장은 송씨에게 “이틀간 가정에서 아이를 돌봐줬으면 좋겠다”며 “꼭 맡겨야 할 상황이면 당직 교사가 나와서 아이를 봐주겠지만 웬만하면 맡기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송씨는 “갑작스레 통보를 받아 남편도, 나도 휴가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휴원 첫날은 시어머니에게 아이를 부탁했는데 나머지 하루는 달리 방법이 없어 큰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냥 어린이집에 맡기고 싶지만 그랬다가 아이에게 미운털이 박힐까 걱정돼 보낼 수도 없는 실정”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소속 어린이집이 23일부터 이틀간 집단 휴원을 강행하기로 했다. 다음달 1일 시행되는 맞춤형 보육에 강하게 반발하면서다. 이에 따라 보육 현장에서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민련은 민간 어린이집 1만4000여 곳 중 1만 곳 이상이 휴원에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송씨와 같은 맞벌이 부모들은 당장 아이 맡길 곳을 찾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4세와 5세 연년생 남매를 둔 워킹맘 안모(34·경기도 고양시)씨는 “주변에 애를 부탁할 곳이 없어 고민하다 시간제 보육시설에 맡기기로 했다”며 “따로 돈도 내야 하고 오후 6시면 문을 닫아 퇴근 시간도 앞당겨야 하지만 맡길 데가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맘스홀릭 베이비’ 등 온라인 육아 카페에도 “양가 부모님도 봐줄 상황이 아닌데 애를 데리고 출근하라는 건가”(아이디 scug***), “자기들 싸움에 왜 우리 아이들이 볼모로 피해를 봐야 하는 거냐”(아이디 whit**) 등 답답함을 호소하는 엄마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맞춤형 보육은 0~2세 영아를 대상으로 어린이집을 종일반(하루 12시간)과 맞춤반(6시간)으로 나눠 이용하게 하는 정책으로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맞벌이·다자녀 가정의 자녀 등은 종일반으로, 전업주부 자녀는 맞춤반으로 편성된다. 어린이집들은 이 같은 정책이 시행되면 보육료 수입이 크게 줄어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부모와 영·유아들을 외면한 일부 어린이집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임의로 문을 닫는 어린이집은 운영 정지나 시설 폐쇄 등 행정 조치를 받을 수 있다.

복지부는 보육료 집중 신청 기간이 끝나는 24일 종일반 신청 현황과 어린이집 단체 의견 등을 검토해 보육료와 종일반 기준 완화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어린이집 단체인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와 원아 20명 이하의 소규모 어린이집 단체인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는 이번 집단 휴업에 동참하지 않기로 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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