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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규, 11개 식당 운영하며 청년 사업가 양성…한상엽, 올 상반기에만 사회적 기업 5개 지원

김윤규 청년장사꾼 대표
창업 프로그램 80회, 300명 거쳐
교육받은 청년들 식당 10곳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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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규 대표는 “청년들이 ‘흙수저’라고 푸념만 늘어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 김춘식 기자]


지난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원효로1가 44번지 인쇄소 골목. 5m 남짓한 좁은 길 사이로 허름한 공장과 사무실이 뒤엉켜 있었다. 골목 끝에 다다르자 ‘감자 살래, 나랑 살래’, ‘치킨 사우나’와 같은 익살스러운 현수막이 걸린 6개의 식당이 나타났다. 감자튀김과 치킨, 삼겹살, 철판요리 등을 파는 ‘청년장사꾼’의 대표 음식점들이다.

식당에 들어서자 저녁 장사 준비로 분주히 움직이는 종업원들과 교육생인 듯 보이는 20대 초반 남성 2명이 눈에 들어왔다. 청년장사꾼이 운영하는 2주짜리 창업 프로그램의 수강생들이다. 김윤규(29) 청년장사꾼 대표는 “우리 식당에선 음식만 팔지 않는다. 장사 노하우를 가르쳐 창업가로 키우는 것도 주된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11개의 식당을 운영하는 청년장사꾼의 전체 직원 수는 총 36명. 평균 연령 26세의 젊은 청년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단순한 ‘알바’나 종업원이 아니다. “언젠가 창업을 하게 될 사업 파트너들입니다. 청년장사꾼은 저 혼자가 아닌 ‘우리’ 파트너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회사죠.” 그동안 김 대표가 운영한 창업교육 프로그램은 80회 진행됐고 300여 명이 교육을 받았다. 이 중 10주간의 인턴을 거친 이들은 청년장사꾼 정직원으로 채용됐다. 직원으로 근무하거나 교육을 받은 이들이 창업한 식당만 10곳. 이 중 두 곳은 청년장사꾼이 공동 투자했다.

이처럼 김 대표가 청년 창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이유는 뭘까. “대학 때 창업해서 자취방 전세금을 몽땅 날린 경험 때문이죠. 저 같은 시행착오를 줄여보고 싶었습니다.” 김 대표는 군 전역 후 노점상 등을 하다 2012년 부모님 몰래 전세 보증금을 빼 조그만 커피집을 차렸다.

그러나 창업 몇 달 만에 보증금 3500만원을 몽땅 날렸다. 2013년에는 아는 형과 동업으로 ‘열정감자’라는 감자튀김 집을 열어 성공시켰지만, 곧 전문 ‘특허사냥꾼’의 표적이 돼 자기가 만든 식당의 이름을 못 쓰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였다. 이때의 경험으로 김 대표는 청년장사꾼이란 법인을 세우고 본격적인 음식 사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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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사업을 통해 김 대표가 이루고 싶은 꿈은 두 가지다. 첫째는 자신과 같은 청년 창업가를 키우는 일이고 둘째는 주민들과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가는 일이다. 실제로 현재 청년장사꾼의 식당이 밀집한 원효로 인쇄소 골목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열정도(島)’로 불린다.

이곳에선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열정 마켓’이 열린다. 청년장사꾼의 주도로 지역주민과 영세상인 등이 함께 모여 벼룩시장을 연다. 양초와 방향제, 에코백, 디자인 상품, 구제 옷 등 다양한 상품이 좌판에 깔리고 푸드트럭도 15대가량 동원된다. 김 대표는 “조그만 골목에 매번 5000명 이상 찾는 지역축제가 됐다”고 말했다.

청년장사꾼의 다음 목표는 세계시장이다. 김 대표는 “하반기에 한국만의 음식인 ‘컵밥’ 매장을 미국과 인도네시아에 오픈할 계획이다. 청년 일자리를 늘리고 한식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상엽 소풍 대표
“돈벌이 아닌 가치 있는 일 하고 싶어”
매년 15개 소셜벤처 키우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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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에 투자하는 ‘소풍’의 한상엽 대표가 서울 성수동 사무실에서 투자한 기업들의 이름이 적힌 스티커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오종택 기자]


사회적 기업의 창업을 지원하는 ‘소풍’의 한상엽(32) 대표는 지난 3월 청년 일곱 명과 사업계획서 한 장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청년들은 인디밴드에게 시민들이 3000원씩 후원할 수 있는 펀딩(Funding) 사이트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창업은커녕 기본적인 경영 지식도 없어 보였다. “귀에 피어싱을 잔뜩 하고 와서 홍대 앞 인디밴드 역사를 줄줄 읊더라고요. 딱 봐도 그냥 덕후(매니어를 뜻하는 일본어 ‘오타쿠’의 인터넷식 표현)들이었어요.”

그러나 한 대표는 이들의 창업을 돕기로 했다. 초기 투자금으로 2000만원을 내줬다. 3개월간 운영과 홍보 방법 등을 밀착 교육했다. “무명 음악가들의 수익이 보장된다면 사회가 향유할 수 있는 문화가 훨씬 다양해지겠죠.” 그 결과 지난주 ‘삼천원’이라는 이름의 펀딩 사이트가 문을 열었다.

한 대표는 청년 창업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청년 기업가다. 올해 초 소풍 대표를 맡은 그는 “매년 15팀가량 사회적 기업을 일으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에만 다섯 개 팀이 소풍의 투자금과 교육 지원을 받아 창업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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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사회적 기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뭘까. “사람의 욕구를 파악하는 기업인의 본능은 공익적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과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규제를 가하지만 기업인은 ‘이동성’이라는 욕구를 파악해 ‘소카’와 같은 카셰어링 서비스를 만들죠.” 한 대표는 “이런 창의성이 사회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부터 기업의 공익적 역할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경영학도였던 한 대표는 “‘흙수저’였기 때문에 무조건 돈부터 많이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학 재학 중 ‘뭉크’라는 웹툰 공급회사를 만들어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그런데 행복하지 않았어요. 돈이 많이 벌리면 불끈불끈 힘이 날 줄 알았는데 지치기만 했습니다.” 그때 우연히 읽은 책이 『세상을 바꾸는 대안기업가 80인』이다. 이 책으로 인생이 바뀌었다. “돈벌이만이 아니라 기업을 수단 삼아 더 가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한 대표는 사회적 기업가를 꿈꾸는 대학생들의 동아리 ‘넥스터스’를 만들어 활동하다 졸업 후엔 ‘인맥 격차를 없애겠다’며 당시 한국에선 드물었던 인맥 연결 벤처인 ‘위즈돔’을 설립했다.

한 대표가 투자 대상이 될 청년들에게서 가장 찾고 싶어하는 것은 ‘열정과 끈기’다. “창업을 하면 일반 기업에 취직했을 때보다 100배 더 좌절하고 주저앉게 됩니다. 없던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것이니까요. 기업을 통해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싶은지 그 목적에 대한 순수하고 강한 열정이 없으면 절대 할 수 없죠.”

글=윤석만·김나한 기자 sam@joongang.co.kr
사진=김춘식·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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