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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기부한 ‘비단결’ 여고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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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어린이들을 위해 모발 기부에 나선 박나현·위지현·최영민·김나연양.(왼쪽부터) [사진 월봉고]


10대 여고생들이 1년 넘게 기른 소중한 머리카락을 잘랐다. 백혈병·소아암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 ‘모발 기부’를 하기 위해서다. 충남 천안의 월봉고 3학년 박나현(18)양과 2학년 위지현(17)·최영민(17)·김나연(17)양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최근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자신들의 머리카락을 각기 기증했다. 기부된 머리카락은 항암치료 중에 탈모가 생기는 어린이 환자를 위한 가발 제작에 사용된다. 이들은 개인적으로 기부를 한 탓에 서로의 기부사실도 몰랐다고 한다.

박나현 양은 “소아암을 앓는 아이가 머리카락이 없어 놀림을 당한다는 뉴스를 보고는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며 “어린 나이에 속상하고 상처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머리카락을 기부하려면 길이가 25㎝ 이상 돼야 한다. 또 염색·파마는 물론이고 고데기조차 사용하지 못한다. 건강한 머리카락을 유지하기 위해 한겨울에도 헤어드라이어 대신 자연바람이나 선풍기로 머리를 말려야 했다.

김나연 양은 앞서 중학교 3학년 때도 45㎝ 가량 기른 머리카락을 기부했다. 그는 “건강하고 숱도 많은 질 좋은 머리카락을 기부할 수 있어 좋았다”며 웃었다. 그는 머리카락 기부 사실이 알려지는 걸 꺼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진선 교사가 허리까지 길었던 김양의 머리카락이 짧게 잘려진 모습을 보고는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어보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 교사는 수소문 끝에 김양 외에 3명이 더 모발 기부를 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들 4명은 모발기부를 계속하기 위해 지금도 머리를 기르는 중이다. 최영민 양은 “백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머리를 기르는 동안 겪는 불편은 아무것도 아니다. ”라고 말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진 뒤 학교엔 “나도 기부를 하고 싶다”며 머리를 기르는 여학생이 크게 늘었다. 이진선 교사는 “여고생들의 따뜻한 마음이 불씨가 돼 더 많은 기부행렬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안=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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