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경제 view &] 로봇이 두렵다면 로봇 만드는 회사를 소유해 버려라

기사 이미지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영국에서 1차 산업혁명으로 기계가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으면서 섬유 노동자들의 생활은 끔찍한 상황에 몰리게 됐다. 급기야 1811년 이른바 러다이트(Luddites)로 불리는 기계파괴운동이 일어났다.

반면, 기계를 소유한 자본가들은 부를 축적하면서 신흥계급으로 떠올랐다. 만일 이때 노동자들이 기계를 부수는 대신 자본을 소유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현재 인공지능·로봇기술·생명과학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과거의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단순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았다면 인공지능이 결합된 기술은 세무사·회계사·기업분석가 등 전문직 일자리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과 로봇 때문에 지금 일자리의 절반 가량이 사라진다는 연구도 있다. 창의적인 분야, 고도의 전문지식을 가진 근로자를 제외하고는 미래 불확실성이 크다. 미래에 살아남을 직업을 예측해서 대응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10년, 20년 후에 어떤 직업이 사라지고 어떤 직업이 새로 부각될 것인지 알기 힘들기 때문이다.

나의 인적자본 가치가 위협받아 변동성이 커지는 이때,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 기업은 자신의 시장을 위협하는 영역에 대응하기 위해 그 사업영역을 내부화하는 전략을 취한다. 모바일 구매가 TV 홈쇼핑의 경쟁자로 나타나자 모바일 쇼핑 사업을 같이해 버리는 경우가 그런 사례다.

근로자도 로봇이 위협이 되면 로봇을 소유해버리면 된다. 로봇을 만드는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는 방법을 통해서다. 자동차 엔진과 관련된 일을 하는 근로자가 전기자동차의 등장에 대비해서 전기자동차 회사의 주식을 가질 수도 있다.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글로벌 혁신자본을 소유할 수 있다.

임금근로자가 유망한 혁신자본을 보유하면 사회의 급속한 변화에도 어느 정도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기술혁신이 급격히 진전되면 자신의 임금이 낮아지거나 일자리가 불확실해지는 반면 해당 자본의 생산성은 높아진다. 이때는 근로소득은 낮아지지만 보유한 자본의 수익이 높아져서 소득 손실을 벌충할 수 있다. 한편 환경이 예상보다 덜 혁신적으로 변하면 자본 수익은 기대에 못 미치지만 일자리는 유지돼 전체적인 현금흐름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근로자가 이런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다. 연금은 개인이 축적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기금융자산이어서 투자에 적합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퇴직연금의 경우 해외투자가 가능한데도 원금 보장 상품의 비중이 90% 이상에 이른다. 개인연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자산구성은 4차 산업혁명에서 혁신의 과실을 향유하거나 임금근로자가 직면하는 불확실성을 보호해주지 못한다.

이런 면에서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의 전략을 눈여겨 볼만하다. GPFG는 노르웨이의 인구고령화와 미래의 원유가격 하락이라는 장기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1990년에 설립했다. 원유를 판 수입을 기금으로 조성해 투자를 하는데 현재 규모가 8500억 달러(약 1000조원)에 이른다. 기금의 60% 정도를 주식에 투자하다 보니 인구 500만 명에 불과한 나라가 세계 75개 국가의 9000여 개 기업에 투자해 상장주식의 1.3%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GPFG는 유가 움직임에 따라 미래 세대의 부가 변동할 수 있는 부분을 펀드를 통해 방어해놓고 있다.

개인은 연금이라는 각자의 기금을 쌓아가고 있다. 앞으로 20~30년 연금을 쌓아가야 하고 4차 산업혁명의 중심부에 서게 될 우리, 특히 젊은 층은 GPFG처럼 장기적·전략적인 시각으로 연금을 봐야 한다. 연금이 단순히 돈을 모아두는 장소라는 수동적인 생각을 넘어서야 한다.

자신의 연금으로 글로벌 혁신기업을 보유함으로써 100세 시대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래의 변화에 장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전략적인 시각에서 글로벌 자본가가 되어보자.

김 경 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