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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리에 안 맞는 ‘김희옥·정진석 책임론’

새누리당 비대위가 탈당 무소속 의원 7명의 일괄 복당을 결정한 뒤 벌어지는 소동이 가관이다. 소위 친박이라는 사람들이 떼 지어 몰려다니며 “비대위의 쿠데타” “청와대에 대한 반기”라는 소리를 해대는가 하면 “복당 무효” “김희옥·정진석 책임론”을 주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친박들의 언행은 사리에 안 맞고 민심과 한참 동떨어졌다. 딴 나라 사람들 같다. 더구나 김희옥 비대위원장은 친박들이 무리수까지 저지르면서 자기들 사람이라고 앉혀놓은 인물인데 제 뜻대로 안 된다고 또 흔들고 있으니 얼마나 얼굴이 두꺼운가.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복당의 결정권한은 최고위원회에 있고, 지금 비대위는 전국위원회 의결에 따라 최고위원회를 대신하고 있기에 비대위가 복당의 의결주체라는 건 자명하다. 또 비대위원 11명 전원이 모여 비대위원장의 사회로 토론과 두 차례 무기명 투표 끝에 ‘일괄 복당’을 선택했기에 절차와 방식의 민주성은 의심할 바가 없다.

쿠데타는 헌법적 정통성이 없는 세력이 총칼이나 폭력을 동원해 권력을 빼앗는 걸 말한다. 적법한 절차를 밟은 합법적 기관의 의사결정을 쿠데타라고 외치는 친박의 언어 사용 방식은 얄팍하고 선동적이다. 그들은 새누리당의 창업자·대주주·실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도전이라는 의미로 쿠데타라는 표현을 썼을지 모르나 집권당의 최고기구가 특정 사안에 대해 청와대의 뜻을 거스르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

대통령이라도 잘못된 의식과 판단은 교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오히려 박 대통령과 청와대, 친박 그룹은 비대위의 이번 결정을 계기로 지난 1년간 정국을 꼬이게 만든 ‘배신자 정치론’ ‘진실한 정치론’의 졸렬한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새누리당은 가라앉는 난파선 신세와 같다. 알량한 기득권에 사로잡힌 친박의 입장에서 유승민 복당은 청천벽력일 수 있겠지만 4·13 총선으로 그들을 심판한 다수의 유권자 눈에 그의 복당은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이를 무효화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발상이야말로 총선 민심을 거스르는 오만 방자하고 쿠데타적인 사고방식이다.

김희옥 위원장은 무슨 이유인지 당무를 포기하고 칩거 상태에 들어갔다. 사퇴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그가 정당한 권한으로 적법하게 회의를 주재해 민심에 합치하는 결정을 내리고서도 물러난다면, 박 대통령과 친박 그룹에 ‘유승민 복당을 막지 못해 죄송하다’는 사죄처럼 국민한테 비춰질 것이다. 김 위원장은 민심과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이런 유의 엉뚱한 처신을 하지 않기 바란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친박의 패권적, 막무가내식 공격에 허무하게 무너지는 일을 또다시 되풀이해선 안 된다.

박 대통령은 친박 세력과 거리를 두는 게 좋다. 정치·경제·국제 관계에서 위기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파도처럼 들이치는데 파벌 지도자 이미지로 국난을 극복할 수 없는 것 아닌가. 파벌, 정당, 이념의 차이를 떠나 모두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으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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