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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브렉시트 반대 영국 의원 피살, 남의 일 아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EU 잔류를 지지하는 여성의원이 총격으로 살해되는 뜻밖의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노동당의 조 콕스 하원의원이 그제 자신의 지역구인 잉글랜드 북부 웨스트요크셔의 버스톨에서 한 남성이 쏜 총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목숨을 잃었다. 국민투표를 1주일 앞두고 발생한 이 사건으로 영국이 충격과 혼돈에 빠졌다.

범인이 현장에서 “영국이 우선(Britain first)”이란 말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지만 확실한 범행동기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콕스 의원이 브렉시트 반대 캠페인을 열성적으로 벌여 왔다는 점에서 영국의 EU 잔류에 반대하는 사람의 계획된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을 뿐이다. 사건의 여파로 브렉시트 찬반 캠페인이 올스톱된 가운데 일각에선 국민투표 연기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브렉시트를 둘러싸고 영국은 극심한 내홍(內訌)을 겪고 있다. 국민투표가 임박할수록 EU 탈퇴 여론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지만 여론조사 기관마다 차이가 커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이런 터에 발생한 의원 피살 사건은 국가의 정체성과 진로를 둘러싼 갈등이 폭력으로 비화한 불길한 과거를 상기시켜 주고 있다. 사건이 몰고 올 파장을 영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는 까닭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서구에서는 고착화하는 경제·사회적 격차에 속수무책인 엘리트 중심의 기성 정치권에 대한 서민층과 젊은 층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이민과 난민, 테러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폐쇄적인 자국 우선주의와 신(新)고립주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현상과 영국의 EU 탈퇴 기류는 이러한 배경에 기인하고 있는 측면이 커 보인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를 주도해 온 개방적 국제주의 질서 위에서 우리는 그나마 여기까지 발전했다. 미국과 영국의 폐쇄적 고립주의 기류가 우리에게도 강 건너 불일 수 없는 이유다. 국제질서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우리도 나름의 대비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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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