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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호선 도어엔 저가 부속품…분당선보다 고장 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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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웅 은성PSD 팀장(오른쪽)이 지난 11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스크린도어 위쪽 구동부를 열어 부품을 점검하고 있다. 김 팀장과 한 조를 이룬 박휘건씨가 스크린도어 너머 선로를 바라보며 전동차가 들어오는지 확인 중이다. 이날 두 사람은 오전 7시30분부터 약 9시간 동안 함께 일했다. [사진 오종택 기자]


11일 오후 1시30분 서울 지하철 신림역 승강장. 은성PSD 강남지사 김세웅(60) 팀장과 박휘건(19)씨는 인파를 피하며 8-4 지점 스크린도어로 바삐 걸어갔다. 이들은 스크린도어 위에 있는 역명 표시등에 이상이 생겼다는 고장 신고를 받고 신정네거리역에서 왔다. A자 모양 2단 사다리에 올라선 김 팀장은 서울메트로 전자사업소 직원에게서 마스터키를 받았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스크린도어 위쪽 덮개를 열고 내부를 살폈다.

작업이 시작된 지 10여 분이 지나자 김 팀장이 쓰고 있던 안경이 콧방울까지 흘러 내려왔다. 옆에서 박씨는 작업을 거들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눈을 크게 뜨며 작업하는 모습을 살폈다. “요즘 은성PSD 욕 많이 먹잖아”라는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김 팀장과 박씨가 입은 조끼에는 이 회사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구의역 사고 2주째인 이날 은성PSD 스크린도어 수리팀을 9시간 동안 따라다녔다. ‘신림역 역 표시등 이상’은 김 팀장 조에 들어온 두 번째 고장 신고였다. 신림역에서 20분가량 걸린 작업을 마치자마자 이들은 일일 점검을 해야 하는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으로 향했다. 근무 교대 시간까지 2시간밖에 남지 않았지만 고장을 처리하다 보니 일일 점검 역 8곳 중 3곳이 남은 상태였다.

김 팀장은 “1~4호선은 분당선·공항철도에 비해 고장이 잦다. 스크린도어를 차에 비유하면 1∼4호선 것은 티코, 분당선 등에 있는 신형은 에쿠스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는 부속 대부분이 저가품이고 조잡하게 설계돼 있다. 자주 고장이 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구의역 사고 뒤 서울시는 ‘2인1조’ 엄수, 서울메트로 직원 동행 등의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미지근했다. 김 팀장은 “센서가 문제다. ‘레이저 스캐너 방식 센서’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레이저 스캐너 센서는 스크린도어 위쪽 모서리에 달려 있어 승강장 내에서 수리가 가능하다. 선로 쪽으로 나갈 필요가 없다.

반면 기존 ‘에어리어 센서’는 스크린도어 양쪽 끝에 하나씩 설치돼 있다. 김 팀장은 “센서 장애는 먼지만 닦아도 해결되는데 선로 쪽으로 나가 스크린도어에 달라붙어야 하는 게 문제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비 직원은 “2인1조나 직원 입회가 중요한 건 아니다. 어차피 선로로 몸을 내밀면 위험에 노출된다. 센서만 신형으로 바꾸면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숨진 김모씨도 지난달 28일 이 에어리어 센서를 고치려다 사고를 당했다. 레이저 스캐너 방식 센서는 지하철 1~4호선 스크린도어 9536개 중 1378개에 설치돼 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예산 문제 때문에 교체가 더디다. 올해는 760개 정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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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김씨 사고 전까지 정비 직원들은 ‘고장 신고 접수 후 1시간 이내 현장 도착’ 규정을 지켜야 했다. 박씨는 “예전엔 점심을 못 먹을 때도 많았다”며 “(규정이 바뀐) 지금도 신고가 몰릴 땐 숨이 찰 정도로 뛰어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2인1조 근무와 서울메트로 직원 입회가 안심이 되긴 한다”면서도 “각자 나눠서 하던 일을 두 사람이 같이 하니 업무량이 늘었다. 서울메트로 측에 연락해 직원을 기다렸다 일을 하니 시간도 많이 허비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후 4시50분에 회사에 도착했다. 회사 복귀 예정 시간보다 50분 뒤였다.

글=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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