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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에 ‘전화 변론’ 금지…판사 통화 녹음한다

2011년 무주 덕유산리조트를 사고판 부영그룹과 대한전선그룹은 대한전선 자회사 티이씨앤코가 보유한 271억원어치 회원권의 보증금 반환 여부를 놓고 4년여 동안 치열한 법적 분쟁을 치렀다.

지난해 12월 대한전선의 판정승으로 끝난 이 소송의 상고심에서 부영 측 변호인단에는 전 대법관 김능환(65·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있었다. 이 사건의 주심은 2011년 2월 말 대법관이 된 이상훈(60) 대법관이었다. 김 변호사와 이 대법관은 한동안 대법원에서 함께 일했다.

8월부터 대법원이 새로 시행키로 한 상고사건 배당 원칙은 이 같은 일을 방지한다.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선임된 상고사건은 그와 하루라도 대법원에서 함께 근무한 대법관이 주심을 맡을 수 없도록 배당체계가 바뀐다. 지난해 말 상고사건이 접수되는 즉시 재판부에 배당하던 관행을 상고이유서와 답변서 제출 기간이 지난 뒤에 주심대법관과 재판부를 정하도록 고친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조치다.

대법원은 16일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재판 공정성 강화 대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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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민형사 사건의 상대방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선 법정 밖에서 누구도 판사에게 특정 사건에 관한 의견을 피력할 수 없다는 원칙을 대법원 규칙에 명문화하기로 했다. ‘법정 외 변론’ ‘전화 변론’을 막기 위해서다.

법원에는 전화 변론 시도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다. 전관 변호사들의 전화 변론은 법조계의 공공연한 관행이었다. 최근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최유정(46) 변호사도 송창수 전 이숨투자자문 대표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사건과 관련해 자신과 연고 관계가 있는 재판부에 전화 변론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화 변론 근절책에는 판사실에 특정 사건의 변호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면 판사가 판단해 통화 내용을 녹음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상대에게 ‘통화 내용이 녹음된다’고 알려준 뒤 녹음을 해놓는 방식이다. 법원은 부당한 청탁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당변론신고센터(가칭)도 생긴다. 선임계를 내지 않은 변호사 등이 휴대전화로 사건에 관해 청탁하는 등 부적절한 접촉을 시도하면 법관이 법원 내부 통신망인 코트넷에 신고할 수 있도록 창구를 만들기로 했다. 법원행정처는 필요에 따라 신고 내용을 관계 기관에 통지하거나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8월부터 서울중앙지법이 시행 중인 ‘변호인과 연고 관계있는 재판부 재배당’ 제도를 전국 법원으로 확대 시행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연고 관계를 선전하거나 선임계 제출 없이 변론하는 행위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입법적 대책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김한규 회장은 “연고 관계 차단 방침에는 찬성하지만 법정 외 변론 금지 대책 등은 징계 등의 구속력이 없으면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지적했다.

임장혁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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