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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000만 지키자] “아빠 칼퇴근 못하면 회사에 벌칙을”

지난해 한국의 출산율은 1.24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활발해진 반면 가사·육아 부담은 줄지 않고 있는 게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출산과 육아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엄마들의 모임이 있다. 서울대 석·박사 과정을 다니는 엄마 대학원생 모임인 맘인스누(mom in SNU)다. 이곳엔 아이를 키우느라 공기업 직장을 그만두거나 시간을 쪼개 시간강사로 뛰는 엄마 등 다양한 경력자 270여 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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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형식의 저출산 토론에 참여한 맘인스누 회원들. 자신의 출산·육아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꼬집었다. 이들은 인식과 제도의 파격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 강정현 기자]


회원 10명이 지난 1월부터 10차례에 걸쳐 중앙일보 논설위원실과 저출산을 주제로 팟캐스트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육아휴직 강조만 하지 말고 정시 퇴근부터 시켜 줘라” “죽어라 공부하고 일해서 커리어(경력)를 쌓아도 출산·육아 앞에 무너지는 게 한국 알파걸의 현주소”라는 거침없는 말이 나왔다. 다음은 ‘별명 채팅’으로 재구성한 이들의 저출산 수다.

(중앙일보님이 맘인스누 회원님을 초대했습니다.)

▶ 중앙일보=“ 경험담부터 들어볼까요.”

▶ 효창동 현모양처=“임신 당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임신부 지정석에 대해 느낀 게 많아요. 한번은 만삭으로 힘들게 서 있는데 건장한 남자분이 무시하고 앉아 있길래 일부러 임신부라고 이야기했어요.”

▶ 강남 열공맘=“남편들의 의식도 바뀌어야죠. 남편에게 ‘육아를 도와준다’는 표현은 금기어예요. 육아가 ‘나의 일’이 아니고 ‘너의 일’이니까 도와준다는 게 아니라 함께하는 ‘우리의 일’로 봐야 합니다.”

▶ 평촌 이지맘=“어린이집에서 아이 찾는 것도 전쟁이에요. 제가 갈 때도 있지만 바쁜 경우가 많아 친정어머니·시어머니·동생 등 온 가족이 총동원되거든요.”

▶ 현모양처=“맞아요. 근무 시간과 보육시설 운영 시간이 일치하지 않으니까 아이 돌보미나 양육을 도와줄 사람은 필수예요.”

▶ 중앙=“가족 친화적 환경과 경력단절 문제는 어떻게 보시나요.”

▶ 이지맘=“강의 중간에 화장실에서 유축을 하는데 모멸감을 느꼈어요. 일을 하면 모유 수유를 하지 말라는 환경인 거죠.”

▶ 봉천동 버럭맘=“육아휴직 사용도 문제예요. ‘내가 휴직을 처음 쓰는 거 아닐까’라는 두려움에 첫 테이프를 끊기 어렵죠.”

▶ 여의도 휴직맘=“다들 육아휴직자가 직장으로 돌아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그만둔다’는 팩트(사실)만 보는 거 같아요. 그러면 악순환이 지속되는 거죠.”

▶ 이지맘=“요즘 30~40대 경력단절 여성들은 대부분 대졸 이상 고학력자예요. 그런데 과외 말고는 할 일이 없는 게 현실이죠.”

▶ 현모양처=“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교육 프로그램을 살펴보니 요리반·건강관리사반만 있어요. 이런 교육은 별로 원하지 않아요.”

▶ 중앙=“해결책은 있을까요.”

▶ 이지맘=“정답을 육아휴직으로만 몰아가는 건 옳지 않아요. 근무 시간 단축 등으로 일·가정 양립이 돼야 하는데 지금은 여성에게만 독박을 씌우죠. 아빠가 야근 때문에 육아를 못하면 회사 전체에 페널티(벌칙)를 주는 등 강력한 대안이 필요해요.”

▶ 금수저 링거맘=“셋째를 낳아야만 혜택을 주는 제도가 너무 많아요. 다들 결혼도 안 하려는 데다 첫째만 낳아도 버둥거리는데 무슨 셋째인가요. 바꿔야 합니다.”

(중앙일보님이 조주은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님, 정재훈 서울여대 교수님을 초대했습니다.)

▶ 중앙=“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전문가 대안이 궁금합니다.”

▶ 조주은=“직장어린이집을 대폭 늘려 아빠들도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리고 오가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면 퇴근 후 문화도 바뀔 거라고 봅니다.”

▶ 정재훈=“육아휴직을 넘어 근로 시간 단축, 탄력근무제가 제대로 돼야 여성 경력단절을 막을 수 있어요. 북유럽처럼 육아휴직 중인 남성에게 주는 수당도 대폭 올려야 해요. 저출산 문제를 풀려면 커다란 사고의 전환부터 해야 합니다.”

글=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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