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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감사원의 산업은행 ‘뒷북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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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경
경제부문 기자

“감사원의 산업은행 감사 발표를 보니 쓴웃음이 나오더군요. 감사원이 거의 매년 산은을 감사했는데 그동안 뭐했길래 이제야 대우조선해양 부실을 발견했나요.”

전직 금융감독원 임원 A씨가 16일 기자에게 보낸 e메일의 첫 문장이다. ‘대우조선 1조5000억원 분식회계, 대주주인 산은의 감독 소홀 책임’을 골자로 한 전날 감사원의 산업은행 감사 결과를 접한 소회다. 그는 “금감원 출신으로 산은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지만 감사원의 ‘뒷북 감사’도 문제”라고 했다.

 실제 감사원은 최근 6년간 2011년만 빼고 매년 산은을 감사했다. 그러나 대우조선 관리 부실을 지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2013년엔 이명박 정부 시절 산은 민영화를 위해 판매한 고금리 예금을 표적으로 삼았고, 2014년엔 사기성 회사채를 판매한 동양그룹에 대한 관리 소홀 문제를 지적했다.

지난해 초엔 산은 직원의 과도한 휴가·퇴직금·의료비 지원 등을 문제 삼았다. 당시는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을 기치로 내건 때였다. 금융권에서 “감사원이 그때그때 ‘유행하는’ 이슈만 파헤치다 보니 정작 대우조선이라는 근원적인 부실을 놓쳤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에 감사원의 산은 감사도 지난해 7월 대우조선의 새 경영진이 과거 5조원대 부실을 공개한 것이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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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상 감사원 산업금융감사국장이 15일 산업은행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감사원 발표 중에 새로운 내용이 별로 없다는 지적도 있다. 감사원의 주요 감사 결과 중 하나인 “산업은행이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을 대우조선에 적용하지 않아 분식회계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지난해 9월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당시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제기했던 문제다. ‘2013~2014년 손실을 반영하지 않아 적자가 흑자가 됐다’는 감사 결과도 대우조선과 안진회계법인이 올해 3월 ‘오류였다’며 정정한 내용이다.

감사원만큼이나 금융 당국의 책임도 크다. A씨는 “금감원의 산업은행 검사는 ‘컨설팅’ 수준이었다”며 “산은 소관 부처인 금융위원회의 눈치를 보느라 강도 높은 검사를 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다만 그는 “금융위를 핑계로 금감원이 대우조선 부실을 감지하지 못한 책임을 피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금융위는 대우조선 지분 8.5%를 보유해 산업은행(49.7%)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주요 주주로서 대우조선의 방만경영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이번 감사원 감사에는 금융위의 책임에 대한 언급은 없다. A씨는 e메일을 이렇게 마무리 지었다. “대우조선 부실은 산은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감사원·금감원·금융위의 합작품입니다. 국책은행 감시시스템을 바로잡지 않으면 ‘제2의 대우조선’이 또 나올 겁니다.”

이 태 경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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