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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전5기 우리은행 민영화…이번엔 되나

과년한 처자(處子), 한시라도 빨리 시집보내고 싶은 심정입니다.”

우리은행 민영화에 대한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의 촌평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3일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은행 매각 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방향으로 가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시중은행 중 유일한 정부 소유 은행인 우리은행 민영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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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위원장의 언급처럼 주가 흐름과 경영지표 등 분위기는 한결 좋아졌다. 연초 8000원대였던 주가는 요즘 1만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훨씬 웃도는 4433억원의 ‘깜짝 실적’을 냈다. 미래에셋증권(1만5000원)·하나금융투자(1만4500원) 등 증권사들은 앞다퉈 목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자산건전성도 개선됐다.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 이하 여신 비율이 3월 말 1.38%로 내려갔다. 조선·해운사에 빌려준 돈이 5조3000억원으로 많은 편이지만 대부분(85%)인 4조5000억원이 현금성 자산이 충분한 현대중공업 계열(3조1000억원)과 삼성중공업(1조4000억원)에 나갔다. 은경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은 다른 은행에 비해 경기 민감 업종 여신이 많아 그동안 저평가됐던 만큼 지금은 오히려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올 들어 유럽·싱가포르와 미국에서 해외 투자설명회(IR)를 연 데 이어 15~16일 일본에서 세 번째 IR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선 지난 두 차례의 해외 IR로 외국인 지분율이 20%에서 약 25%로 오르는 등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일본 IR은 대형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지켜본 일본 측에서 먼저 요청해 은행장이 나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주인 모시기’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매각의 키를 쥐고 있는 금융위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은행 지분을 얼마나 매각할지, 매각 공고를 언제 낼지 등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윤창현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은 “분위기는 분명 좋아졌지만 그렇다고 후끈 달아오른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종룡 위원장이 우리은행 민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공·사석에서 밝힌 바 있어, 연내 매각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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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방식은 지난해 7월 발표된 과점 주주 매각이 그대로 유지된다. 예금보험공사가 들고 있는 우리은행 주식을 4~10%씩 쪼개 높은 가격을 써낸 입찰자에게 매각하는 방식이다. 매각 대상에는 재무적 투자자뿐만 아니라 은행 경영을 리드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자도 포함돼 있어야 한다.

금융위와 공자위는 금융업을 영위하면서 과점 지분 최대치인 10% 지분 투자자라면 경영권에 관심 있는 전략적 투자자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예보 지분 51%를 전부 매각하지는 않고, 30~40% 정도만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 나중에 주가가 오를 때 나머지 지분을 팔면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보 지분 전체를 현 주가 수준(1만원)에서 매각하면 3조5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회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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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가능성 등 변수는 많다. 최대 걸림돌은 2010년부터 네 차례나 이어진 ‘매각 실패의 트라우마’다. 입찰 참가의향서(LOI)는 많이 들어왔지만 정작 실제 입찰 참여가 적어 ‘유효경쟁’ 미달로 번번이 무산됐다. 윤창현 공자위원장은 “네 차례의 실패로 비판과 비아냥을 들어야 했던 매각 당사자들이 트라우마로 인해 많이 주눅 들어 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이 “IR 단계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과 실제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다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다. 그는 “적어도 매수 물량뿐만 아니라 희망 매수가격까지 제시할 수 있는 투자자들이 나와야 매각 절차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권에서는 8~9월께 매각 공고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2개월 정도의 매각 절차를 거치면 10~11월께 우리은행 새 주인의 윤곽이 나온다. 마침 이광구 행장의 2년 임기가 연말에 끝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 매각이 잘되면 16년 만의 민영화 성공이라는 업적을 발판으로 이 행장이 차기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일·상업·평화은행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부실은행이 모인 우리은행의 민영화는 외환위기 이후 은행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경호 기자 prax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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