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롯데 직원들 '정신적 스트레스'심각…"뭘해도 욕먹는데 괴로워" "소개팅서도 눈치"

기사 이미지

지난 10일 검찰이 롯데호텔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김성룡 기자

검찰이 연일 롯데그룹에 대한 의혹을 쏟아내면서 롯데 직원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도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불거진 경영권 분쟁 사태가 채 마무리 되기도 전에 대대적인 수사가 시작되자 직원들은 "1년 만에 이게 또 무슨 일이냐"며 당혹해 하고 있다. 특히 이번엔 검찰이 45개 롯데 계열사 본사에 출두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하면서 직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는 더욱 악화된 상태다.

지난 10일 압수수색을 당한 서울 양평동 롯데홈쇼핑. 최근 초유의 황금시간대 영업정지 6개월을 받아 회사 전체가 큰 충격이 빠진 가운데 압수수색까지 이뤄지자 직원들은 말 그대로 망연자실이다.

7년차 직원인 A씨는 “전에 없던 영업정지에 검찰 압수수색까지 당하고 보니 내가 무슨 큰 잘못을 하고 살았나 싶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겉으론 평소처럼 업무를 하고 있지만, 모이면 ‘야, 우리 회사라도 옮겨야 하는 거 아냐? 우리 나쁜 회사 직원이라고 아무데서도 안 받아주는 거 아냐? 라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대표(강현구)님이 그래도 직원들에게 평소 친근하게 대해주셨는데 압수수색 이후 오른쪽 눈 핏줄이 터져서 시커멓게 하고 다니시는 걸 보니 마음이 좋지 않다”고 했다.

롯데마트도 옥시 사태에 이어 그룹 전체가 수사선상에 오르며 뒤숭숭하다. 이 회사 직원 B씨는 “대학 동기들이 아무 말 없이 카톡으로 롯데에 대한 뉴스 링크를 걸어보내면 무슨 말이 하고 싶어서 이러나, 기분이 좋지 않다”며 “요즘은 ‘괜찮냐’는 말만 들어도 신경이 예민해진다”고 했다. 그는 “열심히 일한 것 밖에 없는데…뭘 해도 욕을 먹는 현실이 가장 괴롭다”고 했다.

롯데면세점도 악재가 겹쳤다. 지난해 11월 연매출 6000억원의 잠실 월드타워점이 영업권을 뺏겨 이달 말 문을 닫는 와중에 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인 ‘정운호 게이트’가 터지고, 급기야 롯데면세점 본사가 압수수색을 당했다.

이렇게 되면 올 연말 이뤄지는 사업권 심사에서 부활을 기대했던 월드타워점이 또 다시 고배를 마실 수도 있다. 7월부터 다른 부서로 파견을 나가는 C씨는 “반년만 참으면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그나마 위안을 삼았는데 이번 사태로 영영 월드점이 문을 닫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에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면세점 본사에 근무하는 D씨는 “솔직히 경영권 분쟁 사태 전까지만 해도 회사가 세계 3등까지 올라가고 일할 맛이 났다”며 “새로 들어오는 신입들한테도 자부심을 가져라, 우리가 면세점 세계1등이 되는 날도 머지 않았다며 격려했는데 이렇게 되고 보니 허탈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일부 직원들이 16일 중국 출장길에 올라 ‘한국을 많이 방문해달라’는 판촉행사를 할 예정이다.

지난 2013년 롯데 주요 계열사에 취직한 E(31·남)씨. 미혼인 그는 최근 소개팅을 나갈 때마다 상대방이 “롯데 다니세요…? 이렇게 (소개팅) 나오셔도 괜찮은 거예요?” 또는 “진짜 회사가 일본 회사예요? 힘드시겠어요”라고 위안이나 걱정어린 말을 건네 괴롭다고 했다. E씨는 “쉽게 들어온 것도 아니고 지방에서 공부해 어렵게 입사한 회사인데 왜 이렇게 됐나 화가 난다”고 말했다.

19년째 롯데 계열사에서 일하는 F씨도 “지난해 경영권 사태 이후 생전 전화 한번 안 하시던 아버지(79)가 이틀에 한번 꼴로 전화하셔서 ‘별 일 없느냐’, ‘네 회사는 문제없느냐’고 물으신다”고 했다. 그는 “고등학생인 아들에게 큰 기업이 겪는 성장통이다, 고칠 걸 고치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하는데 별 반응이 없다. 마음이 쓰인다”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① 서미경 1000억대 부동산…강남 빌딩엔 롯데 계열사 입주
[단독] 압수수색 보고받고 화낸 신격호 “나도 내 딸도 철저히 수사받을 것”
③ 신격호·신동빈 금고지기 이일민·류제돈


직원들 사이에선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롯데 계열사 직원인 G씨는 “아직도 임원들이 오면 모두다 벌떡 일어서는 등 보수적인 문화가 강하다”며 “작년 사태 이후 기업문화를 비롯해 치열하게 바뀌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 H씨는 “롯데가 재계 5위의 대기업이면서 이렇게 국민들의 미움을 받는 데에는 너무 오랫동안 소비자와 소통을 안한 데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