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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감은 산은 감시망, 대우조선 구조조정 타이밍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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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원의 혈세가 낭비된 대우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 사태는 기업의 도덕적 해이와 산업·수출입은행의 부실한 감독이 빚어낸 결과라고 감사원은 결론 내렸다.

특히 산업은행은 출자회사에 대한 재무분석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도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상태를 점검하지 않아 구조조정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다. 대우조선해양은 무분별한 투자로 피해를 키웠고, 그사이 임직원들은 성과급으로 ‘주머니’를 불렸다.

15일 감사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정황은 곳곳에서 확인됐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40개 사업의 총 예정원가를 2013년 5700억원, 2014년 2조187억원 낮추는 방식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높게 부풀렸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1조5342억원의 분식회계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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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대우조선해양이 고의적으로 분식회계를 했는지 여부를 최종 판단하기 위해 감사 결과를 금융감독원에 통보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감사원이 이익 과다 계상을 통보해 왔고,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최종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조사를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은 산은이 제대로 감독만 했더라면 2013년에 확인할 수 있었다. 산은은 정부나 은행의 지분이 50% 미만인 업체에 대해서도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을 활용해 재무상태를 분석하도록 했다. 하지만 2013년 2월 당시 정부와 산은의 지분이 48.61%였던 대우조선해양은 분석 대상에서 빠졌다.

감사원이 이번 감사에서 이 시스템을 활용해 당시 대우조선의 재무상태를 분석한 결과 ‘재무자료의 신뢰성이 매우 의심되는’ 최고 위험 등급인 5등급이었다. 감사원 관계자는 “2013년에 이 시스템을 활용했다면 경영 부실을 좀 더 일찍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산은은 경영 개선을 위해 대우조선해양에 지시했던 사항마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산은은 2011년 11월 국회 국정감사의 지적과 경영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대우조선해양에 ‘수주 사전심의기구’를 설치해 운영하도록 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그래 놓고 산은은 이행 완료로 처리했다. 이에 따라 2012년 5월~2014년 11월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해양플랜트 13건 중 12건은 사전심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서 발생한 영업손실만 해도 총 1조3000억여원에 달했다. 한성대 김상조(무역학과) 교수는 “대우조선해양의 낙하산 사장이 파워가 세기 때문에 산은이 평상시 제대로 모니터링을 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문어발식’ 경영도 확인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자회사 17곳에 투자해 모두 9021억원의 손실을 봤다. 심지어 플로팅 호텔 등 5개 사업의 경우에는 이사회 보고, 의결 절차도 생략하거나 허위 보고를 한 사실까지 적발됐다. 이 과정에서 산은 출신 대우조선해양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사회에 참석했지만 모든 안건에 찬성하는 등 ‘거수기’ 역할만 했다.

이런 총체적 부실에도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지난해 7월 3조원이 넘는 대규모 영업손실이 사회적 이슈로 불거졌는데도 3개월 뒤인 10월 직원 1인당 평균 946만원을 성과급으로 받았다. 당시 총 성과급 규모는 877억원이었다.

성동조선해양의 최대 주주인 수출입은행의 관리·감독도 부실했다. 성동조선은 2013년 2~11월까지 33척의 선박수주를 추진하면서 수출입은행의 수주 승인 기준을 맞추기 위해 건조원가를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했다. 수출입은행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수주를 승인했다. 그 결과 1억4300만달러(약 168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연세대 김정식(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조선사 부실 사태가 발생한 근본적 이유 중 하나는 낙하산 인사”라며 “이를 근절하고 국책은행 수장이나 최고경영진이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은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해당 직원들에 대한 징계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시스템상의 문제에 대해서도 감사원의 지적을 적극 수용해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입은행도 “지적 사항을 즉시 시정하고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차세현·이태경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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