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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1병에 면허취소? 기계 고장” 억지 “대리기사 불렀는데 안 와” 선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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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14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농수산물시장 사거리에서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사진 최종권 기자]


“화물차·택시도 예외 없이 단속한다.”

지난 14일 밤 충북 청주시 가경동 외곽 순환로. 박근혜 정부 들어 첫 전국 음주운전 일제단속 첫날 청주 흥덕경찰서 교통관리계 직원 25명이 길가에 진을 쳤다. 인근에 나이트클럽과 술집이 많아 음주운전이 잦은 도로다. 단속 회피 차량을 막기 위해 300m 앞 우회로를 막아선 ‘차단조’도 배치됐다.

단속 현장에선 오후 10시20분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30대 여성이 차에서 내렸다. 회사원 김모(36·여)씨는 “3시간 전에 맥주 500mL 한 잔을 마셨다”고 변명했다. 김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0.03%로 가까스로 처벌을 면했다. 현행법상 혈중알코올 농도 0.05~0.1% 미만은 면허정지, 0.1% 이상은 면허 취소다.

같은 시각 전북 전주시 효자동 전북도청 정문 앞 도로에선 경찰과 운전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혈중알코올 농도 0.234%가 나온 A씨(31·여)는 “기계가 맞긴 해요? 면허취소가 나오는 게 말이 돼요?”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그는 혀 꼬인 말투로 “맥주 한 병만 먹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A씨는 화를 내며 손에 들고 있던 볼펜과 혈액 채취 동의서를 바닥에 내팽개쳤다.

이날 오후 11시15분쯤 경기도 수원시 인계동 유흥가 도로에선 30대 남성의 혈중알코올 농도가 0.136%여서 운전면허가 취소됐다. 하지만 그는 “술을 조금밖에 마시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 시민 강승호(36)씨는 “인천 일가족 3대가 음주운전 차량에 참변을 당하지 않았느냐.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나 마찬가지”라고 씁쓸해했다.

충북 청주에서도 오후 11시58분쯤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음주운전자가 나왔다.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졌던 김모(34)씨는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 농도가 0.139%로 나왔다. 김씨는 “소주 딱 한 병을 마시고 500m밖에 운전하지 않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대리운전을 불렀는데 안 왔다” “처음인데 선처해 달라” “벌금이 얼마냐”며 경찰관에게 따지기도 했다.

오후 9시50분쯤 부산시 가야시장 인근 편도 5차로. 경찰관들이 “운전자가 도망간다. 잡아!”라고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다. 단속 경찰을 본 코란도 운전자가 차량 열쇠를 뽑고 1차로에 차를 세운 채 달아난 것이다. 경찰관 2명이 20여 분 가까이 쫓았지만 놓쳤다.

15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일제 음주운전 단속 결과 전국에서 534명이 적발됐다. 면허취소가 197명, 면허정지는 313명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음주운전을 살인과 같은 중대범죄로 여기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며 “벌금형·집행유예에 그치지 말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전주·수원·부산=최종권·김준희·김민욱·강승우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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