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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속 응씨배 결승 오른 박정환 “4년 전 한 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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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씨배 결승에 진출한 박정환 9단은 “올해 목표가 응씨배 우승이다. 결승전이 열리기까지 남은 두 달간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 한국기원]


“지난번에 준우승해서 많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꼭 우승하고 싶습니다.”

국내 랭킹 1위 박정환 9단이 이세돌 9단을 꺾고 응씨(應氏)배 결승에 진출했다. 지난번 대회에서 판팅위 9단에게 3대 1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던 박정환 9단이 못다한 꿈을 이룰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지난 14일 중국 우한(武漢) 완다루이화(万達瑞華)호텔에서 열린 제8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 준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박정환 9단은 이세돌 9단에게 285수 만에 흑 3점 승(한국식으로는 3집반 승)을 거두며 종합 전적 2대 1로 승리했다. 10일 열린 준결승 1국에서는 박정환 9단이 186수 만에 백 불계승, 12일 준결승 2국에서는 이세돌 9단이 16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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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진출자를 가른 최종국에서 박 9단은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2국에서 나온 알파고의 들여다보기 정석을 선택했다. 과거에는 뒷맛을 없애 좋지 않은 수라고 여겨졌지만 알파고가 둔 이후에 많은 프로기사가 두기 시작한 정석이다. 15일 전화 인터뷰에서 박 9단은 “알파고가 둬서 그저 따라 둔 것은 아니었다. 흑을 잡으면 덤 8점(7집반)이 부담스러운데, 내가 흑이었기 때문에 세력 바둑으로 가야 승산이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박 9단의 세력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첫 접전이 일어난 우하귀에서 박 9단은 이 9단의 공격을 선방했고 상변에 세력을 쌓으며 반면의 주도권을 장악했다.

불리하다고 판단한 이 9단이 좌변에서 초강수를 두고 하변의 흑 곤마를 공격했지만 박 9단은 정확하고 침착한 수순으로 유유히 탈출하며 좌중앙에 세력까지 쌓았다. 종반에 이르러 이 9단이 이곳저곳을 찌르며 허점을 공략하려 애썼지만 박 9단은 침착하게 응수하며 이세돌 9단의 흔들기를 무력하게 했다.

박 9단은 “대국을 마치고 이세돌 사범님과 밤늦도록 바둑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박 9단은 “사범님이 복기하면서 중반에 흑 하변 대마를 공격하는 과정에 대해 많이 아쉬워했다. 실전보다는 더 이득을 보면서 공격할 수 있었는데 수를 착각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저녁을 먹고 간단하게 맥주를 마시면서도 계속 바둑 이야기를 나눴다. 복기할 때 미처 살펴보지 못했던 변화나 대국 때 생각했던 많은 수를 검토했다”고 덧붙였다.

박 9단은 오는 8월과 10월 중국의 탕웨이싱 9단과 대망의 결승 5번기를 치른다. 1, 2국은 8월 10, 12일, 3~5국은 10월 22, 24, 26일에 열린다. 탕웨이싱 9단은 준결승전에서 스웨 9단을 2대 1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박 9단과 탕웨이싱의 상대 전적은 3승3패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박 9단은 “탕웨이싱 9단은 수읽기나 전투 능력이 상당히 강한 기사다. 특히 버티는 체력이 강한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응씨배 우승을 향한 박 9단의 집념은 남다르다. 박 9단은 “응씨배는 4년마다 한 번 열리기 때문에 다른 대회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목표가 응씨배 우승이었는데 이렇게 결승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어떻게 준비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평소처럼 바둑 공부를 하되 체력이나 컨디션 관리를 평소보다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모범 답안을 내놓았다.
 
응씨배

1988년 대만의 기업가 고(故) 잉창치(應昌期)가 창설한 최초의 세계 기전이다. 4년마다 한 번씩 열려 ‘바둑 올림픽’이라고 불린다. 우승 상금은 40만 달러(약 4억7000만원)로 세계대회 개인전 중 가장 많다.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고 덤이 8점(7집 반)인 응씨룰을 적용한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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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