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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익·황종하·김용수…근대회화 거장 작품 첫 공개

1907년 7월 16일자 황성신문 3면 하단에 학원모집 기사가 실렸다. ‘교육서화관(敎育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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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하 작 ‘소무목양도(蘇武牧羊圖)’. 세 작품 모두 책에 게재된 외에 일반 공개는 처음이다. [사진 호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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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윤장섭 이사장

?館)’이라는 한국 최초의 사립미술교육기관이 학생을 모은다는 내용이었다. 한국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이 광고를 낸 인물은 평양 출신 서화가 김유탁과 김규진이었다.

한성과 경기 출신 미술인이 화단을 좌지우지 하던 시절에 이들의 등장은 이변이었다. 평양과 개성이 자리한 관서(關西)지방의 앞서가는 시대정신을 엿보게 하는 이 사건으로 관서지역 화단의 선도적인 역할이 주목받았다. 언론인 장지연은 “문명의 개화를 말할 때는 반드시 서도(西道)를 으뜸으로 여긴다”고 썼을 정도였다.

오랫동안 잊혀져있던 관서지역 미술인 그림이 실체를 드러냈다. 16일 서울 도산대로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개막하는 ‘근대회화의 거장들-서화에서 그림으로’에 관서 출신 ‘황종하 4형제(황종하·성하·경하·용하)’와 김윤보·윤영기·김규진 등의 작품이 한 방을 차지했다. 개성 태생인 호림(湖林) 윤장섭(1922~2016) 선생의 고향 생각을 엿보게 하는 기획전이다.

우리 문화재 사랑으로 이름났던 호림은 지난 5월 타계하기 전까지 자신의 소장품으로 꾸려질 이 특별전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한다.

호림을 이어 성보문화재단을 이끄는 윤재륜 이사장은 “윤장섭 선생께서 오랜 세월에 걸쳐 수집해 기증한 근대 회화 작품을 호림박물관에서 처음 선보이는 뜻 깊은 자리”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번에 나온 80여점 회화 중 서너 점을 빼고는 모두 최초 공개작이라 미술사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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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범 작 ‘군봉추색(群峰秋色)’. 세 작품 모두 책에 게재된 외에 일반 공개는 처음이다. [사진 호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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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익 작 ‘노근란도(露根蘭圖)’. 세 작품 모두 책에 게재된 외에 일반 공개는 처음이다. [사진 호림박물관]

이장훈 학예연구사는 “윤장섭 이사장께서 병환 중에도 ‘뭣이 더 필요한가’ 챙겨주셔서 운미(芸楣) 민영익의 ‘노근란도’를 구입해 균형 잡힌 근대회화전이 됐다”고 설명했다. 민영익(1860~1914)은 난 그림으로 일세를 풍미했던 정치가이자 문인화가로 특히 노근란(露根蘭)으로 유명했다. 일제강점기에 우리 땅이 아닌 곳에 사는 심경을 뿌리를 밖으로 드러낸 난으로 은유해 그렸는데 이 작품을 3월에 소장한 뒤 호림은 하루에도 몇 번씩 ‘노근란도’의 도판을 들여다봤다고 전한다.

전시는 ‘산수-와유(臥遊)에서 풍경으로’ ‘사군자-묵향으로 쓴 문인의 이상’ ‘인물-필묵으로 그린 염원’ ‘화훼-화폭에 담은 소자연’ 4개 부문으로 이뤄졌다. 오윤선 관장은 “조선시대 회화의 전통을 계승하는 가운데 현대성을 고민하며 변화를 모색한 화가들의 다양한 그림세계를 소개했다”고 밝혔다.

전통회화를 근간으로 새롭게 유입된 일본 및 서양화법을 나름 수용하며 독자적인 경지를 개척한 화풍이 제각기 오묘하다. 오원(吾園) 장승업(1843~97)과 그의 제자 격인 안중식(1861~1919), 조석진(1853~1920)을 필두로 이들에게 배운 김은호·이상범·노수현·변관식·박승무·이용우 등의 대표작이 관람객을 맞는다.

‘조선화단의 혁명아’로 불렸던 김용수(1901~34)의 신문인화풍 산수화, 1950년대 이전 작품이 희귀한 의재(毅齋) 허백련(1891~1977)의 1941년 작 ‘모란도 십폭병풍’, 9세 최연소 나이로 서화미술회 강습소에 입학했던 묵로(墨鷺) 이용우(1902~53)의 ‘새와 개구리’ 등 하나하나 뜯어보면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 그림들이 근대에서 현대로 건너오는 한국의 시대풍경을 증언한다.

전시는 10월 29일까지. 02-541-3523.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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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