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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Don’t Cry 베이비 박스

Don’t Cry 베이비 박스
- 신현림(1961~ )


 
기사 이미지
이대로 사라져도 그만이라 생각될 때가 있어

살림과 잡일하며 홀로 늙어감을 느낄 때

애랑 씨름하다 지쳐 쓰러질 때

눈이 시리게도 나는 쓰레기

슬프게도 혼자 축 늘어진 시레기

혼자 키울 수 없는 엄마의 아가들이

베이비 박스에서 매일 우는 걸 아나

고아원도 아니고, 교회 베이비 박스에서

버림받은 아가 우는 소리를 들어는 봤나

피자 한판처럼 따끈한 죄악덩어리세상에

지글지글 끓는 사이렌 소리를

( … )

Don’t Cry 베이비 박스


(그래서는 안 되지만) 최악의 시간에 스스로 “쓰레기”처럼 유기(遺棄)되기를 바랄 때가 있다. 놀랍게도 우리는 이런 고통의 정점에서 타자의 고통을 비로소 이해하기 시작한다. 문학이 삶의 아픔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픔을 경유하지 않고 존재를 이해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고통은 (고통스러운) 특권이다. (자신이) “이대로 사라져도 그만이라 생각될 때”, 시인은 놀랍게도 타인의 아픔, 버려진 아기들을 떠올린다.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기들의 울음은 “죄악덩어리세상”을 향해 울리는 “사이렌 소리”다. 고로 자신을 유기하는 것도 죄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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