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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경 한국여성발명협회장 “여성 대학 진학률 80%…기회 주면 제2의 한경희·이길순 많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발명’하면 에디슨을 먼저 떠올리고, 어려운 과학 지식이 필요하다는 선입견을 가져요. 생활 속에 작은 불편함을 없애는 작은 아이디어, 그 자체가 ‘발명’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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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만난 조은경(62·사진) 한국여성발명협회장은 “누구나 발명가가 돼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사와 육아에 많은 시간을 쏟는 여성들의 섬세한 시각이 더 많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조 회장은 “지금은 많은 사람이 쓰는 ‘음식물 쓰레기 건조기’나 ‘스팀 청소기’ 등이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한국여성발명협회는 1993년 여성 발명가 10명이 모여서 설립한 단체다. 아이디어를 가진 여성이 협회를 찾으면 팀을 꾸려주고, 특허를 취득해 최종 제품까지 만드는 일을 돕는다. 이제는 유명해진 한경희생명과학의 한경희 대표와 에어비타 이길순 대표의 출발점 역시 여성발명협회였다.

조 회장은 “여성들을 위한 발명대회나 지원이 더 많이 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많은 발명대회나 아이디어 경진대회가 열리지만 대부분 심사위원이 남자일 때가 많고, 어렵고 복잡한 정보기술(IT) 중심이어서 생활 속의 가치 있는 발명품들이 주목을 받지 못한다”는 게 조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또 “한국은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80%에 육박해 능력 있는 여성들이 많지만 사회적 기회는 적다”며 “발명으로 자립하는 여성이 늘고, 국가 경제에도 도움을 주는 사례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 역시 여성 발명가의 길을 걸었다. 대학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그도 한국여성발명협회의 도움을 받아 ‘장(臟) 내 균들의 균형을 맞춰 배변 활동을 돕는 기술’을 발명해 2002년 특허청으로부터 우수발명인 표창을 받았다. 현재는 생명공학 분야의 연구개발(R&D) 전문회사 ‘다솜’을 경영하는 기업인기도 하다. 2013년부터 협회를 이끌고 있는 그는 “협회로부터 받은 도움에 보답하는 의미로 협회장을 맡았다”며 “자신도 몰랐던 잠재력을 발휘하는 여성들을 보며 오히려 많이 배우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더 많은 여성 발명가를 발굴하기 위해 2014년부터 ‘생활발명 코리아’도 개최하고 있다. 여성들의 아이디어를 접수받아 기업인으로 발굴·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냉장이 필요한 의약품을 야외에서도 손쉽게 보관할 수 있는 ‘스마트 냉장약 보관기’, 어두운 방에 혼자 있는 아이가 쉽게 전등을 켤 수 있게 만든 ‘우리 아이 스위치 똑딱’ 등의 제품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의 빛을 봤다.

한국여성발명협회는 최근 특별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16일부터 나흘 동안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6년 세계여성발명대회’다. 전 세계 여성 발명가들이 한국을 찾는다. 특허청이 주최하고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후원하는 세계 유일의 여성 발명대회로 올해 9회 째다. 역대 최대 규모인 세계 25개국 300여명 여성이 발명품을 출품해 경연을 펼치고, 한국 여성들의 발명품도 함께 전시된다. 조 회장은 “아이디어로 창업한 여성 발명가의 얘기를 다룬 미국 영화 ‘조이’처럼 발명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여성들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민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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