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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60년대 산부인과 기념관으로 재탄생…이길여 산부인과 기념관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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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안내 창구

1950~1960년대만 해도 대부분 여성들은 집에서 산파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낳았다. 분만 시설도 열악했지만 의료보험제도가 도입되기 전이라 고가의 입원 입원비와 보증금을 내야했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집 안에서 아이를 낳았다. 출산 중 숨지는 산모·태아도 적지 않았다.

이길여(84·여) 가천길재단 회장은 이런 점이 무척 안타까웠다고 한다. 그래서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에게는 보증금을 받지않았다. 1969년부터는 병원 앞에 아예 '보증금 없는 병원'이라는 간판을 걸고 환자를 받았다. 일부 환자들은 보답의 의미로 배추나 고구마, 옥수수 등을 병원 마당에 놓고 가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게 환자를 받았던 '이길여 산부인과'가 기념관으로 탈바꿈했다. 가천길재단은 13일 오후 동인천 길병원 인근에서 '이길여 산부인과 기념관' 개관식을 열었다. 1958년 인천시 중구 용동에 개원했던 '이길여 산부인과'를 그대로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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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분만 대기실

이 병원은 당시 서울대 의과대학을 갓 졸업했던 이 회장이 친구와 함께 본인의 이름을 따 차린 산부인과다. 현 차병원과 을지병원의 모태인 차경섭 산부인과, 박영하 산부인과와 더불어 '전국 산부인과 3인방'으로 이름을 날렸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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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수술실 전경

처음 개원했을 때만 해도 2~3개 병상을 갖춘 작은 병원이었다. 하지만 이 회장이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뒤인 1969년에 9층, 36병상으로 증축했다. 당시만 해도 이곳은 최신식 시설을 갖춘 병원으로 유명했다. 1970년대 초엔 우리나라에 단 4대만 있던 태아 심박 초음파 기기가 있었다. 당시 돈으로 4000만원(현재 7억원 상당)에 달하던 고가의 장비였다. 이 장비는 곧 인천의 명물이 됐다. 아기의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면 임부(妊婦)와 가족은 물론 차례를 기다리던 다른 환자들도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이 병원은 인천지역 병원 중 최초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곳이기도 하다. 일부러 엘리베이터를 타러 병원에 오는 구경꾼도 있었다고 한다. '여의사가 진료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전국에서 환자들이 몰렸다. 병원 밖까지 긴 줄이 생기는 일이 많았다. 이 회장은 환자를 진료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3개의 진찰대를 나란히 설치하고 의자에 바퀴를 달아 환자들 사이를 오가며 진찰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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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입원실

이 산부인과는 1978년 바로 앞 부지에 종합병원 인천길병원이 들어선 뒤에도 현재까지 가천대학교 부속 동인천길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천길재단은 9층 건물 중 1∼3층에 이 기념관을 마련했다. 개원 당시 등의 접수대, 대기실, 진료실, 수술실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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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 - 가슴에 품은 청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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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 - 바퀴붙인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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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 - 왕진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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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보증금 없는 병원 현판

기념관 앞에는 1960~1970년대 병원 입구에 걸었던 '보증금 없는 병원' 간판도 걸어놨다. 초음파 기기와 바퀴달린 진찰대 등 의료 장비와 왕진 가방 등 소품도 전시한다. 이태훈 가천대 길병원 의료원장은 "기념관 개관을 통해 부모 세대의 생활상을 여러 세대가 공유하고 추억을 나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사진 가천길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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