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소년중앙] 만화에서 태어나 할리우드 스타 되기까지 영웅의 끝없는 변신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능력으로 악에 맞서는 수퍼히어로들의 활약을 보면 가슴이 설렙니다. 저마다 신념을 갖고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끊임없이 전투를 펼치죠. 최근에는 한 작품에 다양한 수퍼히어로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슈퍼맨과 배트맨이 대결을 펼치거나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가 각자의 이상을 위해 싸우는 것입니다.

매년 우리에게 볼거리를 안겨주는 이 영웅들은 왜 탄생했고, 어떻게 진화해 왔을까요. 알고 보면 각 시대의 사회적 이슈가 반영돼 탄생한 영웅들입니다. 시대에 따라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알아봤습니다.

지난 3월, 배트맨과 슈퍼맨이 한판 붙는 영화인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 개봉해 수퍼히어로 팬을 열광시켰습니다. 4월에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를 통해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의 대결을 볼 수 있었죠. 지난달에는 돌연변이 능력자들이 지구를 구하는 영화 ‘엑스맨: 아포칼립스’가 개봉했고요. 하반기에도 다양한 수퍼히어로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수퍼히어로들이 영화로 찾아온 건 1990년대부터예요.

미국에서 탄생한 수퍼히어로들에게는 일종의 소속사가 있습니다. 뛰어난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개성 넘치는 히어로들을 탄생시킨 두 회사, 마블코믹스와 DC코믹스죠. 회사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히어로들이 탄생한 곳은 바로 만화책입니다. 흔히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이라 부르는 ‘그림 소설’이예요. 소설 만큼 깊은 내용과 기존 만화보다 예술적인 그림의 결합을 표방해 성인도 즐길 수 있는 수준 높은 장르로 여겨지죠. 1930년대부터 현재까지 미국 그래픽 노블은 크게 4개의 시대를 거쳐 수많은 히어로들을 탄생·진화시켰습니다.

골든 에이지
히어로의 탄생
 
기사 이미지

영웅은 어려울 때 등장해야 빛을 발합니다. 실제로 수퍼히어로들은 대부분 사회적·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에 만들어졌죠. 그 태동기(어떤 일이 생기려는 기운이 싹트는 시기)인 1938~1954년을 ‘골든 에이지’라 부릅니다.

역사책에 나오는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이 배경이죠. 1929년 미국 월스트리트의 주가 폭락에서 시작된 대공황은 전 세계적으로 경제·정치·사회·문화 분야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어요. 경제가 어려워 실업자가 속출했고 식량을 배급 받기 위해 긴 줄을 서는 등 고통을 겪어야 했죠. 사람들은 대리만족을 통해 이 시기를 극복하게 도와줄 영웅을 원했습니다.
 
기사 이미지

1 1939년 처음으로 독자에게 모습을 드러낸 ‘배트맨’.
2 골든 에이지의 캡틴 아메리카는 히틀러를 물리치는 미국의 전쟁 영웅이었다.
3 1938년 발행된 액션 코믹스의 단행본 표지에 그려진 슈퍼맨.


DC코믹스는 독자들의 요구에 발맞춰 『액션 코믹스』를 통해 1938년 6월 18일 ‘슈퍼맨’을 선보입니다. 최초의 슈퍼맨은 제리 시걸과 조 슈스터라는 작가 2명이 기획했는데, 총알을 튕겨내고 수백m를 뛰어넘는 힘을 가진 영웅이었죠. 위험한 환경에서 노동자를 부려먹는 나쁜 사장을 혼내주거나 부패 정치인을 응징하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사회적으로 부조리한 사건·인물을 초인이 혼내주는 풍자적인 요소를 띄었죠. 또 슈퍼맨의 고향은 잘 알다시피 파괴된 행성 ‘크립톤’입니다. 이는 제1차 세계대전으로 황폐화된 유럽의 상황과, 유럽을 떠나 미국으로 이주하는 난민의 모습을 풍자한 것입니다. 1939년에는 『디텍티브 코믹스』에서 ‘배트맨’이 등장했어요. 평범한 인간이 뛰어난 장비를 사용해 악을 물리치는 모습으로 그려졌죠.

이후 제2차 세계대전에 미국이 본격 참전하며 미국을 상징하는 수퍼히어로 ‘캡틴 아메리카’가 탄생했습니다. 1941년 3월 마블코믹스의 『캡틴 아메리카 코믹스』에 등장한 그는 나치 독일에 맞서 세계를 구하는 군인 영웅이었죠. 이규원 그래픽 노블 번역가는 “이때의 캡틴 아메리카는 진주만 공습(1941년)으로 촉발된 미국인의 애국심에 불을 지피는 효과적인 수단이자 미국의 전쟁을 정당화하는 일종의 상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버 에이지
과학과 히어로의 만남
 
기사 이미지

대공황과 전쟁이 사라지자 수퍼히어로의 인기는 시들해졌습니다. 단순히 영웅이 악당을 때려잡는다는 식의 줄거리에 독자들이 염증을 느낀 것이죠.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작가들은 새로운 실험에 나섭니다. 나치·공산당 대신 외계인·공룡 등이 적이 됐고, 유전자 공학이나 돌연변이 같은 과학계 이슈를 적극 반영했죠. 이 시기(1956~70년)를 ‘실버 에이지’라고 해요.
 
기사 이미지

1961년 나온 판타스틱 포는 초인 4명의 활약을 담았다.


실버 에이지의 대표 히어로는 마블코믹스의 ‘판타스틱 포’입니다. 4명의 후천적(체질·능력 따위가 생후에 얻어진 것) 초인으로 1961년 『판타스틱 포』 1권에 등장했죠. 1963년 선보인 ‘아이언맨’은 천재 발명가로, 당시 만화엔 수트의 기술을 지키기 위해 산업스파이와 싸우는 기업 스릴러 형태의 내용이 담겼어요. 같은 해, 감마선에 노출돼 괴력을 얻은 ‘헐크’도 등장했습니다. 핵 물리학자이자 감마선 연구의 대가인 헐크는 히어로들과 힘을 모아 외계인과 싸우기도 합니다.

이전의 수퍼히어로가 처음부터 완벽한 존재였던 것과는 달리, 실버 에이지의 히어로들은 약점투성이고 인간적입니다. 실제 이 시기 미국 사회에서는 시민운동이 활발했어요. 인종차별·성(性)소수자·사회불만 등의 주제가 신문·TV에서 다뤄졌죠.

『어메이징 판타지』(1962년)를 통해 등장한 ‘스파이더맨’은 전형적인 서민 영웅입니다. 그는 체제에 반감을 갖고 경제적 열등감과 사회적 콤플렉스를 지닌 사고뭉치였죠. 『엑스맨』(1963년)의 영웅들도 그렇습니다. 엑스맨은 겉모습이 다르거나 특수한 능력을 가진 돌연변이들로, 사회에서 차별받는 소외계층을 상징합니다. 물론 능력 자체는 유전자 공학이라는 과학적 요소로 설명됐고요.

브론즈 에이지
더 어둡게, 더 현실적으로

 
기사 이미지

1970년부터 1985년까지 ‘브론즈 에이지’의 히어로 세계관은 매우 어두웠습니다. 마약 중독, 베트남전, 히피 문화 등 사회문제가 반영됐거든요. 독자 수준이 높아지며 그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보다 현실적인 주제로 접근한 겁니다.
 
기사 이미지

사회 이슈였던 마약 문제를 다룬 그린랜턴과 그린애로우.


‘그린랜턴’이라는 히어로가 등장하는 『그린랜턴과 그린애로우』(1971년)는 마약중독 문제를 다뤘어요. 그린랜턴의 동료인 스피디가 마약을 사용한다는 내용은 당시 팬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습니다.

알코올에 중독된 히어로도 있어요. 『병 속의 악마』(1979년)라는 작품에서 아이언맨인 토니 스타크는 암살 위협과 회사를 뺏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술에 의존하면서 알코올중독에 빠집니다.





 
기사 이미지

4 병 속의 악마 표지. 이 작품에서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는
알콜중독자로 묘사된다.
5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선 스파이더맨의 여자친구 그웬 스테이시가 죽어 충격을 안겼다.


등장인물이 죽어버리는 경우도 있어 팬들에게 충격을 더했습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1973년)에서는 스파이더맨의 여자친구 그웬 스테이시가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규원 번역가는 “이때만 해도 주인공이나 그 친구가 죽는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다”며 “어두운 사회문제나 현실을 그려낸 것이 브론즈 에이지의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모던 에이지
악당과 영웅의 경계가 무너지다
 
기사 이미지

198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를 ‘모던 에이지’라 부릅니다. 기술의 발달로 그래픽 노블 속 영웅들이 실사 영화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던 에이지의 가장 큰 특징은 선과 악의 개념이 모호해졌다는 것이죠. 단순히 선과 악으로 히어로와 악당을 구분하는 대신, 독자로 하여금 무엇이 더 옳고 그른 것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엑스맨』의 캐릭터 ‘매그니토’는 최초 등장한 1963년엔 인간을 증오하는 악당의 성향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억압받는 소수의 돌연변이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어요. 『판타스틱 포』에 등장했던 악당 ‘갤럭투스’도 그렇습니다. 1966년 당시에는 별을 파괴하고 다니는 악당이었지만 최근 그는 우주의 질서 유지를 위해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존재로 묘사됩니다.

방식이 조금 과격하다는 것을 제외하면 딱히 악당이라 부르기 힘들 정도로 선과 악을 넘나드는 모습을 보여주죠. 이규원 번역가는 “캐릭터를 새롭게 해석하고 인간적인 고뇌를 다루는 것이 수퍼히어로 세계관의 추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사 이미지

단순한 악당에서 입체적 성격으로 변화된 엑스맨의 ‘매그니토’.



글=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woo.sangjo@joongang.co.kr·중앙포토, 도움말=이규원 그래픽 노블 번역가

<소년중앙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ojoong.joins.com/>
<소년중앙 구독신청링크
http://goo.gl/forms/HeEzNyljVa5zYNGF2>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