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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편집국장 레터] 구의역,섬마을 그리고 이우환


? VIP 독자 여러분, 중앙SUNDAY 편집국장 이정민입니다.


?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고,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그리고 이우환 작품 위작 사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 세 사건의 공통점은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충격적 사건이라는 점,그런데도 정부 혹은 당국이 헛발질을 했다가 더 큰 분노를 사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는 점,그래서 강도 높은 재발방지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신통한 근절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국민들이 그리 많아보이지 않는다는 걸 보탤 수 있겠네요. ? 이런 괴리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국민이 느끼는 감정과 분노의 본질을 당국이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채 처벌과 단속 만능주의에 빠져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국민들은 달을 가리키고 있는데 정부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고 있는 격이죠. 우선 급한 불을 끄고보자는 식의 책임회피,본질을 도외시하고 변죽만 울리는 기능주의,언발에 오줌누기식의 보여주기식 대책 마련에 급급하니 불신 받을 수 밖에요.


? 19세 청년의 삶을 앗아간 구의역 사고는 너무나 비극적입니다. 하지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강남역·성수역 등에서도 스크린 도어 수리 중 정비사가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경영 효율화란 명분을 앞세워 비정규직 외주업체에 안전관리를 맡겨온 이래 유사한 사건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구조적이란데 있습니다. 서울메트로는 경비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력을 감축하면서 하청 용역업체 은성PSD를 만들어 자사 출신들을 정규직으로 의무 고용토록 꼼수를 부렸습니다. 무늬만 구조조정일뿐 실은 외주 하청 비정규직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정규직 노조의 기득권은 고스란히 유지해온 '어둠의 커넥션'이 작동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 대가가 19세 청년의 허망한 죽음으로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겁니다. ? 경영 효율화가 만병통치약인양 떠받들며 외주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안전을 맡기는 구조,적자가 계속 불어만 가는데도 손 못대는 지하철 요금,정규직 노조의 기득권 유지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는 그 어떤 방법으로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본질적인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습니다. 평소 안전과 인권을 그토록 강조해온 박원순 서울시장조차 이번 사건에 대해선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습니다. 시장의 재발방지 약속,2인1조 근무 같은 현장 매뉴얼 강화,책임자 처벌 같은 변죽만 울리는 대책이 공허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 젊은 여교사의 인권을 짓밟은 성폭행사건은 가해자들의 뻔뻔한 인면수심뿐 아니라 수사당국이나 정부의 안이한 태도가 국민들을 열받게 합니다. 처음엔 재발방지 대책이라며 여교사의 오지 발령을 제한하는걸 내놨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더니,가해자중 한 명이 9년전 대전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허술한 성폭행범 관리에 대한 책임을 묻지도 않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본질은 계획적으로 여성을 노리고 벌인 성폭행 사건이지 안전사고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CCTV와 방범창·비상벨 설치 같은 부수적 방범책을 내놓고 대단한 대책인양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딱한 노릇입니다.CCTV는 필요하지만,CCTV가 성폭행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줄 거라며 안심할 사람이 있을까요. 성폭행범이 9년동안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고,급기야 자기 아이들의 선생님을 '대담하게' 성폭행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는데 말이죠.


? 종류는 다르지만 잇따른 미술품 위작 근절에 대한 정부 대책이란 것도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라 눈쌀이 찌푸려집니다. 특히 화랑·갤러리를 허가제로 돌리고 위작 수사를 전담할 특별사법경찰의 도입을 추진중이란 대목에선 아연실색할 따름입니다. 수사를 하지 말자는게 아닙니다. 이렇게 하면 미술품 유통 시장이 투명해지고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믿는건지 묻는 겁니다.? 미술품 시장이란 특수성을 감안해볼 때 미술품 위작이야말로 '햇볕정책'이 필요한 게 아닐까요. 미술품 유통 시장을 활성화해 일부 소수자들끼리 거래하는 '어둠의 리그'가 아닌 '양지의 리그'로 끌어올려야 하는 것 아닐까요.그러려면 단속과 처벌이란 칼부터 들이댈게 아니라 건강한 유통시장을 만들기 위한 철학적·본질적 고민이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유럽에선 일반화돼 있는 추급권(미술가의 작품이 거래될 때마다 거래금액의 일정비율을 미술가나 그 유족에게 지급하는 제도)같은 선진화된 제도를 도입한다면 위작 시비는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겁니다.


? 어느 것 하나 쉬운 건 없습니다. 시간과 돈이 들고 시행착오도 각오해야 할 겁니다.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문제를 해결하는게 중요합니다. 임시방편식 땜질 처방은 문제를 회피하는 것일 뿐입니다. 언제까지 사고 공화국,인권 후진국,가짜가 판치는 나라라는 멍에 속에 살순 없지 않습니까.


? 중앙SUNDAY는 이번 주부터 '제7의 대륙,북극이 열린다' 기획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중앙SUNDAY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공동 취재팀이 2주일간 그린란드에 머물며 지구 온난화가 불러온 북극권의 변화상을 낱낱이 취재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꽁꽁 얼어붙었던 북극해가 서서히 열리면서,이 새로운 기회의 땅을 선점하려는 각국의 탐색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북극이사회 업서버 자격을 얻은 한국은 이제 겨우 말석 하나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세계의 강대국들이 국익을 놓고 다투게 될 북극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의 장이 될 것입니다.엄밀히 말하면 북극은 대륙이 아닌 해양이지만 지하자원이 풍부하고 새로운 기회의 땅이란 의미를 둬 '제7의 대륙'이란 은유적 표현을 썼습니다.?


? 지난주 중앙SUNDAY에 실렸던 최영미 시인의 인터뷰에 많은 독자 분들이 공감을 전해오셨습니다. 더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중앙SUNDAY에 실린 최영미 시인의 기사를 읽고 명색 문화부장관 지냈고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나의 코가 빨개졌습니다"는 글을 올렸더군요. [관련기사] 김동률의 심쿵 인터뷰 『서른,잔치는 끝났다』 최영미 시인 "2년 걸려 시집내면 100만원.문학관엔 수십억원 쓰면서 시들어가는 문인 나몰라라"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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