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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추경 효과 보려면 이달 말이 결정시한”

9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 결정은 정부 입장에선 ‘양날의 칼’이다. 기다려 온 ‘단비’ 같은 소식이지만 한편으론 경기 진작의 바통이 통화 당국인 한은에서 재정 당국인 정부로 넘어온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되는 건 추가경정예산(추경)의 편성 여부다. 기획재정부는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추경을 동원하는 게 법적 절차로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추경 편성의 요건은 국가재정법에 엄격히 제한돼 있다.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기 침체, 대량 실업 등 대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그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의 경기 상황만 보면 법상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구조조정 본격화가 예고된 만큼 ‘중대한 변화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정부 한편에선 나온다.

더 현실적으론 시간이 촉박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 편성안을 짜는 데 최소한 한 달, 국회 동의 절차를 거치는 데도 한 달이 걸린다”며 “연내 실제 예산이 집행돼 효과를 보려면 사실상 이달 말이 결정 시한”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추경의 효과를 내년에나 기대할 수 있다면 차라리 내년 예산을 확대 편성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추경 외에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시한 재정절벽 대응 방안은 ▶공기업의 투자 확대 ▶지방자치단체의 추경 편성 등이 있다. 대신 내년 예산을 당초 계획보다 확대 편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조조정을 대비한 재원 역시 내년 예산에 본격적으로 편성하겠다는 생각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고용보험기금이 3조8000억원 가까이 쌓여 있어 당장 실업 대책을 감당하기엔 충분한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하반기를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정부도 자신 없는 표정이다. 내부적으론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하면서도 “추경은 없다”고 못 박지 못하는 이유다. 게다가 이달 말에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와 함께 지난해 말 3.1%로 제시해 놓은 올해 성장률 목표도 조정해야 한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이 올해(2.6%)는 물론 내년(2.7%)에도 2%대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예측 기관들과는 달리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사실상 ‘목표치’다. 경제 주체의 위축을 감안하면 과감히 떨어뜨리기도 어렵지만 불가피하게 떨어뜨리더라도 그에 걸맞은 대책을 내놓는 게 필수적이다.

재정절벽·구조조정만큼이나 발등의 불은 ‘소비절벽’이다. 연초 한 차례 연장했던 개별소비세 감면도 이달로 끝난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시적 조치인 개소세 감면을 마냥 연장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대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당시 경기 부양을 위해 노후 차 교체 때 세금을 감면해 준 조치를 다시 도입해 달라는 건의를 해놓은 상태다.

NH투자증권 박종연 연구원은 “추경을 편성하려 해도 여소야대 국회의 동의를 이끌어 내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한은이 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하고, 내년에는 정부가 재정 확장으로 이어받는 ‘시간차 정책 공조’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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