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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살인, 여성 불안의 공유 계기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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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살인사건과 여성들의 공포, ‘여혐’ 논란과 추모 열기의 근저에는 무엇이 있을까.

최근 내한한 정신분석학자 겸 사회학자 레나타 살레츨(54·사진) 미국 예시바대 교수는 이를 ‘불안’이라는 개념어를 통해 설명했다. 살레츨 교수는 8일 서울 대흥동 서강대 다산관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한국 여성들은 강남역 살인사건이 자신에게도 벌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불안을 공유하고 있다”며 “살해당한 여성과 자기를 동일시한 건 자신이 가진 딜레마를 사건에 투영해 풀고자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여성들이 불안을 표출함으로써 외상적 진실(traumatic truth)을 드러냈다”면서도 “한국 여성이 경험한 불안에서 여성의 신체에 대한 폭력을 종식시킬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낙관적 견해를 제시했다. “불안의 공유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여성들의 불안은 “생산적인 불안”이라고도 했다. 집단적으로 표출된 여성들의 불안이 여성 상대 폭력이나 혐오에 대한 사회적 변화 추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살레츨 교수는 정신분석학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불안’을 중심으로 현대사회를 관찰한 저서 『불안들』(후마니타스)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학자다. 불안을 반드시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닌 인간의 본질적 조건으로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대중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를 비판해 왔다.

슬로베니아 출신의 살레츨 교수는 ‘위험한 철학자’로 불리며 대중적 명망을 얻은 슬라보예 지제크의 전 부인이기도 하다. 지제크와 함께 ‘슬로베니아 학파’로 분류된다. 이날 강연은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와 후마니타스가 공동 주최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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