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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글로컬] ‘섬마을 선생님’에 대한 존중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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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
사회부문 기자

전남 신안군 흑산도 여교사 성폭행 사건에 대한 공분이 커지고 있다. 신안군과 주민 이 사과 했지만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충격을 줬다. 우선 한 명도 아닌 세 명의 주민이 20대 여교사를 상대로 범행을 한 점이다. 피의자들은 한 섬에 살며 마을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애써온 여교사를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 삼았다.

범행 장소가 교사들이 생활하는 관사라는 것도 충격이다. 경찰 조사 결과 피의자들은 술에 취한 여교사를 바래다줄 것처럼 관사로 데려간 뒤 차례로 찾아가 성폭행했다.

교육부와 경찰 등은 유사 범죄를 막을 대책을 발표하거나 마련 중이다. 섬 지역 노후 관사의 방범시설을 확충하고 CCTV 를 늘리는 등 시설을 개선하는 게 골자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관사의 방범시설이 미흡하거나 CCTV가 없어서라기 보다는 피의자들의 교권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못 마시는 술을 권하고, 취해 쓰러진 여교사를 데려가 성폭행한 점은 교권을 가볍게 본 행위다.

이번 사건 이후 섬 근무 경험이 있는 여교사들은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고충들을 쏟아냈다. 이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섬 지역 일부 주민들은 낯선 환경에서 근무하게 된 여교사들을 ‘교사’가 아닌 ‘여자’로 봤다. 좁고 육지와 동떨어진 섬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이용해 사적인 자리에 불러내거나 술을 마시게 하는 등 횡포를 부렸다.

도서벽지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은 일정 부분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가족과도 떨어져 지낸다. 육지에 비해 교육 여건이 열악한 섬 아이들에게 지식과 삶의 지혜를 일깨워주기 위해서다. 전국의 도서벽지에 6500여 명의 교원이 근무한다. 이들 사이에선 흑산도 사건 이후 섬 근무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섬 어른들의 잘못으로 교사들이 더 이상 섬에 오지 않는다면 결국 피해는 섬 아이들이 보게 된다.

김호 사회부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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