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매튜 본 “잠자는 공주 깨운 건 왕자 아닌 뱀파이어”

기사 이미지

매튜 본


세기의 안무가 매튜 본(56)이 돌아온다.

2010년 ‘백조의 호수’ 이후 국내엔 6년 만이다. 작품은 2012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잠자는 숲속의 미녀’(sleeping beauty·사진)다. 아시아 초연으로 22일부터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관객이 주눅 들 필요 없는 안무가, 그게 매튜 본이다. 여태 고리타분한 고전 발레나 난해한 현대 무용 중 하나를 골라야 했던 대중에게 매튜 본은 전혀 새로운 선택지였다. 숨막힐 듯 아찔한 동작이건만, 허를 찌르는 충격적 드라마로 객석을 끌어당겼다. 세상에, 춤을 보면서 하품을 하지 않다니! “위대한 스토리텔러”(뉴욕타임스)이자 “현존하는 최고의 혁신적 안무가”(타임)인 매튜 본과 e-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기사 이미지

‘최고의 혁신적 안무가’ 매튜 본의 신작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한국을 찾는다. 고전을 비틀었던 매튜 본은 이번엔 뱀파이어 스토리를 결합시켜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러브 스토리를 펼쳐낸다. [사진 Johan Persson]

 
우선 축하한다. 올 초 영국 정부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발레가 아닌, 현대 무용계로선 처음이다. 진심으로 자랑스럽고 영광이다.”
1990년대 초반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를 잇따라 무대에 올렸는데,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만든 건 그후 20여년만이다.
“개인적으로도 차이코프스키 발레 3부작을 완결짓고 싶은 욕심이 왜 없었겠나. 늘 고민을 했지만 딱히 ‘이거야!’라는 확신이 없었다. 장엄한 음악, 클래식 발레의 정점 등을 떠올리면 나로서도 위축이 됐던 모양이다. 그러다 우리 무용단(뉴 어드벤처스)이 모스크바 공연을 갔고, 시내와 조금 떨어진 차이코프스키의 시골집을 방문하게 됐다. 덩그런 거실, 소박한 목제 식탁, 쇠로 만든 침대…. 무언가 확 스쳐 지나갔다. 나는 왈츠를 추듯 런던으로 돌아와 작품에 매진했다.”
페로의 소설, 그림 형제의 동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버전이 있다. 무엇에 중점을 두었나.
“내가 구할 수 있는 모든 이야기를 다 읽었다. 공통 분모도 있고 차별점도 있다. 각각의 스토리에서 조금씩 가져왔다. 그럼에도 극적인 구조를 완성할 수 있었던 건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이다. 동화나 소설이 아닌 발레 음악만이 춤을 출 수 있는 이유와 명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음악이 동작을 지시하고, 감정을 실어주며, 캐릭터를 생생히 구축해 주었다. 음악이 곧 대본이었다.”
 
기사 이미지
 
 ‘백조의 호수’에선 근육질 남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번의 파격적 요소라면.
“내가 고민했던 지점은 러브 스토리다. 아무리 잠에서 깨워 줬다 해도 처음 본 왕자와 덜컥 결혼을 한다는 게 설득력이 있는가. 그래서 남자 주인공을 원래부터 오로라 공주와 연인이었던 정원사 ‘레오’로 설정했다. 즉 저주에 걸리기 전에 이미 한 청년과 사랑에 빠졌고, 100년 뒤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그 남자는 살아 있어야 한다. 불멸의 존재 뱀파이어 스토리를 끌어들인 이유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초대 ‘빌리’(2005년)였던 무용수 리암 모어가 출연한다.
“리암은 뮤지컬을 마치고 트레이닝을 받은 뒤 무용단에 정식 입단했다. 유명세가 아니라 우리 단원 중 가장 재능있고 기량있는 무용수다. 이번엔 카라도스·카라독, 라일락 백작, 요정 등 선악을 넘나들며 1인 다역을 해야 한다. 공연 내내 무척 바쁠 것이다.”
무용을 전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물두살에 라반 센터라는 교육 기관에서 춤을 배운 게 전부다. 그 이전은 물론 이후에도 댄스 수업을 받은 적은 없다. 위대한 무용수가 되고 싶었다면 늦게 시작한 게 무척 불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안무와 연출에 관심이 있었다. 유년기에 공연장에 갔고 영화를 보았으며 책을 읽었고 여행을 다녔다. 이런 삶이 현재의 나를 만들었고, 지금 작업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평범한 관객과 교감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단언컨대 다섯살부터 춤만 췄다면 현재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무용수 선발의 기준은. 작품의 영감은 어디서 받나.
“발레를 했든 뮤지컬을 했든 상관하지 않는다.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으면 된다. 왜냐하면 그들은 무용수이자 퍼포머이기 때문이다. 움직임에 열정이 있고, 관객에겐 열려있는 무용수를 원한다. 영감? 무성영화를 좋아한다. 대사 없이 스토리를 전달하니깐.”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