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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어둠 속에서 스크린 도어가 닫혔다

<본선 4강전 2국> ●·커 제 9단 ○·이세돌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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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보(115~130)=15부터 22까지는 흔히 말하는 ‘이렇게 될 곳’. 수순 중 16은 초·중급자들이 눈여겨봐 둘 만한 형태 정비의 맥이다. 23, 25까지 선수 처리한 흑 대마는 ‘완생(完生)’의 형태. 완전하게 살아있음을 뜻하는 이 용어의 상대어는 ‘미생(未生)’이다. 미생은 바둑을 모르는 일반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가 국민만화가 윤태호의 웹툰 하나로 대한민국의 젊은 직장인과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청년들의 삶을 대변하는 용어가 돼버렸다.

27로 스크린 도어가 닫힌다. 밖은 캄캄한 철로뿐이다. 그곳에서는 오직, 불확실한 어둠만이 자유롭다. 누군가 그 경계로 뛰어들라고 말한다. 그건, 위험한데? 그래도 여기서 머뭇거리면 도태되고 말아. 위험을 회피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고. 목소리는 달콤하고 부드럽게 포장되었지만 본질은 단호한 금속성이다. 어두운 철로 위로 뛰어내린 28은 ‘미생’이다. 이렇게 뛰어들지 않으면 ‘완생’은 꿈도 꿀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여기서 ‘참고도’ 흑1로 붙여오면 어떻게 응수할까. 백2로 철마의 머리를 젖히면 거칠게 맞끊어올 텐데 그 이후가 어렵다. 고뇌하는 사이에 29가 놓인다. ‘참고도’보다 더 강경하다. 30으로 밀고 나갈 수밖에 없는데….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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