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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야 산다”…‘철의 날’ 쓴소리 자청한 권오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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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회장이 9일 제17회 철의 날 기념식에서 선제적인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사진 포스코]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한국과 중국을 포함해 인도, 이탈리아, 대만 철강업체들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이번 조치로 한국은 철강 업체별로 최소 8.75%에서 최대 47.8%까지 반덤핑 관세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우리나라 업체와 함께 도마에 오른 중국 업체들은 최대 451%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았다.

오랜 불황 속에 신음하던 한국 철강업계가 이번엔 ‘보호무역’이란 복병을 만났다. 9일 철강업계와 코트라 등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한국산 제품에 대해 11건의 반덤핑·상계관세 조사를 진행 중인데 대상 품목 모두 철강·금속 제품이다. 지난달 미국이 한국 철강업체들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것도 사실은 세계 최대의 공급자로 발돋움한 중국을 견제하려다가 한국까지 유탄을 맞게된 것이란 분석이다. 한마디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진 격이다. 유럽연합(EU)도 지난달 중국산 철강재에 대해 강력한 감시 제도 도입을 선언하면서 자국내 철강업체 보호 의지를 밝히고 나섰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국 철강업체들도 언제든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권오준(66) 한국철강협회 회장(포스코 회장)이 9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17회 철의 날’ 기념행사장에서 선제적인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체질 강화를 위해선 우리 스스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과감하게 사업을 재편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위기감이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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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이 유독 철강재 보호무역에 나선 것은 그만큼 공급 과잉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철강재 공급과잉량은 연 7억t에 달한다. 이는 우리나라 연간 생산량(약 7000만t)의 10배에 달한다.

지난 4월 벨기에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고위급회담에서는 철강재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전세계적인 대책 마련이 논의되기도 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곤 하지만 시장 회복세도 더디다. 조선과 건설 등 전방산업의 경기가 최악이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니 우리 철강업계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구 노력이 한창이다. 업계 1위인 포스코는 국내외 비핵심분야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도 동부특수강과 SPP율촌에너지를 인수하고 하이스코를 합병하는 등 대형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후판공장을 폐쇄한데 이어 서울 수하동의 본사 사옥(페럼타워)까지 팔았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 아직 부족하다는 게 시장과 정부의 생각이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혹독한 구조조정 과정 중인 중국과 일본이 경쟁력을 회복한다면 우리 철강산업의 미래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며 “(그간 우리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은)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 철강업체들은 훨씬 가혹한 현실 앞에 놓여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철강재 유입이 이어지면서 빠른 속도로 내수시장을 잠식당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1373만3000t에 달한다. 올 들어 4월까지 수입량은 459만3000t으로 전년 동기보다 4.1%나 늘었다. 익명을 원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는 덜하지만 일반 국민이 잘 모르는 중소규모 철강사들은 이미 중환자실에 있다고 보면 된다”라며 “정부는 경쟁력 강화를 외치지만 뾰족한 답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한숨지었다.

한편 황은연(58) 포스코 사장과 휴스틸 임춘섭 상무가 이날 기념식에서 각각 은탑산업훈장과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황 사장은 포스코 글로벌 마케팅 체제 구축 등을 통해 철강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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