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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저축은행 사태 이후 주춤하더니…부활한 금피아 낙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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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경제부문 기자

신한카드는 지난 3일 회사 홈페이지에 ‘임원 선임 및 사임 공시’를 띄웠다. 신임 상근감사위원으로 이석우 전 금융감독원 감사실 국장을 선임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공시 내용은 두 가지 측면에서 눈에 띄었다. 우선 전임 감사의 임기가 당초 지난 3월까지였고 사외이사들은 이미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됐는데도 신임 감사는 6월에 임명됐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이석우 감사가 한때 금피아(금융감독원+마피아) 낙하산 논란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란 점이다. 그는 금감원 재직 중이던 2014년 3월 대구은행 감사로 내정됐다가 따가운 여론의 질책을 받았다. 결국 그는 “조직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며 스스로 감사직을 고사했다. 그런 그가 2년여 만에 금융사 감사 자리로 돌아왔다.

신한카드 측은 “이 감사위원은 재무부·금융위원회·금감원에서의 오랜 경험을 토대로 금융 전반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경륜을 갖췄다. 회사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왜 3월이 아닌 6월에 임명됐느냐는 질문엔 “적임자를 찾는데 2~3개월 정도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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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사는 금감원을 2014년 6월 2일 퇴직했다. 퇴직 뒤 2년이 지나면(2015년 3월 이후 퇴직자는 3년)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마치 신한카드가 그의 취업제한 시기가 풀리기를 기다린 것처럼 시기가 딱 들어맞는다.

신한카드뿐 아니다. 롯데카드·현대해상·삼성화재·신한금융투자 등도 지난 3~4월 신임 감사로 금감원 출신을 영입했다. 현대자산운용 비상근 감사로 임명된 최순권 전 금감원 국장은 직전까지 유진투자증권 감사였다. 업권을 바꿔 감사직을 이어 가고 있다. 2014년 카드정보 유출 사태와 세월호 참사 등을 거치면서 금감원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잠시 주춤해지는가 싶더니 올 들어 다시 부활했다.

금감원 출신 감사 선임에 있어서는 금융사의 수요와 금감원의 공급이 서로 잘 맞는다. 금융회사 입장에선 금감원 출신이 금융을 잘 아는 데다 각종 검사시 바람막이 역할도 기대할 수 있어서 선호한다. 금감원 인사가 오지 않으면 그 자리를 감사원이나 국세청 출신으로 채우게 되는데 차라리 전문성 있는 금감원 출신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고질적인 인사적체에 시달리는 금감원으로서도 정년을 앞둔 간부들이 금융회사로 많이 나가주는 게 운영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살펴보자. 2011년 저축은행 사태엔 저축은행의 불법 대출을 묵인하거나 금감원을 상대로 로비에 나섰던 금감원 출신 낙하산 감사들이 있었다. 2014년 고객 정보유출 사고를 낸 3개 카드사의 감사도 모두 금감원 출신이었다. 금피아란 말이 이유 없이 생겨난 것은 아니다.

취업심사를 통과했거나 취업제한 기간이 지난 퇴직자의 금융권행을 완전히 막을 방법은 현재로선 없다. 대신 금감원 출신 감사가 로비창구 역할에 그치지 않게 하려면 그들에게 더 엄중한 책임을 지우는 게 맞다. 내부통제 소홀로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이에 책임이 있는 감사에게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

이런 방안은 2014년 5월 금감원이 내놨던 ‘검사 및 제재업무 혁신 방안’에도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후 나온 개인정보 유출 사건 관련 징계에서 금감원 출신 카드사 감사 중 중징계를 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한애란 경제부문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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