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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진 수요일] 너무 아파 찡그렸는데, 부장님은 “무슨 불만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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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는 28~32일에 한 번씩 난자가 몸 밖으로 배출되는 일입니다. 일반적으로 한 번 생리할 때 4~7일간 출혈이 지속되죠. 자, 여기까지는 제가 배워서 아는 전부입니다. 남성으로서 여성의 생리에 대해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오늘 준비한 청춘리포트는 저 역시 팀장이 아닌 한 명의 남성 독자로서 유익하게 읽었습니다. 생리로 고통받는 2030 여성들에게는 공감을, 남성들에겐 이해를 돕는 이야기입니다. 남자들은 모르는 2030 여성들의 솔직한 생리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정강현 청춘리포트팀장
 
생리통으로 배가 너무 아파서 나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렸는데 부장님이 무슨 불만이 있느냐고 핀잔을 줘서 당황했다. 이럴 때마다 일일이 설명할 수도 없고 답답하고 짜증난다.”(응답자 D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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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생리대 가격이 비싸 저소득층 여학생들이 고통 받는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후 여성의 생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생리대 가격은 생리가 동반하는 수많은 불편 중 하나에 불과하다. 청춘리포트가 2030 여성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중 일부는 심층 인터뷰를 했다. 남자들은 모르는 2030 여성들의 생리 이야기를 낱낱이 전해드린다.
 
#첫 경험

초경은 누구에게나 충격적인 경험이다. 사전에 성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갑자기 몸에서 피가 나오는 현상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11~16세 사이에 초경을 겪는 탓에 당혹감은 더 크다. 하지만 요즘 부모님들은 딸이 초경을 경험하면 생리대 사용법 등을 차근차근 설명해 주는 편이다. 지금의 20~30대 여성들이 사춘기 시절 초경을 겪었을 때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먼저 직장인 신모(29)씨의 기억.

“초경 당시 엄마가 화장실로 데리고 가 생리대 사용법을 설명해 주면서 ‘너는 이제 임신이 가능한 여자가 된 거다. 항상 몸가짐을 신경써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던 기억이 선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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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리포트팀 온라인 설문조사, 20~30대 여성 113명 대상


회사원 최모(32)씨의 기억도 비슷하다. “생리를 빨리 시작하면 키가 안 큰다는 얘기가 있어 노심초사했던 기억이 있어요. 처음 생리한 날 키가 다 큰 거냐고 울고불고 했더니 부모님이 ‘어른이 된 것이니 축하해야 한다’며 케이크와 과일주를 사 와 파티를 했죠.”
 
#고통

초경의 숭고한 의미를 아무리 강조해도 여성들 입장에선 고통이 시작됐다는 신호에 다름 아니다. 생리란 게 남자들은 상상할 수조차 없는 고통을 수반하는 거니까. 며칠간 계속해서 피를 쏟아낸다고 생각해 보라. 기분? 당연히 산뜻할 리 없다. 한 응답자는 “생리가 맑은 피가 아닌 응어리진 핏덩어리가 끊임없이 쏟아져 내리는 일이라는 걸 누군가 알려줬다면 이렇게 당황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냄새도 만만치 않다. 자궁에 고여 있던 피가 흘러나오는 것이 생리혈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냄새 안 나게 하는 생리대’를 찾기도 하고 향수를 많이 뿌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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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리포트팀 온라인 설문조사, 20~30대 여성 113명 대상


무엇보다 고통스러운 건 저마다 다른 형태로 찾아오는 생리통이다.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통증을 경험하는 사람부터 잔잔한 통증이 주기적으로 오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설문 결과 ‘생리통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답한 여성은 8%에 불과했다. 반면에 생리통이 있다고 답한 여성은 92%였다. 이 중 ‘움직일 수 없는 수준’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2.7%나 됐다. 생리통이 심한 경우엔 장소 불문하고 구토를 하기도 한다는 응답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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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리포트팀 온라인 설문조사, 20~30대 여성 113명 대상


다음은 나모(34)씨의 회상이다. “학창시절에 늘 한 달에 하루는 생리통 때문에 결석을 하는 학생이었어요. 한의원에도 가고 일반 병원도 가고, 순면 생리대를 써보고 좌욕이며 안 해 본 일이 없는데도 생리할 때마다 자궁이 빠져나가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죠. 생리통만 아니었다면 인생이 백 배는 수월했을 겁니다.”
 
#“호르몬 조절 안 돼”

생리는 여성들이 절대적으로 호르몬의 지배를 받는다고 느낄 때이기도 하다. 생리 때면 신체의 호르몬 체계가 흐트러져 감정 조절이 잘 되지 않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럴 때면 많은 남성이 “혹시 그날이냐”고 물어보는데, 청춘리포트가 만나 본 2030 여성들의 설명은 이랬다.

“친구에게 ‘남자친구 때문에 화가 난다’고 하소연했는데 얘기를 듣던 친구가 ‘그렇게까지 화낼 일은 아닌 것 같은데 혹시 그날(생리일)이 오는 것 아니냐’고 묻더라고요. 확인해 보니 정말 생리가 시작됐고, 그 이후 내가 생리 시작 1주일 전에는 꼭 화를 한 번씩 낸다는 걸 알게 됐죠.”(응답자 A씨)

“저는 생리 기간에 식욕 억제가 안 됩니다. 앞뒤 안 가리고 초콜릿을 입이 터지게 먹고 나서 정신차려 보면 생리가 막 시작되곤 해요.”(응답자 B씨)

생리 기간에 도벽이 생긴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전모(38)씨는 “학창시절에 반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도난사고가 일어났는데 몇 달이 지나 범인을 잡은 결과 한 사람이 범인이었고 그게 매번 생리일에 일어난 일이라는 걸 알게 돼 너무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신체적 변화도 두드러진다. 얼굴 주변에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거나 유방과 아랫배가 부풀어 오르기도 한다. 평소에 잘 맞던 바지나 치마가 꽉 끼기도 하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등 미묘한 변화를 겪는다. 설문 결과 응답자의 37.4%가 생리 때문에 힘든 점으로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는 것을 꼽았다.

이 때문에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피임약을 복용해 생리일을 늦추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응답자의 46.9%는 “생리일을 조절하기 위해 약을 복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83.3%는 “휴가나 출장 등 중요한 일정에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 약을 먹었다”고 답했다.

실제 생리 탓에 직장 업무에 지장을 받는 2030 여성들이 적잖다. 한 응답자는 “출장 때문에 생리일을 조절해야 할 땐 참담한 기분이다. 심지어 출장 일정이 갑자기 변경돼 기껏 바꿔놓은 생리 주기가 엉망이 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채모(33)씨는 “과거 수능을 앞두고 한 달 전부터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학생도 있었다”며 “수능 직전이나 당일에 생리가 터지면 시험을 완전히 망칠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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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리포트팀 온라인 설문조사, 20~30대 여성 113명 대상


아무리 대비해도 생리로 인해 사고가 터질 때가 종종 있다. 대부분의 여성은 생리하다가 옷이나 이불에 새는 경험을 한두 차례 한다. 이때 감정은 당황→부끄러움→참담함의 순으로 변한다.

“ 바삐 일하느라 생리대를 갈 시간이 없었는데 넘쳐서 옷 밖으로 잔뜩 샜어요. 모두가 퇴근하는데도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가 집에 와서 통곡했죠.”(박모씨·34)

“아르바이트 중 갑자기 생리를 시작했는데 자리를 봐 달라고 할 사람이 없어 친구에게 생리대와 옷을 가져다 달라고 급히 부탁한 적이 있어요.”(박모씨·26)

“생리하는 줄도 모르고 사내 체육대회에서 뛰다가 운동복에 묻은 피를 보고 기겁했어요. 얼른 윗옷을 벗어 허리에 둘렀는데도 종일 마음이 편치 않았죠.”(서모씨·29)
 
#숨겨야 하는 일

고통의 연속인데도 대부분의 여성은 생리를 조심스럽게 감춰야 할 일로 배운다. 생리 중이라는 사실이 들키면 부끄럽거나 망신스럽다는 생각을 하도록 교육받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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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리포트팀 온라인 설문조사, 20~30대 여성 113명 대상


생리휴가나 생리결석(수업)을 편히 쓰지 못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생리휴가를 써 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66.4%가 “전혀 없다”고 답했다. 생리휴가를 쓰지 못하는 이유로는 “주변에서 유난을 떤다고 할까 봐 두렵다”(41.1%), “내가 빠지면 다른 동료들이 고생하니 미안해서 못 쓰겠다”(27.4%), “상사(혹은 교수님)가 남자라 말하기가 부담스럽다(20%)” 등의 답이 나왔다. 한 응답자는 “학창시절 남자 선생님은 생리통으로 인한 조퇴를 인정해 줬는데 여자 선생님들은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며 “여자 선생님들은 사회 나가서 생리통 때문에 힘들어서 빠진다는 말은 절대 못하기 때문에 학교에서부터 참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30대 여성 C씨는 “생리통이 너무 심해 휴게실에서 좀 쉬고 오겠다고 말했더니 여직원 한 명이 ‘어르신들이 불편할 수 있으니 ‘생리’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카톡을 보내 당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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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에 대한 남성들의 이해는 천차만별이다. 여성들의 고통을 이해하면서도 생리휴가 등에 대해선 불편한 시각을 드러내기도 한다. 윤모(29)씨는 “여자 친구가 생리 때 잠도 못 잘 정도로 고통스러워 하는 걸 보고 직장 동료들이 생리통을 호소하면 쉴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반면에 채모(27)씨는 “남성들은 잘 모르는 고통이라 조심스럽지만 솔직히 생리휴가를 악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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