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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서 펼쳐지는 제2의 냉면 전쟁

냉면 명가에 도전장 낸 신상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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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미평양냉면 앞에 줄 선 손님들. 이곳은 개점 3개월 만에 입소문을 타고 유명 해졌다. 김경록 기자

일찍 찾아온 더위에 유명 냉면집은 점심시간마다 문전성시를 이룬다. 강북 도심에는 중구 을지로의 을지면옥, 필동의 필동면옥, 주교동의 우래옥 등 노포(오래된 가게)가 많다. 강남권에도 평가옥, 봉피양, 평양면옥 등 냉면 명가의 분점이 여러 곳이다. 요즘 강남에 새로운 냉면 맛집이 속속 문을 열어 미식가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좋은 재료, 깔끔한 맛으로 승부를 건 냉면 맛집의 신흥 강자들을 찾아봤다.


미쉐린 스타 셰프 극찬한 ‘진미평양냉면’
가성비 좋은 ‘봉밀가’ 정용진 단골 ‘능라도’
젊은 냉면 애호가 늘어난 강남에 문 열어



최근 유서 깊은 냉면 맛집에 도전장을 내는 ‘신진 세력’이 눈에 띈다. 기존 노포들이 강북 도심에 밀집했다면 새로 생긴 가게들은 강남권에 자리 잡았다.

냉면 매니어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는 신흥 냉면집의 선두 주자는 ‘진미평양냉면’이다. 논현동 평양면옥에서 주방장으로 일하던 임세권 사장이 지난 3월 강남구 논현동에 가게를 열었다. 미쉐린 스타를 받은 ‘정식당’의 임정식 셰프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이 집 냉면에 대해 극찬을 하며 본격 입소문을 탔다. 미식 블로거들도 “새로운 냉면 강자가 나타났다” “앞으로 손님이 미어터질 듯”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점심시간에 가면 60석 규모의 매장이 꽉 들어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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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에 문을 연 진미평양냉면, 봉밀가, 능라도. 신규 냉면 맛집들이 강남권으로 모여들고 있다.


진미평양냉면은 고기 육수에 메밀과 전분을 섞은 면을 말아낸다. 물처럼 맑은 육수는 양지와 사태를 4시간 우려내고 기름기를 걷어내어 만들었다. 한 모금 마시면 육향이 그윽하다. 쇠고기 편육과 돼지고기 제육, 오이와 동치미 무가 고명으로 올라간다. “손님이 맛있게 식사하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흐뭇하다”는 임 사장은 “정성이야말로 비법”이라고 말한다. “냉면 만들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진미평양냉면에서 1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봉밀가’가 있다. SNS에서는 소위 ‘가성비 깡패’로 꼽히는 맛집이다. 인근 유명 냉면집이 대부분 1만원 이상 가격인 데 비해 봉밀가 냉면은 8500원에다 근사한 놋그릇에 담겨 나온다. 진미평양냉면이 전형적인 냉면 명가 노포의 분위기라면 봉밀가는 캐주얼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젊은 콘셉트의 가게다. 왕십리 지역에서 5년 동안 영업을 하다 2014년 11월 지금의 강남구청역 인근 자리로 옮겼다.

봉밀가는 냉면 대신 ‘평양메밀물국수’라고 메뉴명을 정했다. 주방장 권희승씨는 “원래 북한에서는 냉면이라는 말 대신 국수라고 한다”며 “평양냉면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말고 국수처럼 편하게 드셔 보시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서걱서걱 살얼음이 씹힐 정도로 시원한 육수가 이곳 냉면의 특징이다. 메밀과 전분을 8대 2로 섞어 면발에서 은은하게 메밀향이 난다. 만두와 수육을 곁들여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세트 메뉴도 갖췄다. 권 씨는 “반죽을 만들고 나서 경과한 시간에 따라 면 삶는 시간을 다르게 조정하는 등 면발 만들기에도 세심한 노력을 기울인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지방에서 명성을 쌓은 냉면 맛집이 서울, 특히 강남권으로 입성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대표적인 곳이 강남구 역삼동의 ‘능라도’다. 2010년 판교에 ‘능라’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판교 주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이곳 단골이다. 수많은 냉면 애호가로 하여금 판교까지 힘든 걸음을 하게 만들더니 지난해 11월 역삼동까지 진출했다. 육수는 염도가 낮고 육향도 연해 깔끔하고 슴슴한 맛이다. 여기에 메밀향이 진한 면발이 어우러져 우아한 맛을 낸다.

능라도를 운영하는 김영철 사장은 이북 출신인 아버지가 해주시던 냉면 맛을 잊지 못해 가게를 열었다. 1년간 전국 유명 냉면집을 돌며 지금의 레시피를 완성했다. 인기 비결을 묻자 김 사장은 “우리 가게처럼 좋은 재료를 쓴다면 누가 만들어도 맛이 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재료에 대한 자부심을 내보였다.

이외에도 일산에서 10여 년간 냉면을 팔던 금왕평양면옥이 2014년 송파구 방이동으로 이전했고, 광명에서 입소문을 끌던 정인면옥이 2014년 여의도점을 오픈하는 등 최근 몇 년간 지방 냉면 명가들의 서울 입성이 이어지고 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젊은 층 가운데 냉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젊은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에 몰리는 것”이라며 “한식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적정 가격대에 질 좋은 음식을 찾는 ‘스몰 럭셔리’(small luxury) 소비 트렌드까지 더해지면서 냉면의 인기가 수직 상승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미소 기자 smile8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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