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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애의 Hola! Cuba!] <19> 쿠바에서 만난 소울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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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 슬로피 조(Sloppy Joe`s Bar)의 햄치즈 샌드위치.


그동안 쿠바 음식 이야기만 나오면 흉을 봤다. 쿠바에서는 맛집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고. 그래도 쿠바에서 먹었던 음식을 정리해 보니 나름 맛있는 음식이 많았고, 따뜻한 추억도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쿠바 음식은 바로 쿠바 샌드위치다. 만드는 법은 대략 이렇다. 쿠바 바게트를 반으로 잘라 버터를 바른다. 양념한 돼지고기를 구워 도톰하게 자른 뒤, 햄, 스위스 치즈와 딜 피클과 함께 바게트에 넣는다. 그리고 조지 포먼 그릴에 눌러 노릇노릇 구워내면 치즈가 녹아내리고 빵이 바삭바삭한 오묘한 맛의 샌드위치가 탄생한다. 양념에 잘 재운 로스트 돼지고기는 부드럽고 치즈가 녹아내려 하나가 된 햄도 부드럽다. 곁들이는 소스는 고작해야 머스터드. 쿠바 샌드위치는 할리우드 영화 아메리칸 셰프(Chef, 2014)에 소개된 후 열풍처럼 전 세계로 번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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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 거리의 샌드위치와 햄버거, 가격은 제일 비싼 것이 1달러.

쿠바 샌드위치의 기원은 19세기 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쿠바와 미국, 특히 플로리다 주는 이웃이나 다름없었다. 시가 산업이 활발하던 당시, 미국 플로리다 주 키웨스트(Keywest), 템파(Tampa), 마이애미(Miami) 등지에서 일하던 쿠바 출신 공장 노동자들은 고향 음식을 그리워하며 샌드위치를 자주 만들어 먹었다. 지금 우리가 먹는 쿠바 샌드위치가 이때부터 미국에 본격적으로 소개됐다.

정작 쿠바에서는 지금 우리가 먹는 ‘미국화된’ 쿠바 샌드위치는 찾기 쉽지 않지만 정통 쿠바 샌드위치는 어디서나 먹을 수 있다. 햄과 치즈만 넣은 것이 대부분이고, 야채가 들어간 것도 있다. 가격은 무척 저렴하다. 비싼 게 1달러 정도다.

참고로 최근 한국에도 쿠바 샌드위치를 파는 곳이 많이 생겼다. 쿠바인 아우구스토(Augusto)가 직접 샌드위치를 만드는 신촌의 리틀 쿠바(Little Cuba)가 특히 맛있다. 아우구스토가 만들어 준 음식을 먹으며 쿠바 이야기를 나누면 마치 쿠바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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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엔푸에고스에서 먹은 거리 피자, 크고 싸지만 맛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쿠바에서 샌드위치 다음으로 흔한 것은 피자다. 지방에도 피자를 파는 식당이 수두룩하다. 쿠바인의 주식이 피자인가 싶을 정도다. 맛이 빼어나진 않지만 저렴한데다 양이 많아 밤 늦게까지 피자집에는 사람들이 줄지어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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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음밥도 많이 먹는다. 야채를 넣고 약간의 고기를 넣어 볶아낸다. 여느 음식과 마찬가지로, 양이 많고 가격이 저렴하니 한끼 식사로 인기다. 우리가 먹는 볶음밥의 맛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조금 더 느끼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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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엔푸에고스 바닷가에서 팔던 케밥과 쿠바 맥주 부카네로, 2달러의 행복.

사탕수수 주스나 생과일주스는 상상 이상으로 저렴하다. 한 잔이 300~500원 수준이다. 계산을 하면서도 단위를 잘못 본 것이 아닌지 다시 확인하게 되고, 돈을 내면서도 미안한 생각이 들 정도다. 올드 아바나 거리엔 추러스를 파는 곳도 더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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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리니다드에서 먹은 생선 요리. 매콤한 명태 살의 맛이 친숙하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고기를 먹을 경우, 고기 종류를 먼저 고른 뒤 요리 방법을 선택한다. 그릴에 굽거나 토마토 소스에 볶아 먹는 게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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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데 쿠바에서 먹은 플레이팅이 화려한 새우 요리.

운이 좋다면, 인심 좋은 식당에서 메뉴에도 없는 음식을 먹을 수도 있다. 산티아고 데 쿠바를 갔을 때의 일이다. 장거리 여행에서 지친 내 입은 음식을 주문하는 내내 나는 매콤하면서도 맛깔나는 한식이 그리웠다. 치킨 요리를 주문하면서 애절한 눈빛으로 직원을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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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데 쿠바에서 먹은 닭고기 요리.

“양파와 마늘을 듬뿍 넣고 살짝 매콤한 맛의 닭 요리를 먹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밥이 먹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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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구에이에서 먹은 점심. 쇠고기를 양파, 마늘로 양념해 느끼하지 않다.

내 앞엔 빨간 양념에 양파와 마늘이 듬뿍 넣어 볶은 닭볶음에 하얀 밥이 나왔다. 마술처럼 고추장 맛이 났다. 우리의 맛과 같을 리 없지만 나만을 위해 정성을 가득 담아 만들어준 특별식이었다. 게다가 그곳은 3성급 호텔의 레스토랑이었는데. 그날 저녁 식사는 바닥이 보일 때까지 깨끗이 핥았다. 

쿠바에서는 웬만큼 비싼 음식을 먹어도 5000원을 넘지 않는다. 물론 현지인의 화폐 기준으로 계산을 했을 때다. 더러는 어수룩한 관광객의 머리 위에서 단위를 속여 파는 상인도 있다. 쿠바는 이중 화폐를 사용한다. 정식 단위는 페소(Peso)이지만 현지인이 사용하는 화폐는 쿱(CUP) 또는 모네다(MN)라 하고, 관광객이 사용하는 화폐는 쎄우세 또는 쿡(CUC)이라 한다. 1 쎄우세는 약 24 모네다이다. 관광객도 현지인이 사용하는 쿱(CUP)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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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