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 슬로피 조(Sloppy Joe`s Bar)의 햄치즈 샌드위치.
그동안 쿠바 음식 이야기만 나오면 흉을 봤다. 쿠바에서는 맛집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고. 그래도 쿠바에서 먹었던 음식을 정리해 보니 나름 맛있는 음식이 많았고, 따뜻한 추억도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쿠바 음식은 바로 쿠바 샌드위치다. 만드는 법은 대략 이렇다. 쿠바 바게트를 반으로 잘라 버터를 바른다. 양념한 돼지고기를 구워 도톰하게 자른 뒤, 햄, 스위스 치즈와 딜 피클과 함께 바게트에 넣는다. 그리고 조지 포먼 그릴에 눌러 노릇노릇 구워내면 치즈가 녹아내리고 빵이 바삭바삭한 오묘한 맛의 샌드위치가 탄생한다. 양념에 잘 재운 로스트 돼지고기는 부드럽고 치즈가 녹아내려 하나가 된 햄도 부드럽다. 곁들이는 소스는 고작해야 머스터드. 쿠바 샌드위치는 할리우드 영화 아메리칸 셰프(Chef, 2014)에 소개된 후 열풍처럼 전 세계로 번져갔다.
아바나 거리의 샌드위치와 햄버거, 가격은 제일 비싼 것이 1달러.
정작 쿠바에서는 지금 우리가 먹는 ‘미국화된’ 쿠바 샌드위치는 찾기 쉽지 않지만 정통 쿠바 샌드위치는 어디서나 먹을 수 있다. 햄과 치즈만 넣은 것이 대부분이고, 야채가 들어간 것도 있다. 가격은 무척 저렴하다. 비싼 게 1달러 정도다.
참고로 최근 한국에도 쿠바 샌드위치를 파는 곳이 많이 생겼다. 쿠바인 아우구스토(Augusto)가 직접 샌드위치를 만드는 신촌의 리틀 쿠바(Little Cuba)가 특히 맛있다. 아우구스토가 만들어 준 음식을 먹으며 쿠바 이야기를 나누면 마치 쿠바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시엔푸에고스에서 먹은 거리 피자, 크고 싸지만 맛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볶음밥도 많이 먹는다. 야채를 넣고 약간의 고기를 넣어 볶아낸다. 여느 음식과 마찬가지로, 양이 많고 가격이 저렴하니 한끼 식사로 인기다. 우리가 먹는 볶음밥의 맛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조금 더 느끼한 편이다.
시엔푸에고스 바닷가에서 팔던 케밥과 쿠바 맥주 부카네로, 2달러의 행복.
뜨리니다드에서 먹은 생선 요리. 매콤한 명태 살의 맛이 친숙하다.
산티아고 데 쿠바에서 먹은 플레이팅이 화려한 새우 요리.
산티아고 데 쿠바에서 먹은 닭고기 요리.
까마구에이에서 먹은 점심. 쇠고기를 양파, 마늘로 양념해 느끼하지 않다.
쿠바에서는 웬만큼 비싼 음식을 먹어도 5000원을 넘지 않는다. 물론 현지인의 화폐 기준으로 계산을 했을 때다. 더러는 어수룩한 관광객의 머리 위에서 단위를 속여 파는 상인도 있다. 쿠바는 이중 화폐를 사용한다. 정식 단위는 페소(Peso)이지만 현지인이 사용하는 화폐는 쿱(CUP) 또는 모네다(MN)라 하고, 관광객이 사용하는 화폐는 쎄우세 또는 쿡(CUC)이라 한다. 1 쎄우세는 약 24 모네다이다. 관광객도 현지인이 사용하는 쿱(CUP)을 사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