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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의 느린 긴축, 주가에 큰 타격은 없을 것

주식시장이 뒷통수를 맞았다. 갑자기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시장은 상황을 대체로 낙관하고 있었다. 미국의 경기흐름을 감안할 때 당장 금리를 인상하기 힘든데, 6월에 금리를 인상하지 못하면 이번 경기 사이클에서 인상이 사실상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올해 2차례 인상, 6월도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왔으니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왜 미국이 금리를 올리려고 하는 걸까. 버냉키 전임의장은 연준(Fed)이 금리 정책을 펴는 목적으로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 두 개를 꼽았다. 2011년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 들었음에도 강력한 정책을 계속 유지했던 것도 두 부분의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이제 실업률과 물가가 정상이 됐다. 2%대 잠재 성장률에 5%대 실업률이면 완전 고용에 가깝기 때문이다.



증시고수에게 듣는다

또 하나는 자산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서다. 지난 110년 동안 주가순이익배율(PER)을 가지고 미국의 주가 수준을 살펴 보면,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 때가 가장 높고 그 다음이 1930년 대공황 때이며 지금이 세 번째다. 부동산 가격도 금융위기 직후 최저점에서 30% 가까이 올랐다. 채권 가격 역시 유래 없는 상승을 계속하고 있다.

일러스트 강일구



앞으로 금리 인상은 어떤 형태로 진행될까. 미국 경제는 하반기부터 회복 국면에 들어가 올해 전체 경제 성장률이 2%대를 기록할 걸로 기대되고 있다. 상반기, 특히 1분기가 미국 경제의 바닥이란 얘기다. 과거 미국의 실업률이 5%대 초반일 때 기준 금리는 2%대 중반에서 4%대 초반 사이에 있었다. 이 기준으로 보면 금리 인상 속도를 조금 높여도 이상할 게 없다.



반면 인상 속도를 늦추는 요인도 만만치 않게 있다. 가장 부담되는 부분이 정책 신뢰도다. 금융위기 발생 초기부터 선진국은 각자 다양한 해결책을 내놓았다. 유동성 확대도 그 중 하나였는데 작년까지 선진국 중앙은행은 4조 2500억 달러의 자금을 공급해 줬다. 1960년 이후 5%대의 안정적 증가율을 유지하던 미국의 본원통화 증가율이 2009년에는 90%로 높아진 것도 막대한 자금 공급의 일례였다.



금리는 더하다. 1930년 대공황이 발생했을 때 기준금리 최저점이 1.0%였다. 이번에는 0~0.25%다. 정책 강도가 대공황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강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7년이 지났는데 결과가 참담하다. 실업률을 제외하고 어떤 변수도 경기 회복기의 평균 수치조차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선진국 스스로도 정책이 손을 떼고 나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신뢰도 약화는 금리 인상을 가로막는 내적 동력이 되고 있다.



금리를 인상하는 목적도 비슷한 작용을 한다. 이번 금리 인상은 인플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전통적인 목표와 달리 금리 수준 정상화를 최우선의 과제로 삼고 있다. 시급하게 정책을 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가 된다.



달러 강세도 금리 인상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미국 기업 이익의 40% 정도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으로 달러가 지나치게 강세가 될 경우 경제 전체에 악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한번 금리를 올리고 상당기간 그 효과를 지켜본 후 부작용이 없으면 다시 올리는 형태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그 때문에 주식 시장이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1946~2004년 사이에 미국 연준이 금리를 12차례 인상했다. 금리 인상 때에 주가가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인상 속도에 따라 달라졌는데, 1967년을 포함한 7번은 처음 금리 인상이 있고 12개월 후에 주가가 평균 2.7% 하락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릴 때마다 금리를 올리는 ‘빠른 긴축’의 경우였기 때문이다. 반면 1946년을 포함해 5번은 금리 인상이 시작되고 12개월 후에 주가가 평균 11% 상승했다. 금리를 인상한 이후 몇 번의 후속 회의에서는 인상을 유보하는 ‘느린 긴축’의 형태를 취했기 때문이다.



이번 금리 인상은 아무리 빨라도 금리를 한번 인상한 후 차기 FOMC 회의는 건너 뛰는 형태가 될것 같다. 더 느릴 경우 상하반기 한 번 정도씩에 그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번 금리 인상은 80년 이후 처음으로 ‘느린 긴축’에 해당하게 된다. 금리 인상으로 주식시장이 심각한 타격을 받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다.



시장이 타격을 받지않을 뿐 금리 인상이 주가를 올리는 역할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과거에 금리를 천천히 올릴 경우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 금리 인상은 경기가 회복될 거란 확신이 있을 때에 진행하는데 거기에 점진적 인상이 덧붙여지니 시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한 것이다.



금리 인상 속도가 대단히 느리게 진행될 거란 기대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는 사실 때문에 금리가 시장을 움직이는 힘이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종우?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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