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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중섭

‘이중섭, 백년의 신화’전(6월 3일~10월 3일)이 시작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전시실에서 가장 먼저 제 눈길을 끌었던 것은 그가?잠시 살던 제주도 집의 평면도 그대로 바닥에?흰 테이프로 마킹한 표식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단칸방. 전쟁통이라고는 하지만, 네 가족이 누우면 옴짝달싹도 못할 비좁기 이를 데?없는 공간이 대한민국 ‘국민 작가’가 살던 곳이라니.



하지만 그곳은 그에게 행복이 넘치는 공간이었습니다. 1년 여의 짧은 시간이었을지언정?가족과의 사랑을 만끽했고 아내와 아들들에게 애정을 퍼부을 수 있었으니까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을 물고 빨고 껴안으며 지냈을 그의 심정은 ‘봄의 아동’(1952-53)이나 ‘물고기와 노는 세 어린이’(1950년대)같은 작품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안타까운 것은 전쟁을 피해 아내와 아이들을?일본으로 떠나보내고 홀로 작업을 하면서 점점 의욕을 상실해가는 모습이 말기 작품들을?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점입니다. 초창기?명징하던 선과 필체는 어느새 사라지고 흐릿하고 뿌옇게 변해가는 그림을 보는 것은 기실?괴로운 일이었습니다. “예술을 한답시고 공밥을 얻어먹고”라며 자책하던 절망. 거식증으로 인한 영양실조와 간염 등으로 고생하다가 적십자병원에서 무연고자로 생을 마감한?것이 1956년 9월 6일. 그의 나이 불과 마흔이었습니다. 불운한 천재의 짧은 삶은 지금 우리에게 예술의 본질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집니다.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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