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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의 레츠 고 9988] “주택연금 받아 집 가치 떨어졌는데 건보료 왜 안 깎아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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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준비가 덜 된 은퇴자들이 기댈 데는 국민연금이다. 2월 말 현재 354만 명이 정식 국민연금을 받는다. 10년 이상 보험료를 부은 사람들로 60세 이상 인구의 38%다. 월평균 연금은 49만원. 노인 부부의 최소 생활비(160만원)에 훨씬 못 미친다. 국민연금마저 없는 나머지 노인은 말할 필요가 없다.

3억7000만원 아파트 맡긴 70대
4년째 건보료 12만원 그대로
“재산가치 변동 안 따지는 건 문제”
복지부 “건보료 개편 때 다뤄야”


이런 현실을 보완하는 게 주택연금(역모기지론)이다. 만 60세 이상 고령자가 자기 집(9억원 이하)을 주택금융공사에 맡기고 매달 일정액을 연금으로 받는다. 4월 현재 가입자는 2만8294명이며 계속 증가하고 있다. 60세에 4억원짜리 집을 맡기면 월 90만9000원이 나온다. 목돈을 인출해 대출금을 갚을 수도 있다. 돈을 받는 만큼 집의 가치는 떨어진다.

주택연금에 맡긴 집에 건강보험료가 나온다. 소위 ‘재산건보료’다. 건보 지역가입자는 소득·재산·자동차에 따라 건보료를 낸다. 그런데 주택연금에 가입한 집의 가치가 하락하면 건보료도 내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100세 시대에 맞지 않다. 노후 준비를 못한 은퇴자의 ‘마지막 보루’가 주택연금인데 건보료가 훼방을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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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황옥순(71·여)씨는 국민연금 14만원, 기초연금 20만원으로 근근이 생활하다 2012년 11월 주택연금에 가입했다. 아파트(시세 3억7000만원)를 맡기고 매달 80만원의 주택연금을 받는다. ‘목돈 인출 제도’를 활용해 아파트에 딸린 은행 빚 7000만원을 먼저 갚았다. 황씨는 “그전에는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생활비를 못 대 재활용품을 주워다 쓰며 노숙자처럼 살았다”며 “주택연금을 받게 되면서 여유가 생겼고 건강도 좋아졌다”고 말한다.

황씨는 그동안 1억2400만원을 주택연금에서 받았다. 아파트 가치가 2억4600만원(3억7000만원-1억2400만원)으로 약 3분의 1이 줄었다. 그런데도 황씨의 건보료는 그대로다. 황씨는 매달 11만9250원의 재산건보료를 낸다. 건보료(12만8540원) 총액의 93%가 재산건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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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은 3억7000만원짜리 아파트의 약 43.2%인 1억6000만원을 과표로 잡아 11만9250원을 부과한다. 같은 비율을 적용하면 황씨 아파트의 과표는 1억630만원(2억4600만원의 43.2%)이고 재산건보료는 9만9850원이다. 1만9400원의 건보료를 더 내고 있는 셈이다. 황씨는 “소득이 없고 재산 가치는 떨어지는데도 건보료가 달라지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한다.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은 “은퇴자들이 노후 생활비를 마련할 다른 방법이 없다 보니 주택연금에 가입한다”며 “주택연금은 자기 재산을 까먹어서 그 가치가 줄어드는 만큼 여기에 맞춰 재산건보료도 낮춰주는 게 맞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최덕근 건보공단 자격부장은 “재산건보료 부과 기준은 재산 과표다. 주택연금을 받을 경우 재산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재산 과표는 달라지지 않아 예전 그대로 매길 수밖에 없다”며 “다만 주택연금이 새로운 제도인 만큼 장기적으로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매달 받는 주택연금에 건보료를 매기지 않기 때문에 재산건보료를 손대긴 곤란하다”며 “건보료 부과 체계 개편 때 함께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건보료 중 가장 원성을 많이 사는 게 재산건보료다. 황씨처럼 별다른 소득이 없는데도 10만원 넘게 나온다. 2014년 3월 회사를 그만두고 지역 가입자가 된 50대 퇴직자 10명 중 4명의 보험료가 올랐다. ‘아파트 한 채’ 때문이다. 지난해 지역 가입자 건보료 수입 7조4000억원 중 재산건보료는 2조9000원에 달한다. 여기에다 종합소득 500만원 이하 가입자의 평가 소득 보험료에 들어 있는 재산건보료(약 6000억원 추정)를 더하면 지역 건보료의 절반가량이 재산에서 나온다.

게다가 재산에 딸린 대출금 등의 부채를 한 푼도 빼지 않고 건보료를 매기기 때문에 더욱 원성이 크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김모(62·여)씨는 대출금 2억원이 딸린 아파트(과세표준액 2억900만원)와 자동차 등에서 월 19만원가량의 건보료가 나오자 “차라리 집을 가져가라”며 건보공단에 강하게 항의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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