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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4050 형님들의 ‘나도 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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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중구 순화동 중앙일보 스튜디오에 4050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해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왼쪽부터) 조봉한 전 삼성화재 부사장(교육 콘텐트 깨봉수학 개발), 이준희·진오민 펀앳 공동 창업자, 김기석 더불어플랫폼 대표. [사진 전민규 기자]

누가 창업은 젊어서 하라 했나. 잘 나가는 최고경영자(CEO)·임원 자리를 박차고 나와 스타트업을 차린 이들이 있다. 돈과 사회적 지위 대신 도전하는 기쁨을 택한 ‘4050 형님들’이다.

옥션 창업자, 인공지능 전문가…
돈·지위 버리고 스타트업 도전장
“지금 연봉, 예전 월급보다 적지만
자금력·경험·인맥, 청년보다 강점”

인터넷 쇼핑몰 옥션의 창업자로 잘 알려진 이준희(52) 펀앳 이사와 미국과 한국에서 중견기업 CEO를 지낸 진오민(46) 펀앳 대표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업체 ‘펀앳’을 창업해 하반기에 ‘타운톡’ 앱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앱은 동네 상인과 주민을 이어주는 SNS로 주민 우대 서비스·타임 세일(특정 시간대의 가격 할인) 정보 제공, 커뮤니티 등이 주요 기능이다. 인증을 거쳐 실제 주민만 해당 지역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진 대표는 “SNS가 발달했지만 현실 속 상호 관계는 점점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상인들에게 무료로 홍보의 장을 마련해줘 기존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서비스의 부정적인 면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는 “회원이 늘어나면 상거래·광고 같은 여러 비즈니스 모델을 접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펀앳의 창업 멤버 6명 중 막내 김영(23)씨는 이 이사의 아들 뻘이다. 이 이사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창업자들과 실행력이 강한 우리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준다”며 “옥션을 창업할 때처럼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일에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진 대표는 “구글 같은 세계적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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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석(47) 더불어플랫폼 대표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서울 대표 등을 역임한 20년 경력의 금융맨이다. 지난해 크라우드 펀딩 회사 더불어플랫폼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크라우드 펀딩을 중·고등·대학교 수업에 활용해 학생들의 교육과 접목하는 데 주력한다. 지난 5월 29일에는 연세대 창업지원단과 교내 스타트업 양성에 나서기로 계약했다.

김 대표는 “한국의 계·동문회·경조사 문화가 모두 크라우드 펀딩의 시초”라며 “모임 문화에 맞는 한국식 크라우드 펀딩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8월에는 농협과 제휴해 SNS에 송금기능을 더한 미니 크라우드 펀딩 앱 ‘더불어모아’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앱에서 동호회나 일회성 모임을 하며 지인들과 쉽게 모금에 참여할 수 있다. 얼마 전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중개업체 등록 신청도 마쳤다.

김 대표는 “대표 임기가 끝나고 다른 은행에서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정년만 기다리며 살기는 싫어 거절했다”며 “굵직한 의사 결정을 한 경험이 스타트업 창업에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직접 해야 하고 현재 연봉이 예전 월급보다도 적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며 웃었다.

더 늦으면 창업을 못할 것 같아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는 조봉한(51) 전 삼성화재 부사장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수학 교육 플랫폼 ‘깨봉(quebon·프랑스어로 ‘무엇이 좋을까’라는 뜻. 우리 말로는 ‘깨우쳐주는 방망이’란 뜻을 겸한다)수학’을 개발해 직접 강사로 나섰다. 이달 중 법인 등록을 마칠 계획이다.

조 전 부사장은 “한국 학생들의 수학 성적이 우수한데도 뛰어난 수학자가 안 나온다”며 “수학의 본질을 꿰뚫어 공식을 외울 필요 없는 교육법을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깨봉수학의 특징은 이미지화와 추상화로 알려주는 수학이다. 가령 15²과 16²의 차이를 공식에 대입해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게 아니라 직사각형 모양의 변화로 알 수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자신이 직접 강사로 출연하는 온라인 콘텐트를 올해 말 출시할 계획이다. 200인치 화면으로 수업하는 오프라인 러닝센터도 함께 연다. 학습할 때 인공지능이 학생의 수준을 파악, 그에 맞게 숙제를 내고 설명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세계 어디서든 경험할 수 있는 양질의 표준화된 콘텐트로 교육 업계의 스타벅스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창업하는 데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조 전 부사장은 “패기나 과감함은 젊은 세대보다 부족할지 몰라도 자금력·경험·인맥은 ‘4050 창업’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하지만 전문 지식과 명확한 목표 없이 현실 도피를 위해 창업하면 100% 실패한다”고 조언했다.
 
◆이준희(52·이사)·진오민(46·대표) 펀앳 공동 창업자=이 이사는 1997년 인터넷 쇼핑몰 옥션을 설립해 4년 후 미국 이베이에 170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이후 동영상 공유 플랫폼 ‘디오데오’, 온라인 쇼핑몰 ‘원어데이’를 창업했다. 진 대표는 컨설턴트 출신으로 미국 의료기기회사 셀유피딕과 한국 자동차 부품회사 코렌즈의 CEO를 지냈다.

◆김기석(47) 더불어플랫폼 대표=미국 위스콘신대와 동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20여 년 동안 외국계 금융사에서 금융상품 거래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 JP모건 서울·홍콩 이사,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서울 대표, 호주뉴질랜드 은행(ANZ) 서울 대표를 역임했다.

◆조봉한(51) 깨봉수학 개발자=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 인공지능을 전공했다. 미국 오라클·필립스에서 일하다 한국에 들어와 하나금융지주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와 하나INS 대표를 역임했다. 2014년 삼성화재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해 10월 창업을 위해 그만뒀다.

글=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사진=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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