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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트윗 필화’…달콤한 소통 뒤 도사린 위험

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문, 여성 피살에 “남자로 태어나요”
안, 19세 죽음에 “덜 위험한 일을…”
박원순 3년 전 독일 홍수 사진 논란
단시간 대중 공감 얻으려다 사고
유인태 “SNS 중독돼 정치 천박해져”

야권의 잠재 대권주자인 이들의 공통분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선호한다는 점이다. 트위터 팔로어 수가 박 시장은 140만 명, 문 전 대표는 106만 명, 안 대표는 72만 명이다(1일 현재). 그런 세 사람은 무심코 SNS에 올린 글 때문에 이미지를 망친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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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강남역 살인사건’ 현장을 방문한 뒤 “다음 생엔 남자로 태어나요”라고 썼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18일 트위터에 ‘강남역 10번 출구 벽면은 포스트잇으로 가득했습니다. “다음 생엔 부디 같이 남자로 태어나요” 슬프고 미안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다음 생에도 여성은 폭력에 웅크려야 하느냐”는 등 비판 글이 쇄도했다. 문 전 대표는 다음 날 “어느 여성분이 쓰셨을 글을 읽게 되는 현실이 슬프고 미안하다는 뜻으로 읽어달라”며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지는 손상을 입은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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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구의역 사고’와 관련해 “여유가 있었더라면 덜 위험한 일을 택했을지 모른다”고 적었다가 논란을 자초했다.


트위터 사고는 또 터졌다. 안 대표였다. 그는 지난달 30일 트위터에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김모씨에 대해 “조금만 여유가 있었더라면 덜 위험한 일을 택했을지도 모른다”고 적었다가 “본질은 부실한 관리와 불합리한 노동 여건”이라는 비판을 들었다. 안 대표는 글을 삭제했다. 그리고 31일 각 당 대표가 일제히 구의역을 방문할 때 현장을 찾지 못했고, 1일 당에 ‘구의역 사고 대책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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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은 2013년 홍수로 물에 잠긴 독일 마을 사진을 보고 “아름다운 건물들”이라고 묘사했다 .


‘트위터 정치인’인 박 시장은 구의역 사고와 관련해 트위터에 글을 쓰지 않고 있다. 강남역 10번 출구 살인사건 때도 “혐오범죄, 분노범죄, 묻지마 범죄가 없도록 이 병든 세상을 치유하겠다”고 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는 2013년 6월 독일의 홍수 사진을 올리며 “제 눈에는 홍수도 홍수지만 아름다운 건물들이 들어오네요”라고 썼다가 “서울시를 홍수로 아름답게 만들려느냐”는 비판 여론에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트위터 정치는 짧은 한마디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표(票)’에 민감한 정치인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 목을 매는 이유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즉흥적인 멘트’는 종종 사고를 부른다.

서울대 한규섭(언론정보학) 교수는 “언론의 경우 중재 기능이 있지만, 정치인의 말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한 검증 없이 유포되는 SNS 메시지는 실언으로 이어지면 치명적”이라며 “안 대표는 즉각적으로 사안의 주도권을 잡으려다 부메랑을 맞은 사례”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치명적 실언의 위험을 내포한 SNS는 양날의 검”이라고도 강조했다.

SNS는 충동적이고 자극적인 여론을 만드는 부작용도 있다. 더민주 정청래 전 의원은 ‘SNS 대통령’으로 불린다. 스스로 ‘대포(大砲)’라며 쏟아내는 막말에 지지자들이 열광하기 때문이다.

그는 4·13 총선 공천을 앞두곤 “본의 아니게 불편하게 했던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글을 썼다. 하지만 총선이 끝나자마자 “사심공천 전횡을 휘두른 5인방”이라며 막말 SNS를 재개했다.

고려대 정세훈(미디어학) 교수는 “팔로어나 친구 등 본인과 의견이 비슷한 집단에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표현이 나온다”며 “SNS에서는 열광하더라도 이를 접하는 전체 국민은 완전히 다른 집단”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전 의원은 “SNS 정치에 중독돼 말이 거칠어지고 정치가 천박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미국 정치에서도 트위터 정치로 인한 사고가 많다.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SNS는 뉴욕타임스를 소유한 것과 마찬가지”(4월 3일 위스콘신주 밀워키 타운홀미팅)라고 말할 정도로 SNS광이다.
 
▶관련 기사
① "다음 생엔 남자로…" 문재인, 강남역 추모 SNS글 해명 "오해소지가 있었나요?" 
② 안철수, 구의역 스크린도어 피해자에 “여유 있었다면 덜 위험한 일 택했을지도"


이화여대 유성진(정치학)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은 2007년 대선 당시 SNS를 통해 사회적 마이너리티를 투표장으로 불러들였다”며 “하지만 SNS는 지지층 동원에 효과적이지만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조화순(정치외교학) 교수는 “강남역·구의역 사건은 SNS를 통해 여성혐오나 분노 등이 감정적 어젠다로 확대된 새로운 사례”라며 “문제는 정치권까지 감정적이고 지엽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법의 영역에서 대안을 고민해야 할 정치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태화·안효성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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