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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고리토의 비정상의 눈] 서른 되는 것의 복잡한 의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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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고리토
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지난 5월 17일로 서른이 됐다. 어릴 적 ‘서른 살 때는 어떤 모습일까’를 자주 상상했다. 작은 마을에서 자라 주변 사람들의 삶이 서로 엇비슷했다. 나도 당연히 그런 삶을 살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 누나들은 24세에 결혼해 30세 땐 저마다 예쁜 아이들을 기르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나 역시 그 나이에는 누군가의 남편으로, 아빠로 살고 있을 것으로 믿었다. 사회적으로도 인정받고 ‘성공’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인생은 예측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이다. 22세 때 우연히 장학생으로 뽑혀 한국에 오게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오래 지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브라질에 돌아간 뒤 한국에 올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들이 생겼다. 덕분에 두 번이나 한국으로 되돌아왔고 결국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머물고 있다.

인생이란 한 치 앞도 짐작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또 있다. 불과 1년 전 나는 반복되는 삶에 지쳐 있었다. 처음에는 열정적으로 임했던 대사관 일도 몇 년이 지나니 시들해졌다. 만나는 사람들도 늘 비슷하고 별로 새로운 게 없었다. 이렇게 재미없게 서른을 맞이하고 몇십 년 동안 이런 식으로 계속 살다가 세상을 떠날 것이라고 생각하니 답답했다. 서른 전에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가슴을 짓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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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비정상회담’ 프로그램을 만났다. 매주 토론을 준비하고 한국어를 공부하다 촬영을 하다 보면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다.

그 외 강연이나 행사, 다른 촬영들도 많이 생겼다. 대사관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매일 밤 늦게까지 일한 적도 많았다. 많이 바빴지만 한편으론 굉장히 행복했다. 새로운 도전들은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줬다.

한국은 내게 ‘나이’에 대해 다른 식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줬던 것 같다. ‘이 나이엔 이렇게 살고 있겠지’라고 생각할 때마다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과 기회들이 나를 한국으로 이끌었으며 새로운 일에 도전하게 해줬다. 덕분에 늘 새로운 일들이 생기고 인생 계획은 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굳이 ‘나이’에 집착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게 됐다.

서른 생일을 맞이했을 때 ‘서른다섯 살엔 뭐하고 있을까’ ‘마흔 살엔 이 정도는 이뤄야 할 텐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대신 불필요한 걱정은 줄이고,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주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신경을 쏟고, 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그런 30대를 보내자고 다짐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앞으로 내게 주어질 또 다른 기회들을 기다리면서 말이다.

카를로스 고리토 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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