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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비세 인상 또 연기…야당 “아베노믹스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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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내년 4월로 한 차례 미뤘던 소비세 인상(8->10%) 시기를 2019년 10월까지 2년 6개월 다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세계 경제의 위기로 증세가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2014년 1차 유보 당시 “소비세를 올릴 수 있는 경제 상황을 꼭 만들겠다. 추가 연기는 없다”던 본인의 약속을 어긴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제1 야당인 민진당과 공산당 등 야 4당은 “아베노믹스(아베 내각의 경제정책) 실패를 인정한 것”이라며 31일 내각 불신임 결의안을 중의원에 공동 제출했지만 부결됐다.

아베 총리는 이날 각료들과의 간담회에서 소비세 인상을 2년 6개월 늦추겠다는 뜻을 밝히고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증세 연기를 반대해온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을 전날 만나 설득했다. “소비세 인상을 연기하려면 중의원을 먼저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자민당 간사장도 중의원을 해산하지 않고 소비세 인상을 다시 미루는데 합의했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도 동의했다.

아베는 지난주 이세시마(伊勢志摩)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세계 경제가 위기에 빠질 위험을 강조하며 재정과 금융, 구조 개혁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정상 선언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정상회의 개막 사흘 전 일본 정부가 발표한 ‘월례 경제보고’에는 “세계 경기가 약하지만 전체적으로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상반된 분석이 포함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가 증세의 연기를 정당화하기 위해 세계 경제의 어두운 전망을 의도적으로 부각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진당 대표는 “증세 연기는 아베노믹스 실패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다”며 내각 총사퇴를 촉구했다. 야 4당은 “안보법을 강행 처리하고 헌법 개악도 밀어붙이는 아베 정권이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강권적인 정치를 하고 있다”며 31일 내각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열린 중의원 본회의에서 자민·공명 양 당과 오사카유신회의 반대로 부결됐다. 다니가키 자민당 간사장은 “내각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야당의 불신임안 제출은 민의와 모순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본 민영방송 TV아사히는 “자민당 총재 임기가 2018년 9월까지인 아베 총리가 소비세 인상을 2019년 10월로 미루기로 한 것은 ‘증세까지는 내가 한다’는 명분으로 총재와 총리 임기를 연장하기 위한 의도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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