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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물은 못 빼고 돈만 빠지는 새만금

| OCI 3조4000억 이어 삼성도 7조6000억 투자 철회
29년간 6조7000억 쏟아붓고 20%도 매립 못해
정권마다 오락가락 불신…“용도·예산 전면 재점검을”


지난 17일 오전 11시 전북도청 이형규 정무부지사 집무실. 삼성 미래전략실 소속 상무 2명과 마주한 이 부지사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곧 사색이 됐다.

2011년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용지에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구축하고 이를 위해 2021년부터 5년간 7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 의향을 밝혔던 삼성이 “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내부 방침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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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3일에는 대표적 국내 태양광업체인 OCI가 3조4000억원을 들여 폴리실리콘 공장을 지으려던 계획을 백지화한다고 돌연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올 들어 삼성과 OCI의 투자 철회 규모만 11조원이나 된다. 2010년 방조제 완공 이후 최근 6년간 새만금에 직간접적으로 약속됐던 투자예정액(14조6879억원)의 약 75%다. 불과 보름간 그동안 어렵게 확보한 투자예정액의 4분의 3이 증발해 ‘투자 엑소더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새만금개발사업은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33.9㎞)를 쌓아 서울 여의도 면적의 140배인 409㎢의 국토(토지 291㎢와 담수호 118㎢)를 새로 만드는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이다. 1987년 당시 노태우 민정당 대통령 후보가 처음 개발 공약을 제시한 이후 29년이 흘렀고 2006년 물막이를 끝낸 지 10년이 지났다.

87년 이후 29년간 부지 조성 등에 3조7500억원, 방조제 물막이 공사에 2조9500억원 등 모두 6조7000억원을 투입했지만 사업부지 매립조차 끝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91년 첫 삽을 뜬 이후 전체 매립 예정부지(291㎢)의 19.5%만 매립을 마쳤다.

정부가 2014년 9월 확정한 새만금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2020년까지 전체 개발 면적의 72.7% 매립이 끝나야 한다. 현재 속도라면 31%(90.5㎢) 정도만 완료될 전망이다. 그동안 환경오염과 예산 낭비 논란 등으로 공사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면서 사업이 큰 차질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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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선거철마다, 정권교체기마다 개발계획의 큰 틀이 오락가락 바뀌면서 새만금 사업에 불신감을 키웠다. 특히 투자 유치에 필수적인 도로·항만·공항 등 사회간접자본(SOC) 구축이 진척되지 못해 개발 동력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북도 최재용 새만금추진지원단장은 “새만금은 사업부지와 인프라가 얼마나 일찍 만들어지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이정전(환경계획학과) 명예교수는 “새만금 난맥상은 정치권이 마구잡이로 밀어붙인 결과”라며 “투자자들이 떠나는 최근 현상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개발 용도와 예산 등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군산=최경호·김준희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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