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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는 연일 '나쁨' 부처 대책 조율은 '매우 나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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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에 이른 30일 마스크를 쓴 채 서울 남산순환로를 지나는 시민 뒤로 보이는 도심이 뿌옇다. [사진 오종택 기자]


30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하루 종일 희뿌연 미세먼지에 휩싸였다. 지난 6일 사이 닷새나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그런데도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종합 대책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대통령, 특단대책 지시 3주 지나도
환경부 “경유값 올려서라도 잡자”
기재부 “환경부담금 매기자” 반박
전문가 “국무회의 올려 정책 조정을”


국무조정실은 지난 25일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미세먼지 대책을 논의하려 했다가 회의를 연기한 뒤 이후 일정을 잡지 못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실무자 사이에서 어느 정도 의견 조정이 이뤄진 뒤 차관회의를 열기로 했다”며 “현재 부처 실무자 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는 국민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중차대한 문제로 국가적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지시한 지 3주가 지났지만 별 진척은 없다. 정부 관계자는 “부처 단위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보니 실무자 협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강도 높은 표현으로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을 감안할 때 이처럼 부처 간 의견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 건 보기 드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덕로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미세먼지 저감이란 정책 목표를 놓고 국무조정실이 부처 간 입장을 조율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잡아야 하는데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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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조정실이 적극 개입하지 않는 사이 각 부처들의 입장만 불거져 나오고 있다. 경유 가격 인상을 놓고 부처 간 이견이 표출된 게 대표적이다.

환경부는 “노후 경유차 배출가스를 줄이거나 도심 운행을 규제하는 정도로는 한계가 있다. 경유차 수요 억제를 위해 경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기재부도 “경유 가격 인상은 세금 인상”이란 반박 논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세금 인상 대신 환경개선부담금을 경유차에 매기는 대안을 환경부에 제시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기재부 관계자가 “환경부가 환경개선부담금을 100% 대기 질 개선에 쓰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자 환경부는 이날 자료를 내고 “환경개선부담금은 100% 대기 질 개선에만 쓸 수 없고 환경 개선 전반에 쓰게 돼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경유 가격 인상 외에도 미세먼지 발생 원인 중 하나인 화력발전소 문제 또한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마찰을 빚고 있는 사안이다.

부처 간 갈등이 컸음에도 조정에 성공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각각 화장시설을 짓도록 요구하던 장사법을 개정한 게 대표 사례로 꼽힌다. 국토부·복지부와 지자체 입장이 엇갈렸지만 국무조정실이 조정에 나서 화장시설 건립 조건을 완화하면서 ‘화장터 대란’을 피할 수 있었다.

은재호 한국행정연구원 박사는 “이해 관계가 복잡한 사안은 해당 부처 실무자들로 사업단을 꾸려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예전에도 국무조정실 안에 ‘주한미군 평택기지 이전 사업단’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 사업단’을 구성한 선례가 있다.

은 박사는 “모든 협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정책 조정에 대한 부담을 덜면 결과에 대한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정책 조정 결과가 국민에겐 부처 간 힘겨루기 결과로 해석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권기헌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무조정실장이 주재하는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이번 사안에 대한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책 조정 역할이 국무회의로 넘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무조정실 차원에서 조율되지 않으면 총리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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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최고값 기준으로 161㎍/㎥까지 올라 ‘매우 나쁨’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 28일(77㎍/㎥)을 제외하곤 미세먼지 농도가 꾸준히 ‘나쁨’(81~1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경기도(256㎍/㎥)와 대구(163㎍/㎥)도 ‘매우 나쁨’ 수준까지 올랐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31일에도 수도권과 충남·전북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오르겠다고 예보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대기 정체로 대기오염 물질이 축적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성시윤·강기헌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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