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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중 “선박 주문 폭주하는 수퍼사이클 다시 안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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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업계가 몸집을 얼마나 줄여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삼성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 내부 검토를 마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최근 국내 조선업 관련 인건비와 설비 수준 분석을 마쳤다. 분석 결과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업계의 인건비 수준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업 근로자 인건비는 일본 상위권 업체보다 10%가량 높고, 중국의 인건비와 비교할 때는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국내 조선업 설비 수준과 관련, 삼성 미전실은 “상세히 말할 순 없지만 지나치게 오버 캐퍼인 상태”라고 봤다. 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인원 감축이 예정돼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삼성은 업계나 채권단의 기대와 달리 조선업 경기가 예전처럼 살아날지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입장이다. 삼성그룹이 삼성중공업에 추가 자금 지원 등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는 채권단에 대해 “현재 필요한 건 추가 자금이 아니라 업황과 조선업 내부의 구조적 문제 개선”이라며 선을 긋는 이유다. 전망이 불투명한데 그룹이 직접 개입하기엔 부담이란 얘기다. 그룹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김종중(60) 전략팀장(사장)도 “(삼성중공업 일은) 삼성중공업에 물어보라”며 직접 개입을 꺼리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삼성그룹과 비슷한 상황 인식을 갖고 있다. 우선 현대중공업은 현재 생산능력을 최소 2006년 이전 수준으로 줄이는 쪽으로 내부 입장을 정리했다. 지난해 기준 38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의 생산능력을 갖춘 현대중공업의 경우 300만CGT 이하로 생산 능력을 줄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9개인 도크 역시 수주 상황에 따라 잠정 가동 중단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조선업 경기가 한창이던 2007년 당시 전 세계 선박발주량은 9476만CGT였는데 이는 지난해 발주량(3560만CGT)의 세 배에 육박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날 “2000년대 중반은 중국 경기 호황 덕에 일시적으로 발주량이 폭증한 ‘수퍼사이클(super cycle)’의 시기였다”며 “앞으로 그런 수퍼사이클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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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 가장 발주량이 많았던 2013년의 전 세계 발주량은 6132만CGT로 2007년의 3분의 2에도 미치지 못한다. 올 들어 4월까지 전 세계 발주량은 388만CGT에 그친다. 국내 조선업체의 과잉 설비는 현재의 위기를 앞당기는 촉매가 됐다. 2010년 이후 국내 조선업체들이 해양플랜트 수주에 대거 뛰어든 것도 이처럼 커진 덩치를 유지하기 위한 일감을 확보하려는 조치였다.

그나마 현대중공업은 2014년부터 임원 수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미 한발 늦었다는 평이다. 그룹 대주주인 정몽준(65)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현대중공업 기획실 총괄부문장을 맡고 있는 정기선(34) 전무도 사석에서 현 상황에 대해 당혹감을 토로했다는 후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사내에서 직접 제작하던 곡블록(곡선 모양의 선체 일부)을 외주 업체에 맡기기로 하는 등 핵심인 조선사업에서도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구조조정 와중에 있는 현대상선의 경우 용선료 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현대상선 측은 “선주끼리 용선료 인하에 대해 공감대가 이뤄졌고 구체적인 수치(용선료 할인율)에 대해 의견 접근을 시도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종 협상 타결 시점은 5월 말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현대상선 측과 용선주 측은 원칙적으로 용선료 인하에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했지만 실무 작업에 추가로 시간이 필요해서다.

이수기·문희철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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