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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직장어린이집 확대하고 이쿠맨 늘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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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고려대 교정에서 한국과 일본의 청춘 남녀 4명이 만나 결혼·출산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왼쪽부터 시마즈 고스케(嶋津浩介·20), 이민주(21)·윤현수(22)씨, 사토 마리(佐藤毬·24). [사진 김춘식 기자]


한국·일본 20대 청춘들은 멀지 않은 미래에 맞닥뜨릴 결혼과 출산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중앙일보와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놓고 고려대 일어일문과 재학생 윤현수(22)·이민주(21·여)씨와 일본에서 온 교환학생 시마즈 고스케(嶋津浩介·20), 유학생 사토 마리(佐藤毬·24·여)가 마주했다. 지난 27일 오후 고려대 교정에서다.

이들은 조사 결과 나타난 두 나라 20~40대의 결혼 또는 출산의식에 공감하면서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충분히 쓸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 왜 결혼에 부정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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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주씨=“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고 요직에 진출할 기회가 많아져서일 거다. 결혼해 남성에게 기대지 않고도 스스로 무언가를 이룰 수 있고 멋있게 살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진 것도 원인일 듯싶다. 결혼하고 아이 낳는 게 장애물이 된다고 느끼는 게 아닐까.”

▶윤현수씨=“실제로 주변에서 결혼하기 싫다고 많이 말한다. 여자애들은 집안일을 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결혼하면 저렇게 살아야 하는 거 아닐까’라고 걱정하고, 남자애들은 ‘내가 왜 아내한테 감시당해야 하나’라고 불평한다.”

▶사토 마리=“한국에서는 부모 압박이 커서 결혼이 인생의 가장 큰 과제라고 하는데 일본에선 그저 인생의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다. 결혼해서 아이한테 매여 사는 것보다 자기 인생을 선택하는 거라고 할 수 있다.”

▶시마즈 고스케=“20대는 ‘사토리(さとり) 세대’ 영향이 큰 것 같다. 태어날 때부터 호황을 누려 본 적이 없어 결혼도 출산도 ‘하면 하는 거지’란 식으로 욕심이 없는 상태다.”(사토리는 깨달음·득도라는 뜻으로 장기 불황 속에 자라 마치 득도한 것처럼 돈과 출세에 관심이 없는 일본의 젊은 층을 말한다.)
 
◆ 왜 결혼이 부담스러울까

▶윤씨=“집을 마련할 때 은연중에 남자가 더 부담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고. 여자가 단칸방에서 시작하자고 해도 남자 입장에선 그렇게 여자를 고생시킬 수 없지 않나.”

▶사토=“일본에선 요즘 ‘제로혼(ゼロ婚)’이라고 해서 돈 안 드는 결혼식을 하려 한다. 한국에선 집을 꼭 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일본의 결혼한 친구 중 집·차가 있는 친구는 없다. 맞벌이가 일반적이고, 모든 것을 남녀가 반반씩 부담한다. 집도 같이 빌리고.”
 
◆ 저출산을 넘어서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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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가정양육수당이 파격적으로 늘면 출산율이 많이 오르지 않을까. 직장어린이집도 많이 늘어나면 좋겠다. 가까이에 아이가 있으면 덜 불안하니까.”

▶윤씨=“왜 아이를 낳은 뒤 재택근무를 못할까. 화상채팅·메신저로 집에서 일할 수 있지 않나.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 경력단절 없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지 않을까. 남성의 육아휴직을 당연히 인정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사토=“일본에서도 육아휴직 때 회사 눈치를 많이 본다. 이런 걸 잘하는 기업을 키워 주면 서로 권장하는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시마즈=“일본에는 이쿠맨(イクメン)이라는 용어가 있다. 육아하는 남성을 말한다. 남성도 육아를 위해 직장을 쉰다는 분위기가 어느 정도 있으니까 육아휴직을 제대로 쓰고 또 복귀할 수 있도록 직장문화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특히 일본 학생들은 “엄마가 아이의 모든 것을 챙기는 한국 문화는 일·가정 양립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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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내 경우엔 초등학교 때부터 아침밥을 내가 준비해 먹고 학교에 갔다. 아침에 혼자 일어났지 엄마가 나를 깨운 적이 거의 없었다. 아이들이 다 혼자서 하니까 한국보단 맞벌이 부부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데 조금 더 상황이 나은 것 같기도 하다.”

▶시마즈=“맞다. 얼마 전 수업시간에 ‘한국의 엄마들’이란 영상을 봤는데 아침부터 엄마들이 아이를 깨우고 옷 입히고 밥 먹이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한국은 다 커서까지도 부모님이 모든 걸 해 주는 게 일반적인 것 같은데 우리는 다르다.”

◆특별취재팀=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이에스더·황수연·정종훈 기자, 정소영 인턴기자(고려대 일문4)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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