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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반체제 숙청 ‘콘도르 작전’ 첫 단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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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날도 비그노네


아르헨티나의 마지막 군부 독재자 레이날도 비그노네(88)가 1970~80년대 ‘콘도르 작전’과 관련 반인권 범죄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 받았다고 AP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연방법원은 이날 우르과이 마누엘 코르데로 전 대령에게 납치· 고문 등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하는 등 콘도르 작전에 연루된 15명에 대해 8~25년 형을 선고했다. 비그노네는 재임기간 살인·납치·고문 등 혐의로 2010년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에 있다. 중남미에서 반체제 인사들을 고문·살해한 개인에 대한 심판이 있었으나 콘도르 작전과 관련된 판결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콘도르 작전은 칠레의 독재자 아우구스트 피노체트의 명령으로 마누엘 콘트레라스 장군이 칠레 국가정보이사회(DINA)를 맡으며 시작됐다. 콘트레라스는 아르헨티나·볼리비아·브리질·칠레·파라과이·우르과이 남미 6개국 군사정권의 정보기관 수장들과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설득해 반체제 인사 정보를 공유하고 사회주의 무장세력을 축출하는 콘도르 비밀 작전을 75년 11월 시작했다.

이들은 76년 9월 전 칠레 외무장관 올란도 레텔리에르를 워싱턴DC에서 살해하는 등 체제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집단 암살했다. 이번 재판에서 25년형이 선고된 코르데로 대령은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자동차 수리점으로 위장한 비밀 조사실에 좌파 인사를 가두고 고문했다. 아르헨티나 국민 시인 후안 헬만의 며느리는 임신 상태로 자동차 수리점으로 납치된 후 바다에 수장됐고 아들은 총살당해 강에 던져졌다.

아르헨티나의 ‘더러운 전쟁(76~83년)’, 칠레의 ‘콜롬보 작전(74~75년)’ 등 콘도르 작전으로 최소 6만 명이 사망하고 3만 명이 행방불명됐다. 투옥되거나 고문을 당한 이도 40만 명에 달한다. CIA도 공산주의 척결을 위해 암묵적으로 이들 정권을 지원했다. 99년 공개된 CIA 기밀문서에 따르면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CIA는 콘도르 작전에 간접 개입했다. 콘도르 작전은 83년 아르헨티나 군사정권이 무너지며 종료됐다.

콘도르 작전이 세상에 드러난 것은 1992년 12월 파라과이 판사 호세 페르난데스가 한 경찰서에서 알프레도 스토로에스네르 독재 시절(54~89년) 정치범 문서를 발견하면서다. 이 문서는 콘도르 작전에 동원된 군과 비밀경찰의 인권 침해 상황을 담아 ‘공포의 문서’라 불린다. 유네스코는 2009년 이를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다.

반인권적 작전이 드러났지만 단죄까지는 20년 이상의 세월이 걸렸다. 독재자들이 재임 당시 만든 사면법 때문에 기소가 불가능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2005년 사면법이 폐지된 후 2013년에야 재판이 시작됐다. 그사이 콘도르 작전의 주범들은 대부분 세상을 떴다. 피노체트는 2006년 사망했고,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라파엘 비델라 전 대통령도 2013년 감옥에서 숨졌다. 콘도르 작전을 출범시킨 피노체트의 오른팔 콘트레라스는 2008년 종신형을 선고 받고 수감돼 지난해 사망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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