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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만만찮아…아베, 소비세 인상 사실상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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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또 소비세 인상을 미룰 요량이다. 아베 노믹스의 중요한 축이 흔들릴 수 있는 일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28일 밤 주요 장관과 자민당 실세에게 소비세 인상 연기방침을 알렸다”고 29일 전했다. 이날 밤 회동에 참석한 인물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 禎一) 자민당 간사장이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아베는 2019년 10월까지 미루겠다는 뜻을 밝혔다. 애초 그는 내년 4월에 2차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었다. 2년 6개월 정도 연기다. 니혼게이자이는 “경기를 최대한 감안한 것”이라며 “하지만 2019년 여름에 치러질 참의원(상원) 선거도 의식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경제·정치적 동기가 동시에 작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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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세 인상 연기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아베의 임기는 2018년 9월까지다. 자신의 임기 안에 소비세 추가 인상은 하지 않겠다는 속내다. 동시에 경기부양용 예산을 따로 편성할 움직임이다. 재정적자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일본의 국가 부채는 지난해 말 현재 국내총생산(GDP)과 견줘230% 정도다. 일본 역사상 가장 높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 바람에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은 사회복지을 확충하기 위해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내세워 인상 연기를 탐탁하지 않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아베 총리가 공명당 대표와 조정을 거친 뒤 소비증세 연기 방침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세 인상이 미뤄지면 아베 임기 동안 두번째 연기다. 아베는 2014년 4월 소비세를 5%에서 8%로 올렸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주립대 교수가 말한 “아베의 바보 같은 정책”이다. 실제 일본 소비가 급감하면서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 그 바람에 아베는 2015년 10월로 예정된 2차 인상(8%→10%)을 2017년 4월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소비세 인상은 아베노믹스의 중요한 고리다. 경제 구조조정을 하면서 공격적으로 재정을 투입하고 통화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국가부채의 추가 증가를 최대한 억제할 필요가 있었다. 세수를 늘리는 일이 절실했다. 아베가 소비세 인상을 강하게 추진한 까닭이다. 그는 틈날 때마다 “소비세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제 자신의 말을 또 다시 뒤집으려 하고 있다.

소비세 인상 연기는 일본 내수엔 긍정적인 소식이다. 일본 소비는 지난해 6월 이후 계속 위축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국제유가가 떨어졌는데도 일본인 씀씀이가 줄어들고 있다”며 “일본인들이 1990년대 중반처럼 소비 본능을 잃어가고 있는 듯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라고 최근 전했다.

반면, 소비세 인상 연기→소비 회복→경기 부활→세수 증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재정적자는 가파르게 늘 수밖에 없다. 미국 신용평가회사들의 등급 강등, 해외 자본이탈 등도 일어날 수 있다. 이를 피하려면 재정지출을 억제해야 한다. 대신 아베는 다른 부양 수단에 기댈 가능성이 크다. 바로 추가 양적 완화(QE)나 마이너스 금리 확대 등이다. ‘채권왕’ 빌 그로스 야누스캐피털 펀드매니저는 “일본은행이 국채를 모두 사들여 소각해야 하는 단계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경제적 파장 외에도 아베는 정치적 후폭풍에 휘말릴 수도 있다. 야당은 다시 총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베가 소비세 인상 연기를 결정한 2014년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치른 적이 있다. 아베 정치적 리더십이 다시 검증대에 올라야 하는 하는 셈이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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