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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기업문화] 유쾌한 소통, 2주 간 휴가 팍팍…직장마다 신바람 혁신

|'경쟁력 키우기' 기업들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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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 문화가 임직원을 바꾸고, 바뀐 임직원이 경쟁력을 만든다. LG그룹의 계열사 전문가들로 구성된 ‘아이디어 컨설턴트’들이 임직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 LG그룹]

일을 해도 힘이 들지 않는다. 저절로 몸이 움직이고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자기 자신을 잊을 정도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저서 『몰입의 경영』에서 제시한 몰입의 정의다. 모든 기업이 직원들의 몰입을 꿈꾼다. 자신을 잊고 신명나게 일하는 직원, 끊임없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직원 말이다.

조직 문화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는 건 그래서다. 단순히 열심히 일하는 직원보다 똑똑하게 일하는 직원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 어떻게 하면 직원들을 자발적인 몰입 상태로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주인의식을 갖고 창의성을 발휘할까. 어떻게 하면 즐거운 마음으로 일터에 나올까. 이 답을 찾아 기업들은 지금도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의 조직 문화 혁신 노력엔 공통의 방향이 있다. 우선 가볍고 평평한 조직 만들기다. 저성장 시대에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수다. 중요한 결정과 실행은 상사의 손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는 직원에게서 창조적인 제안이 나올 수 없다. 기업들이 직급을 단순화하고 호칭을 통일해가며 수평적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최근 스타트업 문화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한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임원들에게 “권위주의를 타파하겠다”는 내용의 서명까지 받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스타트업처럼 빠르게 움직이고 열린 소통의 문화를 만들자는 게 변화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의 다른 계열사들도 비슷하게 움직인다. 제일기획은 2010년부터 모든 직원이 서로를 ‘프로’로 부르고 있다. 올해부턴 삼성바이오로직스도 ‘프로’ 호칭을 도입했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담당’으로 직원의 호칭을 단일화했다. 이런 호칭 단일화의 원조는 CJ그룹이다. 2000년부터 ‘님’ 호칭을 도입했다. 그룹 관계자는 “2000년 이후 그룹이 홈쇼핑과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등 새로운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었던 건 조직 문화의 변화도 한 몫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KT도 수평적인 의사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2014년 하반기부터 시작한 ‘1등 워크숍’은 KT와 비씨카드, 스카이라이프 등 그룹사 임직원이 부서와 회사를 떠나 한 자리에 모여 여는 ‘끝장 토론’의 장이다. 이른바 ‘계급장을 떼고’ 1박 2일 동안 그룹 문제 해결과 성과 창출을 논의한다. 결과물의 채택 여부를 즉석에서 결정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경청하는 장(場)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LG그룹의 사내 포털 ‘LG-LIFE’는 임직원들의 혁신 아이디어를 모은다. 지금까지 1만8000여건의 아이디어가 쏟아졌고, 이 중 일부는 사업화로 이어졌다. 발표와 강연도 좋은 수단이다. 이 그룹은 2013년부터 ‘LG 오픈톡스’를 운영하고 있다. 3명의 임직원들이 15분간 자신이 시장을 선도했던 경험과 노하우를 프레젠테이션으로 사내에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LG전자도 2011년부터 직원들이 5분간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들려주는 ‘이그나이트 LG’를 열고 있다. 최근엔 임직원의 사업 아이디어에 5개월의 개발 기간과 1000만원의 개발비를 지원하는 ‘아이디어 발전소’ 제도도 도입했다.

직원들이 일과 가정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도록 돕는 것도 회사의 주요 목표가 돼 가고 있다. 결혼이나 출산, 육아 등 가정의 대소사로 고민이 많은 직원들이 일터에서 능률적으로 일하기란 쉽지 않단 판단에서다. 특히 여성 직원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대기업들은 출산과 육아 부담을 회사 차원에서 덜어주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도입한다. 신세계는 법으로 보장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외에 임신한 순간부터 쓸 수 있는 출산휴직제도와 원할 경우 육아 휴직을 1년 추가할 수 있는 희망 육아휴직 제도를 도입했다.

LG유플러스는 미혼 남녀 직원의 짝찾기도 돕는다. 미혼 직원들에게 매주 영화표를 주고 “데이트 하라”며 등을 떠밀고, 계열사의 미혼 남녀 직원들이 함께 숲가꾸기 봉사 활동을 하는 자리를 만들어 교제를 돕는 식이다. 두산은 장마와 무더위로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7~8월에 2주 간의 집중 휴가를 쓸 수 있도록 권장한다. 가족과 확실히 재충전하고 돌아와 더 즐겁게 일하라는 취지다. SK하이닉스는 직원 자녀의 진로 고민에 동참한다. 자녀가 방학 기간에 꿈꾸는 대학을 방문하고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드림 캠퍼스 프로그램’을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

억지로 회사에 앉아 있기보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유연한 근무 환경을 꾸며주는 회사도 많다. 얕은 몰입도로 장시간 앉아 있느니 짧게 일하더라도 깊이 몰입해 능률과 창의성을 발휘하라는 의도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모든 계열사에 유연 근무제를 도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ABC워킹타임제를 2011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출근 시간을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1시간 단위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또 7~8월에 주로 쓰던 여름 휴가를 연중 원하는 때 쓰도록 하고, 샌드위치 데이를 지정 휴일로 정하는 등 임직원의 재충전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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