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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19대 국회 종료 이틀 앞두고…‘상시 청문회법’ 폐기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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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국무총리(가운데)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상시 청문회를 가능하게 한 국회법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에티오피아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재의요구안을 전자결재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왼쪽은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 오른쪽은 김현웅 법무부 장관. [뉴시스]


2014년 6월 중순 우즈베키스탄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요청서에 대해 전자결재를 할 수 있었지만 서명하지 않았다. 당시 청와대는 “중요한 사안을 전자결재로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재의결 본회의 못 여는 시점 선택
국무회의 4시간 만에 해외서 결재
황교안 “행정부 견제 수준 벗어나”
청와대, 야당 공세에도 “원칙대로”
20대 국회서 재논의 차단 포석도


하지만 이번에 박 대통령은 한국에서 상시청문회법에 대한 재의요청서가 국무회의를 통과(오전 9시)한 지 4시간여 만에 지구 반대편의 에티오피아에서 전자결재를 했다. 서명한 시각도 현지시간 오전 7시10분이었다. 박 대통령이 서둘러 전자결재 방식으로 거부권을 행사한 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

단순히 상시청문회법을 국회로 돌려보내는 게 아니라 폐기시키는 데 역점을 뒀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청와대 관계자는 “거부권 행사 시점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다음달 5일 귀국한 뒤 거부권을 행사하면 자칫 20대 국회의 재의결권을 인정하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이 감안됐다”고 말했다. 19대 국회의 임기는 29일까지다. 그런 만큼 법안을 19대 국회 안에 돌려보내 자동폐기 수순을 밟게 하고, 이로써 30일 개원하는 20대 국회에서 이 문제가 다시 거론돼선 안 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상시청문회법 재의결을 위해 본회의를 열려면 국회법에 따라 3일간 공고해야 한다. 하지만 19대 국회가 29일 끝나는 만큼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27일을 빼면 임기가 이틀밖에 안 남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상시청문회법에 대해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강경한 건 아니었다.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난 19일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언론들이 많은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검토해 보고 (대응 방안을) 알려드리겠다”(정연국 대변인)고만 했다. 거부권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었다.

하지만 22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금기시할 것만은 아니다”고 물꼬를 트면서 태도가 바뀌었다. 상시청문회법이 정부로 이송된 23일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은 “정부 업무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황교안 총리도 "입법부의 행정부에 대한 정상적인 감시·견제 수준을 크게 벗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시청문회법과 관련한 재계의 우려도 청와대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다만 청와대는 거부권 행사→폐기 수순으로 상시청문회법을 처리할 경우 거대 야당 연합의 공세가 거칠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고민했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물론이고 20대 국회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협치는 찢어지는 것”이라며 압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7일 거부권 행사를 발표하기 직전 “여소야대(與小野大) 국면을 앞두고 있다 해도 정부가 할 일은 하는 게 원칙이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야당의 공세를 감수하고서라도 상시청문회법을 막겠다는 박 대통령의 결심이 섰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상시청문회법 자체가 야당이 발의한 게 아니라 정의화 국회의장 주도로 만들어진 법이란 점도 감안됐다. 정 의장은 이날 거부권 행사가 확정된 뒤 “국회 운영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3권 분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아디스아바바=신용호 기자 서울=남궁욱·안효성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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