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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벽지서 빅데이터 엑스포…“무인차만 다니는 도시 구상”


마오타이주의 고향 구이저우에 몰린 ‘IT 빅샷’

| 200여 기업, IT 거물 60여 명 참석
팍스콘 “저임금 일자리 47% 로봇으로”
쇤버그 “신뢰가 빅데이터 시대 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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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개막한 2016 빅데이터 엑스포장에서 한 관람객이 가상현실(VR) 기기를 직접 체험하고 있다. 국가급 빅데이터 시범지역으로 지정된 중국의 벽지 구이저우성은 1분기 경제성장률 10.3%를 기록, 전국 평균 6.7%를 크게 앞섰다. [구이양=신화 뉴시스]


지난 24일 오후 중국 구이저우(貴州)성의 성도 구이양(貴陽) 화시(花溪)영빈관 3호각 구이저우청. 중국 내 오지이자 마오타이주(茅臺酒)의 고향을 빅데이터 산업의 메카로 만든 천민얼(陳民爾) 구이저우 당서기가 모습을 나타냈다. 이어 리옌훙(李彦宏) 바이두(百度) 회장을 시작으로 미국 델컴퓨터의 마이클 델 회장, 마화텅(馬化騰) 텅쉰(騰訊·텐센트) 회장, 궈타이밍(郭台銘) 대만 훙하이(鴻海·팍스콘)그룹 회장 등 정보통신(IT) 업계의 빅샷 60여 명이 자리했다.

기업가들이 자리에 앉자 양징(楊晶) 국무원 비서장을 비롯해 쉬사오스(徐紹史) 국가발전개혁위 주임,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 등 국무원(정부) 거물들이 들어섰다. 궈타이밍 회장은 양 비서장과 먀오웨이 공업정보화 부장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민감해진 양안 관계를 인식한 모양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입장하자 델 회장의 사회로 빅데이터 간담회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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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빅데이터 엑스포의 마오타이그룹 전시장. 마오타이주에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를 결합해 유통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새진 신경진 특파원]


좌담회는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 SAP를 시작으로 팍스콘·텐센트·델 순서로 발표가 진행됐다. 궈 회장은 “팍스콘은 제조 기업에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기술·자금·인적자원·물자·프로세스를 서비스하는 ‘육류(六流)’ 기업으로 변신 중”이라며 “20년 안에 저임금 일자리 47%를 로봇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 리커창 총리, 정부 자료 대폭 개방 약속
“전통 장인정신·빅데이터 결합하면
제품 풍부해지고 품질 더 좋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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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좌담회에 참석한 리커창 중국 총리. [사진 신경진 특파원]


마무리 발언에서 리 총리는 양복을 예로 들며 빅데이터론을 펼쳤다. “내가 입은 양복을 생산한 중국 기업은 250만 명의 체형을 수집했다고 한다. 만일 데이터를 2000만 명으로 늘린다면 품질이 더 좋아질 것”이라며 빅데이터를 전통 산업 업그레이드에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또 “전통 산업의 장인정신과 빅데이터를 결합하면 공급하는 제품의 종류와 품질이 풍부해질 것”이라며 “이것이 공급 측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제2회 중국 빅데이터 산업 서밋 및 중국 전자상거래 혁신발전 서밋의 개막 하루 전에 마련된 정치와 경제의 만남이다. 빅데이터는 방대한 정보 자산을 캐내 트렌드를 찾아내는 첨단 컴퓨팅 분야다. 중국은 지난해 9월 ‘빅데이터 발전 촉진 행동강요’를 제정해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구이저우를 빅데이터 시범구로 확정했다.

| 빅데이터 메카로 떠오른 구이저우
에어컨 필요 없고 지진 안전지대
DB에 최적…낙후된 산업 발전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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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좌담회에 참석한 천민얼 구이저우성 당서기. [사진 신경진 특파원]


벽지인 구이저우가 IT 빅샷을 한데 불러 모은 힘은 세 가지가 꼽힌다.

첫째, 자연 조건이다. 빅데이터의 기본은 데이터센터다. 전력이 운영 비용의 50~70%를 차지하며 절반은 서버용 에어컨 가동비다. 구이저우의 여름 평균 온도는 23.3도, 연평균 온도는 15도로 에어컨이 별로 필요 없다. 구이안(貴安)신구에 들어선 팍스콘 녹색데이터센터는 동굴에 자리 잡아 에어컨이 아예 없다. 구이저우는 또 미세먼지와 지진 걱정 없는 청정지역이다. 마화텅 회장은 “지난여름 톈진(天津) 데이터센터에서 1.5㎞ 떨어진 화학창고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를 계기로 구이저우로 데이터센터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둘째, 선점 효과다. 구이저우는 빅데이터 원년인 2014년 베이징에서 데이터 밸리, 클라우드 구이저우 전략을 발표해 빅데이터 선두주자임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셋째, 국가 정책이다. 중국에서 새로운 정책은 항상 시험구를 거친 뒤 전 지역에 보급한다. 개혁·개방은 선전, 자유무역구는 상하이였다면 빅데이터 산업은 구이저우가 차지했다.

리 총리가 지난 25일 구이양 국제생태회의센터에서 열린 빅데이터 엑스포 개막식에서 “경제가 낙후된 구이저우에서 첨단 산업을 토론하게 됐다”며 “기회를 먼저 잡는 사람이 미래를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그는 이어 “21세기의 금광으로 불리는 빅데이터의 80%를 생산하는 정부 자료 가운데 국가안보·산업비밀·개인정보를 제외한 모든 것을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진 개막 강연에서 IT 기업 총수들은 빅데이터가 불러올 혁명을 약속했다. 이달 초 애플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1825억원)를 투자받은 차량 공유 서비스 디디추싱(滴滴出行)의 청웨이(程維) 회장은 “실제 운전 시간은 무척 짧은데도 비용 100%를 부담해야 하는 현재의 자동차 보유 방식을 바꾸겠다”고 했다. 고객 3억 명과 1400만 기사가 만드는 하루 경로 90억 개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중국 대도시의 고질적인 교통 정체 해소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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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좌담회에 참석한 리옌훙 바이두 회장. [사진 신경진 특파원]


리옌훙 바이두 회장은 “최근 인공지능(AI)이 발달할 수 있었던 원인이 빅데이터”라며 AI를 기반으로 한 무인 자동차 세상을 예고했다. 그는 “최근 안후이(安徽)성 우후(蕪湖)시 정부와 무인차 자율주행 구역을 만들기로 했다”며 “세계에서 첫 번째로 무인차만 다니는 도시가 중국에서 출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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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좌담회에 참석한 마화텅 텐센트 회장. [사진 신경진 특파원]


델 회장은 “데이터 처리 능력과 용량이 1년에 열 배씩 증가하고 있다”며 “2031년이면 현재 26시간 걸리는 DNA 분석이 비용 1달러, 94초 안에 가능해져 맞춤형 의료 서비스가 구현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수십만 개의 상상도 못했던 발명이 출현할 것”이라고도 했다.

5만㎡ 부지에 200여 기업이 참가한 전시관에는 개막 이틀간 3만6600명이 관람했다. 26일 전시관을 찾은 구이저우대 1학년 위창(余强)은 “빅데이터를 금융에 접목한 알리바바의 마이진푸(?蟻金服·앤트파이낸셜)가 가장 인상적”이라며 “빅데이터를 공부해 창업하려는 친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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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좌담회에 참석한 궈타이밍 팍스콘 회장. [사진 신경진 특파원]


29일까지 이어지는 빅데이터 엑스포 기간 동안 66개의 빅데이터 포럼이 펼쳐진다. 빅데이터의 아버지로 불리는 빅토르 마이어 쇤버그 옥스퍼드대 교수는 25일 “신뢰가 빅데이터 시대의 화폐”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데이터는 개인이 제공하는데 이들이 프라이버시를 안심할 수 없다면 빅데이터는 없다”며 “기업이 신뢰를 쌓기는 어렵지만 잃는 데는 1분도 걸리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빅데이터는 추월형 발전의 좋은 도구다. 산업혁명에 뒤진 중국에서도 특히 개혁·개방이 늦었던 서부 내륙이 서구 선진국과 동부 연안을 추월할 도구로 빅데이터를 찾아냈다. 천강(陳剛) 구이양시 당서기는 “빅데이터라는 송곳으로 찌르면 그동안 꿈쩍 않던 구이저우라는 코끼리가 움직일 것”이라며 빅데이터를 송곳에 비유했다. 빅데이터 산업을 활용해 획기적으로 지역 발전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S BOX] 중국 2위 온라인몰 징둥 “농촌에 드론 배송 실험”

“지난 3월 드론 배송 실험을 시작했다. 기술 문제는 없다.”

26일 빅데이터 엑스포 징둥(京東) 전시관에서 만난 추이정(崔徵) 물류실험실 총감은 “현재 드론 배송을 막는 것은 국가 정책”이라며 “정책이 허락하면 바로 투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추이 총감에 따르면 징둥은 이미 류창둥(劉强東) 회장의 고향인 장쑤(江蘇)성 수첸(宿遷)에서 현지 정부와 군대의 허가 아래 본격적인 드론 배송 실험에 착수했다. 지난 13일에는 드론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스마트 물류 개발을 담당하는 JDX사업부도 신설했다. 중국 2위 인터넷 쇼핑몰인 징둥이 자체 드론 개발에 나선 목적은 광활한 농촌 공략이다. 류 회장은 전날 개막 연설에서 “농촌 물류는 베이징·상하이보다 배송비가 500% 비싸다”며 “2년 안에 세계 최초로 베이징에 무인물류센터를 세우고, 무인자동차와 드론 배송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징둥이 이번 엑스포에서 전시한 드론은 Y-6 서드콥터(사진)다. 장거리·장시간·고속비행이 가능한 수직이착륙(VTOL) 고정익 드론도 개발했다. VTOL은 무게 5㎏인 화물을 1시간 동안 운송할 수 있다. Y-6는 10㎏, 40분 체공이 가능하다. 징둥의 목표는 30㎏, 30㎞ 배송이다. 징둥은 주요 도시·지선·벽지 세 가지 드론 물류 시스템을 운용할 계획이다. 벽지에서는 미리 약속한 시간과 지점으로 보내는 고정 노선을 채택했다. 1만2000개 향진, 15만 개 촌락을 커버하기 위해 지난해 말 15만 명의 벽지 보급원을 고용했다.

구이양=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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