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후박사의 힐링 상담 | 무책임한 남편과의 갈등 극복] 대오각성하고 역할 분담해 위기 넘겨야

기사 이미지
그녀는 평범한 디자이너다. 결혼 전부터 20년 넘게 같은 회사에 다닌다. 같은 대학을 다니던 동갑내기와 결혼해 딸 하나와 아들 둘을 뒀다. 막내가 세 살 될 때까지 10년 넘게 남편은 프랜차이즈 피자집을 운영했다. 그럭저럭 짭짤해서 풍족하게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근처에 유명 브랜드 피자집이 오픈했다. 인지도 때문에 남편은 버티지 못하고 결국 가게를 접었다. 남은 부채는 친정의 도움을 받아 해결했다. 사업이 망한 이유가 남편 과실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화를 내지도 실망하지도 않았다. 앞으로 잘 해낼 수 있다고,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고 서로를 격려했다.

서로 원망하는 마음, 주변 도움 받으려는 헛된 기대 버려야

남편은 재차 사업을 하려 했지만 돈 구하는 게 어려워 포기했다. 제대로 된 두 번째 직업을 찾으려 했다. 그런데 특별한 기술 없는 40대 초반 남자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1년가량 쉬다가 결국 영업사원이 됐는데, 문제는 그때부터다. 타고난 성격이 느긋하고 게을러서 영업실적이 안 좋은 것은 당연했고, 생활비를 안 가져오는 경우도 잦았다. 다행이 그녀 월급으로 생활할 수 있었지만, 집안 살림은 갈수록 팍팍해졌다. 경제력이 없다면 애들 공부를 봐주든지 집안 살림을 돕든지 하면 좋을 텐데, 회사가 끝나면 좋아하는 운동을 하러 간다. 동호회 사람들과 신나게 놀다가 늦게 들어온다.

 
l 가장의 역할 낙제점
여러 번 진지한 대화를 하며 앞으로 잘 해 보자고 다짐을 했다. 그런데 그 때뿐이고, 남편 행동은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워낙 낙천적이라 스트레스도 잘 안 받는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포기한 듯하다. 물론 그가 나쁜 남편, 나쁜 아빠는 아니다. 그렇지만 돈 문제, 교육문제, 집안 살림 등 모든 것을 혼자 책임지는 그녀는 많이 지쳤다. 이런 무책임한 남편과 살아가야 할 앞날이 정말 암담하다.

사업은 아무나 할 수 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된다. 요즘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많다. 그럴싸한 프랜차이즈 사업홍보가 난무한다. 돈만 있으면 사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매년 60만 명이 창업하고 58만 명이 망한다. 개인사업자의 절반 이상이 연 1000만원 이하의 소득에 허덕이고 있다. 자영업으로 성공한다는 게 쉽지 않다. 과열 경쟁 때문이다. 겉으론 엄연한 사장이지만 90%가 영세업주다.

그녀는 비관적이다. 어두운 밤길을 가고 있다. 그는 낙천적이다. 밝은 낮 길을 가고 있다. 한 마음 밝게 먹으면 밝은 세상이 열리고, 한 마음 어둡게 먹으면 어둔 세상이 열린다. 부부는 낙천적이었다. 10년 동안은 평탄대로였다. 아내는 회사를 다니고, 남편은 사업을 한다. 누가 봐도 괜찮은 조합이다. 그런데 사업이 망한 것이다. 이제 그녀는 비관적이 되었다. 그는 여전히 낙천적이다. 아니 더 낙천적이 되었다. 상대성 법칙이 적용된 것이다. 한 쪽 눈이 나쁘면 다른 쪽 눈이 더 역할은 하는 법이다. 그래서 나빠진 눈은 더 나빠진다.

세상에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행복을 좇는 사람과 불행을 피하는 사람이다. 전자를 접근동기, 후자를 회피동기라 부른다. 행복을 좇는 사람은 행복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 쾌락을 추구한다. 기쁨으로 살아간다.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다. 불행을 피하는 사람은 불행을 막는 데 주력한다. 고통을 피한다. 안도감으로 살아간다. 비관적이고 부정적이다. 통상 회피동기보다 접근동기로 살아가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 “행복은 착각현상이다!”

낙천성은 매우 중요하다. 긍정성과 더불어 성공한 사람들의 두 가지 특성이다. ①스위치 전환, ②미래지향성, ③학습 철학으로 요약된다. 무슨 일이 닥쳐도 ‘That's OK!’, 재빨리 관점을 바꾼다. 초점을 항상 미래에 둔다. 시련을 교훈으로 삼는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아주 낙천적인 사람이 있었다. 친구와 둘이 산행 중에 굶주린 곰을 만났다. 그는 천천히 배낭을 내려놓고 운동화를 꺼내 신었다. 친구가 물었다. “죽어라 도망쳐야 하는데 지금 뭐하는 거냐?” 그는 웃으며 대답했다. “너보다 빨리 뛰기만 하면 된다!”

그는 혼자 도망치고 있다. 지나치게 낙천적이다. 철없는 어린애 같다. 그의 무책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낙천성 뒤에 무기력이 숨어 있다. 무기력(의존심)의 덫에 빠진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서 무력하다. 능력에 대한 확신이 없다. 생각이 자주 바뀌고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혼자 남겨지면 완전히 무능해진다. 항상 누군가 대신해 주거나 도와주기를 기대한다. 여건이 좋을 때는 잘 하기도 한다.

낙천성 뒤에 분노심이 숨어 있다. 그는 화를 애써 감추고 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운이 나빴다. 사업을 다시 일으키고 싶었다. 망한 사람이 다시 돈을 구하는 건 어렵다. 주위에서 더 이상 돕지 않는다. 아내조차 믿지 않는다. 무시 받는 처지다, 직장생활은 애초부터 적성에 안 맞는다. 하라는 대로 사는 수밖에 없다. “될 대로 되라!”

부부에게 탁월한 처방은 과연 무엇일까? 첫째, 대오각성(大悟覺醒)이다. 아내는 원망하고 있다. 원망은 자기정당화에서 온다. “나는 잘 하는데, 너 때문에….” 부정적인 자신과 동일시하는 데서 온다. 그녀는 낙천성을 다시 찾아야 한다. 남편은 도망치고 있다. 무기력은 열정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분노심은 자기변화를 위한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다. 그는 지나친 낙천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는가? 한 배 탄 가족이 바다 한 가운데서 뱅뱅 돌고 있다. 부부는 현재 재난을 겪고 있다. 보통 재난은 순간적인 관점의 전환을 제공한다. 큰 깨달음을 준다. 인격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기도 한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둘은 혁신해야 한다.

 
l 위기 극복하려면 둘의 혁신 절실
둘째, 도움과 기대를 떨쳐버려야 한다. 학업, 결혼, 사업자금까지 충분히 도움을 받았다. 더 이상은 안 된다. 부모가 여유가 있더라도 두 번씩이나 돕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세상이 많이 변했다. ‘상속빈곤층 부모’가 늘고 있다. 자식에게 퍼주고 노후에 버림받는 것이다. 자식들의 부모에 대한 부양 책임인식도 30%대로 떨어졌다. 둘은 다시 시작해야 한다. 도움 받으려는 헛된 꿈을 버려야 한다. 둘은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 쓸데없는 기대를 키워서도 안 된다.

셋째, 철저한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둘은 힘을 합쳐야 한다. 돈 문제는 그렇다 치고 교육문제와 집안 살림은 분담해야 한다. 그녀가 모든 것을 책임지면 안 된다. 남편이 할 수 있도록 충분히 넘겨야 한다. 얘들 공부를 봐주던지 집안 살림을 도와야 한다. 무엇보다 책임의식이 중요하다. 나이 들어서도 누군가가 해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30%, 50%, 70%만 책임지려 한다. 100%를 책임져야 한다. 책임의식이 들어서는 순간 비로소 세상에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후박사 이후경 -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임상집단정신치료] [후박사의 마음건강 강연시리즈 1~5권] [후박사의 힐링시대 프로젝트] 등 1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기사 이미지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