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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최악의 부진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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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부상 여파 등으로 흔들리고 있는 박인비. [볼빅 제공]

'돌부처' 박인비(28·KB금융)가 흔들리고 있다.

박인비는 왼손 엄지 손가락 부위에 테이핑을 하고 2주 연속 경기에 나섰지만 모두 1라운드만 소화하고 기권했다. 27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건주 앤아버의 트래비스 포인트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볼빅 챔피언십 1라운드. 박인비는 2007년 LPGA 투어 데뷔 후 최악의 스코어인 12오버파 84타를 쳤다. 버디 3개를 뽑았지만 보기 8개, 더블보기 1개, 퀸튜플보기 1개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2009년 웨그먼스 LPGA 4라운드의 9오버파 81타가 가장 나쁜 스코어였다. 박인비는 개막전인 바하마 클래식의 1라운드 80타를 비롯해 올해만 80대 타수를 2번 적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최대 강점인데 최근에는 박인비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떤 중압감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능력이 뛰어난 박인비지만 이날 10번 홀(파4)에서는 급격히 무너졌다. 아웃오브바운즈(OB)를 두 번 기록했고, 7온2퍼트로 기준 타수보다 5타나 많은 퀸튜플 보기를 범했다.

한 번에 5타를 잃자 강철 멘털이 흔들렸다. 표정을 숨기기 위해 박인비는 잘 쓰지 않는 선글라스까지 착용했다. 박인비는 "제 스윙을 하려고 해도 몸이 다르게 반응해서 답답했다. 홀이 지날수록 무기력한 느낌을 받았고, 자신감을 잃을까봐 걱정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2013년부터 '골프 여제'로 군림한 박인비가 필드에서 무기력증에 빠진 건 슬럼프 이후 처음이다. 그는 "부상으로 2개 대회 연속으로 기권한 것도 그렇고, 긴 시간 동안 부상으로 고전하는 것도 처음"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개막전에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1라운드 후 기권했던 박인비는 최근 2개 대회를 포함해 벌써 3차례나 경기를 포기했다. 허리 부상으로 2개월 가량 쉬었고, 손가락 통증으로 또 3주를 건너 뛰고 복귀했지만 아직 우승이 없다. 그는 "지난 주처럼 도중에 경기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 고통스러웠지만 끝까지 참고 경기했다"고 털어놓았다.

박인비가 손가락 통증이 남아 있음에도 출전을 강행한 건 LPGA 명예의 전당 입회와 무관하지 않다. 이미 통산 17승 등으로 27점을 채운 박인비는 올해 10개 대회만 출전하면 10년 투어 활동을 인정 받아 명예의 전당 입회 조건을 모두 충족하게 된다. 10번째 대회를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으로 맞췄다.

이 대회는 박인비가 최초로 메이저 4연패를 노리는 대회라 의미가 남다르다. 그는 “사실 지난 주와 이번 주 대회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겨냥해서 출전했다. 명예의 전당 입회 조건을 채우는 특별한 대회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대회에 맞춰 가족과 스승, 지인들이 많이 올 예정이고 파티도 계획했다. 그래서 통증을 안고 가더라도 10번째 대회를 꼭 채워야 하는 책임감 같은 게 있다"고 강조했다.

여자 PGA 챔피언십 이후에도 문제다. 손가락 인대가 늘어나 통증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쉬면서 물리치료를 받는 게 최고의 치료 방법이다. 하지만 휴식기가 길어진다면 2016년 리우 올림픽 전망마저도 불투명해진다. 현재 세계랭킹 2위라 올림픽 출전에는 큰 어려움이 없겠지만 금메달이라는 목표 달성에는 멀어질 수 있다.

앤아버=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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