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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제주포럼] “중국은 아세안 수영장에 나타난 코끼리…판 키워야 공존”

말레이시아 사상 최장수 총리로 22년간 국민 통합과 경제성장을 일군 마하티르 모하맛. 뉴질랜드의 오랜 과제였던 노동법 개혁을 뚝심으로 밀어붙인 짐 볼저 전 총리. 14년간 싱가포르를 이끌며 번영으로 이끈 고촉통 전 총리. 여기에 일본군 위안부와 침략에 대해 사과한 일본의 양심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까지. 내로라하는 전직 정상들이 26일 제주포럼 세계지도자 세션에서 아시아의 미래를 논했다.

2013년 정국 혼란을 뚫고 좌우 진영을 아우르는 연정(聯政)을 이끈 엔리코 레타 전 이탈리아 총리와 한승수 전 국무총리도 포럼 주제인 ‘아시아의 새로운 질서와 협력적 리더십’에 대한 지혜를 나눴다.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 사회로 진행된 토론은 미·중 갈등부터 전쟁의 참상 까지 분야를 넘나들며 진행됐다.
 
◆“미·중 새로운 관계 정상화 시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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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아시아의 새로운 질서와 협력적 리더십’을 주제로 열린 제주포럼 개막식에 앞서 기조 연사들이 담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제주도지사, 황교안 국무총리,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 엔리코 레타 전 이탈리아 총리, 짐 볼저 전 뉴질랜드 총리, 고촉통 전 싱가포르 총리, 마하티르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 [사진 김상선 기자]


홍석현 회장=중국의 부상으로 인해 아시아에 새로운 단층선이 그려지고 있다. 미·일 대 중·러의 구도가 생기며 해상 안보, 영토 분쟁, 북한 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중국의 대미 공세는 우려할 만한가, 아니면 방어적 수준인가.

고촉통 전 총리=중국은 아무리 신중을 기한다고 해도 역내 다른 나라의 영역을 침범할 수밖에 없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들 입장에서 보면 중국은 마치 수영장에 불쑥 나타난 코끼리와 같다. 수영장 크기는 제한돼 있으니 다른 국가의 영역을 침범할 수밖에 없다. 예전부터 있던 미국이라는 존재도 있었으니 비좁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선 해결책은 하나다. 기존의 수영장 안에서 싸우는 게 아니라 수영장의 크기를 키워야 한다.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인정하고, 중국은 평화롭게 힘을 키우도록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두 거대한 코끼리들이 공존하려면 판을 키워 서로를 인정해야 한다.

한승수 전 총리=아시아에선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고 있고 그 핵심엔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가 있다. 두 강대국의 대결 구도로 인해 지금껏 없었던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리처드 닉슨과 마오쩌둥(毛澤東)이 만나 미·중 관계를 정상화시킨 덕에 30년간 평화가 유지됐다. 이제 다시 미국과 중국은 국가 대 국가, 정상 대 정상으로 만나 새로운 관계 정상화를 시도해야 하는 시점이다.
 
◆“전쟁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홍 회장=우리가 직면한 역내 갈등을 해결하는 데 있어 리더들과 지성인들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무라야마 전 총리=서로 만나 대화하면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중·일 간 영토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도 그렇다. 중국을 방문해 관련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 주요 인사들을 만나 영유권을 문제 삼지 말고 그 섬을 개발해 사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방법으로 개발을 고민해보자고 했는데 호응이 있었다. 서로 대립하기 전에 긍정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력으로 해결하면 복수가 뒤따른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일본 국민은 본연적으로 전쟁은 절대 하면 안 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볼저 전 총리=전쟁의 무의미함에 대해 차세대를 교육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역사는 전쟁 영웅을 필요 이상으로 미화한다. 전쟁에 대해 현실적으로 가르칠 필요가 있다.
 
◆“아시아 국가들, 세계 중심이라고 생각”

홍 회장=역사적으로 동아시아는 유럽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바가 많다.

레타 전 총리=유럽은 너무도 많은 전쟁을 했다. 지금 유럽연합(EU) 의회 소재지가 스트라스부르인 것에 주목해달라. 프랑스와 독일이 국경을 조금 더 넓히기 위해 젊은이들이 피를 쏟으며 전쟁을 벌인 곳이다. 이곳에 EU 의회를 설치해 앞으로는 더 이상 전쟁이 없을 거라고 다짐한 의미가 있다.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인 만큼 아시아 국가들이 “우리가 세계의 중심”이라는 생각을 갖고 분쟁을 해결해나가야 한다.

마하티르 전 총리=전쟁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역사적으로 봐도 승전국 국민이 얻은 것은 많지 않다. 오히려 패전국 국민이 평화의 소중함을 배웠다.

◆ 특별취재팀=이동현·전수진·최충일·김경희·박성민 기자, JTBC 박성훈 기자, 중앙데일리 김사라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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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